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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03호 전체기사보기

우리는 날마다 나아간다 …'빌 비올라, 조우'

비디오 아트 거장 빌 비올라 … 부산시립미술관 … 4월 4일까지

내용

나의 작품이 가장 의미 있게 존재하는 장소는 미술관 전시실도, 텔레비전도 그리고 비디오 화면 그 자체도 아니다. 그곳은 바로 작품을 보았던 관객의 마음 속이다.  - 빌 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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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ing Forth By Day(우리는 날마다 나아간다)-The Path(행로)', 2002, Video/Sound Installation. Photo: Mathias Schormann.



세계적인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의 작품을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본관 3층과 별관 이우환 공간에서 '이우환과 그 친구들' 두 번째 기획 전시로 '빌 비올라(Bill Viola), 조우'전을 오는 4월 4일까지 개최한다.


'이우환과 그 친구들'은 이우환 작가와 다른 장르일지라도 미술사 중심에 있는 작가들을 이우환 공간에서 소개하자는 취지로 기획한 부산시립미술관 연례 기획 프로젝트. 그 두 번째 작가로 현대미술의 중심에 있는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를 소개한다. 1970년대부터 2010년대 작품 중에서 '투영하는 연못' 등 초기작 3점을 비롯해 최근의 대규모 설치 작업까지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다.



'관계항'으로 만나는 빌 비올라와의 '조우'
비디오 영상을 통해 시간을 극단적으로 연장하는 빌 비올라의 작품들은, 그래서 마치 회화 같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40여 년간 '삶과 죽음'이라는 인류의 원초적 질문과 존재와 부재, 물질과 정신, 인간과 자연, 감정과 의식 등을 주제로 200점이 넘는 영상 작품을 제작했다. 그만의 독보적인 작업 스타일을 구축하며 비디오 아트를 미술사의 맥락 속에 자리매김하게 한 작가이다.

빌 비올라의 영상 작품들을 인간의 조건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통해 존재론적 성찰을 지속해온 이우환 작품과 함께 감상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 더욱 반가운 전시. 서로 장르는 다르지만 예술관을 공유하는 두 거장의 세계가 '조우'하며 만들어내는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관계항'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통해 빌 비올라와 이우환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별관 이우환 공간과, 빌 비올라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본관 3층 공간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현상에 대한 관심…시간으로 탄생시킨 영상 미학
이우환 공간에는 빌 비올라의 초기 작품 '이주'(1976), '투영하는 연못'(1977-79), '엘제리드호(빛과 열의 초상)'(1979)을 만난다. 1970년대 초기 작업들은 비디오라는 매체를 예술 장르로 개척함과 동시에 '현상에 대한 관심,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투영하는 연못'은 한 남자가 연못 앞으로 걸어와 물 위로 뛰어드는 순간 시간이 갑자기 멈춘 듯 화면이 정지된 것처럼 보이지만 연못의 표면과 반사된 이미지는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영상이 인상적이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들고 길게 늘여 또 하나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빌 비올라의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작품들은 부산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3층 대전시실 4실에 걸쳐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 '인사'(1995)를 비롯해 런던 세인트 폴 성당에 영구 설치된 '순교자 시리즈'(2014), 다섯 개의 영상으로 이루어진 대형 설치 작품 '우리는 날마다 나아간다'(2002) 등을 소개한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관 출품작인 '인사'는 세 여인의 만남과 대화의 과정을 회화 그림처럼 극적인 구도와 선명한 색감의 화면을 극도로 느린 슬로우 모션 영상으로 보여준다. 실제 45초로 이뤄진 만남의 순간은 10분에 걸친 연속 장면으로 우아하면서도 정교한 안무처럼 느릿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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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eting(인사)', 1995, Video/Sound Installation. Photo: Kira Perov ⓒBill Viola Studio. 



1분 길이의 기록을 81분의 재생시간으로 늘려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의 얼굴 표정들을 극도의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는 '아니마'(2000), 다섯 명 인물의 감정, 제스처, 표정의 변화를 45초간 촬영하고 15분이 넘는 작품으로 확장한 '놀라움의 5중주'(2000) 등도 흥미롭다. 물의 장벽을 통과하면 빛과 어둠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마치 생과 사의 길목처럼 여운 가득하게 표현한 '이노센츠'(2007)와 '세 여인'(2008)도 인상적이다.

'우리는 날마다 나아간다'는 불의 탄생, 행로, 대홍수, 여정, 최초의 빛 등 다섯 부분으로 구성해 그렇게 날마다 나아가는 우리의 일상과 인생의 순환 과정을 서사적으로 보여준다.


'빌 비올라, 조우'전은 국내에서 접할 기회가 드물었던 빌 비올라의 주요 작품들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인 동시에 작가의 예술 세계를 종합적으로 조망한다.

사전예약제. 문의는 부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art.busan.go.kr) 또는 전화 051-744-2602.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운영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변경될 수 있으니 꼭 사전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김향희
작성일자
2021-02-0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10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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