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제202104호 기획연재

겉모습으로 평가할 수 없는 반전 매력의 맛

음식 속 부산_③아귀요리

관련검색어
부산의 맛,
아귀,
아구,
아구찜
내용

아구찜
부산아구찜은 칼칼하게 매우면서도 똑 부러지게 강한 양념 맛으로, 부산사람들의 기질이나 정서와도 잘 맞는다(사진은 생아귀로 만든 부산아구찜). 

사진·부산의 맛


아귀는 못생긴 어종의 대표 격이지만 생긴 것과 달리 그 살이 담백하고 달아서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널리 쓰인다.

·최원준 음식문화칼럼니스트

겨울이면 찾아오는 겨울 바다 손님
생긴 모습이 참으로 흉측스럽다. 몸체의 반이 대가리이고, 대가리의 대부분이 입이다. 입이 크므로 탐식성이 강하다. 자기 몸의 3분의 2 크기의 먹이도 덥석 통째 삼킨다. 놈의 배를 가르면 조기, 오징어, 가자미 등 온갖 어류들이 쏟아져 나온다. 요즘 제철인 '아귀' 이야기이다.

'아귀'는 대가리 위의 발광물질로 작은 물고기를 유인해 단숨에 잡아먹는 포식성 물고기이다. 때문에 '자산어보'에는 '낚시를 하는 물고기'라 하여 '조사어(釣絲魚)'라 기술하고 있다.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잡아먹기에, 전생에 탐욕스런 이들이 죽어 '굶주림의 형벌을 받는 귀신'에 빗대어 '아귀(餓鬼)'라 불린다.

이 아귀를 부산을 비롯해 경상도 해안지역에서는 '아구'라 부른다. '입'의 속된 말인 '아가리'의 경상도 말이 '아구'이다. '입이 아주 큰 물고기'란 뜻으로 쓰인다. 또 못생긴 어종의 대표 격으로, 하도 못생겨서 잡히면 바다에 '텀벙' 버렸다고 '물텀벙'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생긴 것과 달리 그 살이 담백하고 달아서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아귀찜'과 '아귀수육', '아귀탕', '아귀회' 등으로 요리해 먹는다. 특히 아귀의 간은 영양가가 매우 높고 맛 또한 좋아, 세계적인 별미인 '푸아그라(거위 간 요리)'에 비견될 정도이다.

아귀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부터 3월까지가 맛있는 시기이다. 부산에서는 기장과 다대포 일대가 주산지이다. 그래서 기장에서는 내로라하는 '아구찜' 전문식당이 많고, 다대포에서는 아귀 간으로 끓여내는 '아구애탕'이 유명하다.

수심 70~150m 깊은 바닷속에서 사는 아귀를 잡기 위해, 기장 칠암, 학리 등과 다대포항 등지에서 아귀 잡이 어선들이 출어한다. 조업 장소는 1~2시간 거리의 아귀어장. 주로 새벽에 출어해 투망 후 3~5시간이 지나면 그물을 걷어 아귀를 잡는다. 출항 후 몇 시간이면 싱싱한 아귀를 잡아 귀항하기에, 부산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도 부산 아귀를 선호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장 지역 아귀는 울산에서 위판이 되었고, 다대포 지역의 아귀는 아귀찜의 원조인 마산에서 다량 수매해 가기도 했다.


아구탕

국물이 담백한 아귀탕. 사진·최원준


부산사람 기질과 맞는 칼칼한 아구찜
아귀로 만든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은 '아귀찜'이다. 원래는 '아귀찜'이 표준말이지만 우리 부산식은 '아구찜'으로 통용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부산사람들이 즐겨 먹는 '아구찜'은 부산사람들의 기질이나 정서와도 잘 맞는다. 부산사람처럼 칼칼하게 매우면서도 똑 부러지게 강한 양념 맛 때문에 스트레스를 일시에 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접시 가득 푸짐한 양으로 마음마저 푸근해지기에 그렇다. 때문에 화가 나고 답답할 때, 뭔가 화끈한 음식으로 속이 확 뚫리도록 먹고 싶을 때, 부산사람들은 이 '아구찜'을 '아구아구' 먹는 것이다.


부산아구찜은 딱딱한 식감의 마른 아귀 대신 부드럽고 촉촉한 생아귀를 활용해 조리해 먹는다. 그리고 갖은 양념과 전분을 섞어서 내므로 걸쭉하면서 자극적이다. 아귀 살은 부드럽고 미더덕은 오독오독하며 콩나물은 아삭거리고 미나리는 향긋하다. '아구찜' 위에 뿌려주는 방아 잎은 강렬한 향으로 식욕을 자극한다. 여러 식재료의 특장이 한데 모여 하나의 개성 있는 음식이 되는, 가히 풍성한 '부산의 맛'이라 할 수 있겠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아구찜'
아귀찜은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어, 가족 밥상으로도 훌륭한 음식 중 하나이다. 요즘에는 마트에 가면 손질된 아귀를 쉽게 구입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우선 손질한 아귀와 미더덕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 둔다. 콩나물은 굵은 것으로 거두절미하여 살짝 데쳐놓고 미나리는 잎을 제거해둔다. 아귀와 미더덕을 센 불에 익힌 뒤 다진 마늘과 생강을 넣고 볶아주다가 고춧가루와 진간장, 소금, 후추 등을 넣고 고루고루 섞어준다. 아귀 살에 양념이 배면 전분 물을 만들어 조금씩 부어주며 농도를 조절한다. 콩나물을 넣고 버무리다가 미나리를 넣어 골고루 섞어준다. 완성된 아귀찜을 접시에 담고 통깨를 뿌린 후 바로 먹으면 된다.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1-02-2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104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