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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213호 전체기사보기

신용·성실함으로 일궈낸 영도 깡깡이마을 터줏대감

부산 백년가게_⑧선박부품전문 '한국밸브상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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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깡이 마을에 자리한 한국밸브상사는 지난 1987년 문을 연 이래 밸브를 포함한 다양한 선박용 부품을 취급하는 선박부품종합상사다.

(사진은 왼쪽부터 황채민 씨, 조영자 대표. 이정순 씨).


영도구 대평동에는 일명 `깡깡이마을'이 있다. 온종일 깡깡이로 배의 녹을 털어내는 소리가 `깡깡' 들리는 곳이라 해서 깡깡이마을이라 불린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조성한 조선소가 들어섰던 곳으로 현재까지 조선소와 선용구점 등이 모여있는 우리나라 근대 조선산업의 발상지이다. 선박 수리에 필요한 크고 작은 선박 부품 관련 회사도 이 인근에 밀집해 있는데 그중 한 곳이 지난 2019년 백년가게로 선정된 `한국밸브상사'다.


글·사진 최원준 시인

밸브 몇 가지에서 선박부품종합상사로
한국밸브상사는 선박에 들어가는 밸브 등 각종 부품을 직접 생산·판매하는 선박부품회사다.

선박을 구성하는 내연기관 부품 4천∼5천여 종을 직접 생산하고 판매합니다."
조영자(69) 대표의 말이다. 회사 안으로 들어서니 수 천 수 만 가지의 다양한 부품이 종류·용도별로 빼곡히 쌓여있다.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는 `선박부품 창고' 수준이다.


"고객들이 `한국밸브상사에 가면 없는 부품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부품을 갖춰 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조 대표의 말에서 선박부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물씬 묻어난다. 이곳에서 부품을 제공하는 거래처만도 전국 400여 곳에 이르고 있단다. 한국밸브상사는 지난 1987년 이영식, 조영자 부부가 깡깡이마을의 작은 부품 가게로 시작했다.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는 깡깡이마을 사람들의 역동적인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한 부부는 `이곳에서 미래를 투자하자'고 마음먹는다. 처음에는 부부가 함께 시작했지만, 현재는 조 대표가 직접 회사를 맡고 있다. 남편은 큰 틀에서 사업 방향을 잡아주고 그 외 회사 살림은 조 대표가 손수 경영한다. 거친 남자들의 세상으로 알려진 조선수리업계에서 이제는 대표적인 `마당발 여장부'로 이름이 높다.


초반에는 몇 가지 잘 나가는 밸브를 중심으로 보급했는데, 품질이 좋은데다 납기까지 척척 잘 맞추니 이것저것 다른 부품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지금은 취급하는 밸브 종류만도 4천∼5천 종이 된다. 이렇게 되기까지 조 대표는 밸브와 살다시피 했다. 밸브에 관한 한 닥치는 대로 배우고 공부하는 시절을 보냈단다. 현장 사람들과 거래처 기술자들에게 하나하나 악착같이 묻고 배웠다.


해양대학교 최고경영인 대학원, 부산대 항만물류학과 등에서는 다양한 학문적 연구에도 매진했다. 선박부품은 선박 안전을 책임지는 원천이자 핵심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더욱 그렇단다. 그런데도 조 대표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며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것이 공부'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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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브상사 매장 전경 모습.


신용 우선, 한 우물 경영으로 위기 극복
회사를 건사하며 어려움도 많았다. IMF 때 수많은 선박 관련 회사가 부도났는데, 그중에는 한국밸브상사의 거래처도 상당수 있었다. 당시 조선업계는 모든 결제를 어음으로 처리하던 시절이라 상당 부분의 거래대금을 떼이기도 했단다. 신용을 생명으로 여겼기에 거래처 비용마저 조 대표가 고스란히 떠안아 처리한 경우도 많았다.


"36여년 동안 산전수전, 악전고투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의 한국밸브는 고객이 잘못 주문한 부품도 군말 없이 반품해주고 문제가 생기면 신속하게 처리해 주는 등 `신용을 중시하는 기업이미지'로 믿고 맡기는 업장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이지요."
조 대표의 눈에 회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오늘날 한국밸브상사는 선박부품에서만큼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부품을 갖춘 명실상부한 선박부품종합상사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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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브상사는 선박을 구성하는 내연기관 부품 4천∼5천여 종을 직접 생산하고 판매한다.


몇 년 전부터 작은딸 부부가 회사 일을 돕고 있는데 조 대표의 뒤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2010년부터 조 대표 밑에서 차곡차곡 일을 배우고 있는 이정순(42), 황채민(46)씨 부부가 바로 그들이다. 사위 황 씨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한 재원으로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내려와 회사 운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회사의 현대화와 스마트화 과정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조 대표는 이들에게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일 이외에는 따로 무기가 없다'며 `기본적인 것, 가까이 있는 일부터 책임감 있게 매진하라'고 조언한다. 대를 이어 `한 우물 경영'으로 새로운 백 년을 꿈꾸는 한국밸브상사. 그들의 손에 `한국 선박 안전의 백 년'이 걸려 있음이다.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2-08-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21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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