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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208호 기획연재

한식 생선회로 부산 횟집 문화 선도…정량·정가 판매+분위기·맛은 기본 '수정궁 횟집'

부산 백년가게_⑤(주)워터스톤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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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궁은 민락회타운에 자리한 대표 횟집으로 지난 2005년 ㈜워터스톤 법인을 설립했다(사진은 왼쪽부터 이승욱 대표, 서은경 지배인, 권용운 주방장).
 

수정궁은 지난 1980년 문을 연 민락회타운의 터줏대감으로 올해 부산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오랜 역사를 가졌지만 손때 묵은 노포가 아닌 자연이 조화를 이룬 고급 인테리어와 정직한 맛으로 인기를 끈다. 특히 한식 `활어 생선회 정식 코스'를 개발하고 법인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시도로 부산 횟집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글·사진 최원준 시인


법인 설립한 민락회타운 터줏대감
요즘 음식문화의 흐름은 미식(美食)이다. 음식의 맛, 엄선된 식재료, 제대로 된 조리 기술, 스토리텔링, 그에 걸맞은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 한 끼의 음식을 `섭취하는' 단순한 행위에서 벗어나 음식을 온전하게 `누리는' 아름다운 식사(食事)를 추구하는 것이다.


민락동 생선회타운은 국내 최대이자 부산을 대표하는 활어회판매센터이다. 이곳 생선회타운에서 가장 오래된 생선회 전문 노포(老鋪)로 새로운 생선회 문화를 선도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활어 생선회 전문 횟집 `수정궁'이다. 1980년 7월 민락동 해변에서 문을 열어 43년째 접어들었다.


"당시 함께 영업했던 횟집들은 모두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해, 지금은 저희가 가장 오래된 곳이더군요."
수정궁 이승욱(53) 대표의 말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지만 낡고 손때 묻은 곳에서 주인 할머니가 음식을 차려주는 노포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 대표의 부모이자 수정궁 설립자인 이창식(85), 함차순(83) 부부는 개업 초기부터 그 시절 흔치 않았던 실내수족관, 테이블 룸 등 현대적 감각의 인테리어와 고급화 전략으로 다른 횟집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한 민락동 생선회타운에서 최초로 저울로 무게를 달아 정량, 정가의 생선회를 판매했다. 당일 시세를 엄격하게 적용해 정직하게 가게를 운영한 것. 덧붙여 `우리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 `건강한 음식으로 고객을 접대하자'라는 경영철학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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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바다가 보이는 수정궁 내부 모습.


수정궁은 1990년대 들어서 자연산 활어회를 취급하면서 고급 횟집으로의 변화를 시도한다. 대야만 한 광어, 참돔 등을 비롯해 싱싱한 계절 활어를 다양하게 갖추고, 부산사람이 좋아하는 즉석 회의 쫄깃한 식감과 신선한 감칠맛을 제공했다. 2000년대에는 외식산업이 발전하면서 고급 외식문화 욕구가 커지자, ㈜워터스톤 법인을 설립하고 광안리 바다 조망을 한눈에 담고 있는 현재의 위치(수영구 민락동 181-166)로 이전한다. 이 과정에서 2대인 이승욱 대표가 사업을 이어받아 경영을 맡았다.


한식풍 고급 횟집 추구 … 고객 서비스 최우선
이승욱 대표는 현재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기획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문화기획단체 `플랜비' 이사장이자 문화잡지 `안녕 광안리' 발행인, `수영성 문화마을', `영도 깡깡이예술마을' 조성사업 총감독을 역임하는 등 부산문화 발전을 위해 종횡무진한 이력이 남다르다. 이러한 문화기획자의 시각이 현 수정궁의 모태가 됐다. 기존 수정궁에 문화적 상상력과 경영마인드를 결합해 변화를 시작한 것. 이때부터 수정궁은 1대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한식 기반의 `생선회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으로의 변신을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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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궁은 한식 생선회 코스를 개발,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은 수정궁의 생선회 상차림).


"보통 고급 횟집이라고 하면 선어 생선회를 중심으로 한 일식 해산물 코스요리를 생각하죠. 인테리어나 서비스 체계도 일본식 풍이고요. 저는 이를 탈피해 한식 조리법과 상차림을 적용한 `활어 생선회 정식 코스'를 개발, 고객에게 접대하고자 했습니다."


부산 대부분 고급 횟집의 공통점인 일식 풍을 배제하고 한식 풍 횟집으로 고급화를 추구한 것이다. 이를 위해 주방 책임자를 한식 전문가에게 맡기는 파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27년째 수정궁 음식에 관여하는 권용운 조리장은 한식을 비롯해 양식, 복어조리사 등 다수의 조리기능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전통 손맛을 가미한 현대적인 메뉴와 요리를 선보인다.


매장 인테리어 또한 자연소재와 현대적 감각, 은은한 조명과 감미로운 음악으로 조화를 이뤘다. 손수 빚은 우리 술과 위스키, 와인 등 다양한 주류까지 더해지며 생선회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전형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고객서비스에도 세세하게 신경 썼다. 고객 응대 직원들의 인건비가 총매출의 40%가 넘을 정도다. 업계에서도 "수정궁의 이러한 시도는 시대적인 흐름과 맞물려 생선회 기반 외식문화의 발전을 선도했다"라고 평가하고 있단다.


이제 수정궁은 좀 더 캐쥬얼하고 활기찬 분위기의 생선횟집을 계획하고 있다. 가칭 `광안리 파도시장'이 그것이다. `바다 위의 큰 시장'인 `파시(波市)'. 우리 전통의 파시 형태를 빌어 기획한 대중적인 생선횟집이다. 부산의 역동성과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지는 부산 특유의 횟집 콘셉트이다.


"펄떡펄떡 뛰는 생선회를 야외 해변에서 먹으며, 부산의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횟집 운영이 제 꿈입니다."


그의 꿈이자 수정궁의 미래 구상을 들으니, 부산 외식문화의 발전과 함께 수정궁 백 년의 청사진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아 자못 앞으로의 발길이 기대된다.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2-04-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208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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