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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좀비’, 탁월한 상상력으로 현대인 공포·불안 관조

'마라카미 다카시:무라카미 좀비' 전 가보니

내용

바람이 수줍은 꽃망울을 툭툭 건드리는 날,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무라카미 좀비’전을 만났다. 전시장 입구에는 뜻밖에 관람객의 대기 줄이 길어서 놀랐다.
어떤 예술이든 출발점은 상상력이다. 개인에서 시작해 먼 우주까지 확장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동시에 뜨거운 애정이 솟구침을 경험한다. 3월 1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귀여움’ ‘기괴함’ ‘덧없음’ 3개의 섹션으로 구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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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좀비’전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제일 먼저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은 ‘귀여움’을 주제로 한 꽃으로 에워싼 커다란 공이다. 이 곳에는 도라에몽과 소닉, 두 캐릭터의 이미지가 혼재된 ‘무라카미’의 시그니처 캐릭터 ‘도브’와 ‘꽃’ 시리즈, 그리고 ‘귀여움’과 ‘기괴함’이 뒤섞인 ‘탄탄보’가 함께 한다. 뭉뚱그려 보면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밭이지만, 꽃송이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들의 애환처럼 저마다 각양각색이다. 웃는 꽃, 해맑은 꽃, 우는 꽃, 토라진 꽃, 우울한 꽃의 다양한 표정을 찾아보는 재미가 숨어있다.
“으악, 좀비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유리관에 전시된 좀비 캐릭터 앞에 몰려 있다. ‘좀비미학’은 인류의 재앙인 전쟁, 감염병에 의한 펜데믹, 지진, 핵폭탄 등으로 인간이 느끼는 공포와 불안, 그리고 덧없음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핵폭탄으로 지구가 파괴되는 ‘버섯구름’ ‘붉은 요괴, 푸른 요괴의 48 나한’ 등은 ‘덧없음’을 말한다. 그리고 인기가 많은 ‘좀비와 폴 좀비’는 작가 자신의 몸을 스캔해서 만든 작품으로 피부가 뜯겨나가고 내장을 헤집어 놓은 기괴한 모습이 좀비가 될 수  밖에 없는 인류의 재난상황을 표현했다.
‘내 마음 속 왕자를 점령한 사자’라는 제목의 그림은 알루미늄 프레임의 금박을 입혔다는 게 특이점이었다. 죽은 사람이 해골로 만든 다리를 건너가 극락에 당도한다는 무거운 주제지만, 익살스런 사자의 모습에서 과장된 ‘명랑’이 불안한 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작가의 의도다.
지진과 핵폭탄으로 피해갈 수 없었던, 내재된 공포와 불안을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는 너그러이 이해하고 관조하려는 여유가 이번 전시에서 보였다.
글·이영옥 시인/사진·권성훈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23-03-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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