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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했어요

예측 불허한 삶…작은 행복에 집중하는 힘

내용

박소희 

박소희 | 부산시 강서구



12월,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코로나 창궐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흔들림이 많았던 올해를 이제는 떠나보내야 할 시간, 어떤 문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면 좋을까.


2020년은 나에게 결혼과 세계여행, 워킹 홀리데이 등 굵직한 변화를 앞둔, 꽤나 `특별한' 한 해가 될 예정이었다. 많은 것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중이었고 그 과정 속에서 넘치는 설렘과 행복을 느껴가던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등장한 코로나19는 모든 일상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계획이 미뤄지고 무산되는 속상한 과정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내려놓고 포기하는 일뿐이었다. 지금까지 내 인생은 오로지 나만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어왔기에 스스로 통제하기 힘든 이 상황이 참으로 당혹스러웠다.


"예측 불허한 삶이구나" 심란한 마음에 자주 곱씹었던 문장이다. 그때 옆에서 나지막이 들려오는 목소리. "예측하기 어려운 삶이라 더욱 흥미롭고 기대되지 않아?" 이미 모든 것을 받아들인 그는 내가 내뱉은 문장을 역으로 수용하며 나를 위로했다.


그는 코로나19라는 큰 어려움이 예상치 못하게 찾아왔듯이, 어쩌면 우리에게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찾아올지도 모를 일이라며 나를 다독였다.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집중하지 않고 다가올 행운에 집중하는 그의 건강한 회복력이 참으로 든든했다.

그 사람 덕분에 지금의 나는 모든 상황을 유연하고 행복하게 받아들인 상태다. 우리는 혼인신고 후 행복한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결혼식은 내년에 올릴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범세계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요즘,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들을 지속할 수 없음은 크나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몸의 건강을 해치는 바이러스를 피하는 과정 속, 마음 건강 적신호가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저마다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고 있지만 이 또한 제한되고 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이 과정을 겪은 내가 유연하게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생각의 전환'이다.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집중하기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예측 불허한 삶'을 `앞으로 기대되는 흥미로운 삶'으로 받아들이고 바이러스 확산으로 보내고 있는 인고의 시간을 `지구가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니 말이다.


올여름 유독 길었던 장마와 태풍을 견디고 울긋불긋 물든 나무들의 회복력을 보라. 자연은 강하고 그 속에 뒤엉켜 살아가는 우리 또한 강함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두운 이면에 집중하기보다는 평소 외면하기 쉬웠던 작은 행복들에 집중하는 힘을 길러보자.


 "2020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했어요!"라고 외치며 모든 사람들이 이 시기를 잘 극복해가길 소망한다.
 

작성자
김향희
작성일자
2020-12-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012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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