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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14호 전체기사보기

숲이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 시원한 물소리 들으며 '힐링 시간'

부산 소풍_⑧어린이대공원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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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에는 옛 성지곡수원지 댐을 중심으로 한 산책로와 작은 계곡, 숲체험학습센터, 어린이창의교육관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사진은 산책길 초입에 자리한 계곡에서 생태체험을 하는 아이들).


"옛사람들은 한반도를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천', 즉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 불렀다. 이 말처럼 우리네 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높은 산이나 넓은 숲, 폭포는 없으나, 어디에서든 조금만 가면 보기 좋고 오르기 좋은 산이 있고, 숲이 있고, 손을 담글만한 계곡이 있다.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여름휴가를 기다리던 부푼 마음이 식어버린 요즘, 집 근처 숲으로 산으로 '거리 둔' 산책을 떠나보자. 그 숲에 시원한 물소리가 있는 계곡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 코스: 어린이대공원 입구~데크로드~옛 성지곡수원지~ 숲체험
    학습센터~ 산림욕장~ 어린이창의교육관
· 소요 시간: 약 2시간
· 글·하나은/사진·권성훈


당신의 기억 속 '어린이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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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곡수원지를 중심으로 크게 도는 산책로는 나무데크로 정비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다.


숲이 좋고, 물이 있고, 가깝고, 걷기 편한 곳을 찾아 헤매다 한국관광공사 선정 방역 우수 관광지에 이름을 올린 '어린이대공원'이 떠올랐다. 부산사람이라면 어린이대공원에 대한 추억 한두 가지쯤은 있을 것이다. 어린이대공원은 1971년 성지곡유원지로 개장해 1978년 어린이대공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금도 어린이대공원, 성지곡유원지, 성지곡수원지 등 부르는 이름이 제각각이다.


그 옛날 어린이대공원은 놀이공원과 동물원, 산책로 등을 두루 갖춰 부산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이었다. 1990년대에는 거리에 상관없이 부산 초·중·고교의 인기 소풍 장소이기도 했다. 시설 노후화로 놀이공원과 동물원이 사라지고, 2014년 다시 문을 열었던 동물원이 2020년 문을 닫으며 지금은 순수한 자연공원이 됐다.

그렇다고 어린이대공원에 볼거리, 즐길 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옛 성지곡수원지 댐을 중심으로 한 산책로와 작은 계곡, 숲체험학습센터, 어린이창의교육관,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을 위한 '꿈나라 교통나라',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 등이 여전히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계절 따라 다른 매력 옛 '성지곡수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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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 입구에 자리한 '확장하는 꿈' 조형물.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며 어린이대공원을 찾았다. 이제는 사라진 매표소 대신 '어린이대공원'이라고 쓰인 커다란 조형물, 이름하여 '확장하는 꿈'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입구에서부터 즐비했던 연이나 작은 장난감, 일회용 사진기를 팔던 매점이 코로나19의 영향인지 문을 닫았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어린 시절 마음껏 사지 못했던 장난감이며 먹거리를 살 수 있나 했더니 여전히 살 수 없다.

관광안내소를 지나 옛 성지곡수원지와 산림욕장 일원을 크게 돌아보기로 했다. 성지곡수원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콘크리트 중력식 댐이자 근대적 상수도 시설이다. 규모는 7만4천712㎡이며, 저수량은 61만곘에 달한다. 1909년 준공해 1984년까지 서면과 수정동 일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했다. 낙동강 상수도 공사가 끝나면서 지난 1985년 1월부터 용수 공급을 끝내고 지금은 부산시민의 쉼터로 자리 잡았다.

옛 성지곡수원지 주변 산책로는 봄에는 화사한 벚꽃,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과 물소리, 가을에는 화려한 단풍, 겨울에는 소나무가 뿜어내는 고고한 숲 경치로 유명하다. 언제든 방문해도 좋다는 뜻이다.

수원지를 크게 도는 산책로 주변은 걷기 좋게 나무데크와 벤치, 운동기구 등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해 평일에도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데크 경사가 완만해 어르신이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쉽게 걸으며 숲을 체험할 수 있다.

산책을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하는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백양산 깊은 자락에서부터 골짜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계곡이다. 숲과 계곡과 정자가 어우러졌으니 그 물이 깊지 않은들 어떠한가. 옛사람들이라면 쉬어가며 시라도 한 편 읊었을 것이다. 계곡 양쪽 바위와 숲에는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띄엄띄엄 자리를 두고 앉아 있었다.

이윽고 노란 가방을 멘 아이들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현장학습을 나온 것이다. 발목까지 밖에 오지 않는 계곡물에서 잠자리와 도롱뇽을 찾아 까르르 웃는 소리에 주위 사람들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자연 활동을 하는 중에도 꼭꼭 가리고 써야 하는 마스크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놈의 코로나는 언제쯤 끝날까?" 누군가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멍' 때리며 쉬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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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데크길에서 성지교를 지나 위로 올라가면 아래쪽보다 더 힘찬 물소리가 있는 계곡이 있다.


계곡을 지나 다시 열심히 앞을 향해 전진하다 성지교를 만났다. 오작교니, 월정교니, 다리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서일까. 다리를 건너는 것은 언제나 설렌다. 전설 속 주인공처럼 다리를 건너다보니 성지교 아래에는 무엇을 먹고 자랐는지 어른 팔뚝만 한 비단잉어가 가득했다. 근처 잉어 먹이 자판기에서 누군가 먹이를 사서 던졌다. '파르르' 물보라가 일며 먹이 쟁탈전이 치열하다. 잉어를 처음 본 것 마냥 넋을 잃고 바라보다 정신을 차려 보니, 여기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멍 때리기'가 휴식을 취하고 두뇌를 깨우는 좋은 방법이란다.

성지교를 건너 위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숲체험학습센터와 산림욕장이다. 아래쪽에서 들었던 것보다 더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 따라 올라갔더니 계단식으로 이어진 계곡이 펼쳐졌다. 더 올라가니 작은 폭포가 세찬 물줄기를 뿜어낸다. 산책로 입구에서 만난 계곡보다 큰 물소리와 한적한 환경을 원한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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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숲에서는 숲 향기를 맡으며 '거리 둔' 느긋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두 번째 계곡을 지나면 편백숲으로 유명한 산림욕장이다. 초반 소나무 길을 지나 약간 경사진 산길을 오르면 마스크를 뚫고 은은한 편백 향이 배어 들어온다. 단, 모기떼도 함께 몰려온다. 여름날 산림욕장을 찾을 때는 모기 기피제를 뿌리거나 긴팔 셔츠와 긴바지로 단단히 무장하는 것이 좋겠다.

편백숲을 지나 더 올라가면 만덕고개를 지나 갈맷길 7-1코스가 이어진다. 만덕고개를 앞에 두고 다시 내려와 옛 놀이공원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공원 산책하며 항일 역사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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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혁 의사 동상(왼쪽)과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탑(오른쪽).


옛 놀이공원은 가족 친수공간과 어린이 물놀이 공원인 '키드키득 파크'로 변신했다. 예년 같으면 '까르르' 숨넘어가는 듯 즐거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을 곳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키드키득 파크는 2년째 쉬는 중이다.

인적이 뜸해진 이 인근에는 사명대사 동상과 충의비가 있다. 사명대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이끌었으며, 부산진성을 축조해 왜인이 다시 침입할 것을 대비했다. 어린이대공원에는 사명대사비 외에도 부산경찰서장 하시모토에게 폭탄을 던진 박재혁 의사 동상, 일제의 민족적 차별에 항쟁한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역사를 기억하는 평화의 소녀상 등이 있다.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아이들과 돌아보며 역사 공부를 해도 좋겠다.

꿈나라 교통나라와 어린이창의교육관(옛 부산어린이회관)에 도착했다. 어린이창의교육관에서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해 미래 기술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가족영화관람, 체험, 힐링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0층 전망대에서는 부산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아니라도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미리 홈페이지(home.pen.go.kr/childpia)에서 예약 후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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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창의교육관 내 자리한 우주관에서 체험하는 어린이들.  사진제공·부산시교육청


숲과 계곡 물소리를 찾아 시작했던 어린이대공원 산책은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 앞에서 끝났다. 먼 곳으로 피서가기는 어렵고 집에만 있기는 답답한 시기이다. 나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거리 둔' 산책으로 작은 힐링 시간을 가져 보자.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바다며 계곡이며 산을 시원하게 누릴 순간을 기대하며.


- 가는 법: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 13번 출구 앞 → 시내버스 54, 133번 환승 → 어린이대공원 하차(부산시 부산진구 새싹로 295)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1-07-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114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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