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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부산 풍광 역사 간직한 코스… 봄꽃 마중, 마음 두근두근

부산 갈맷길 700리 ③오륙도 유람선선착장~태종대 유원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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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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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 가운데 부산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길이 갈맷길 3코스입니다. 3코스를 걸으면 부산바다와 원도심 속살이 제대로 느껴집니다. 갈맷길 3코스는 자연과 역사가 공존합니다. 해양도시 부산의 진면목이 이 길에 있고, 역사와 문화도시 부산의 진면목이 생생하게 전해옵니다. 다 걷고 나서 뒤돌아보면 부산이 얼마나 속 깊은 곳인지, 얼마나 자상한 곳인지가 보입니다.

갈맷길 3코스는 부산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길이다. 3코스를 걸으면 부산바다와 원도심 속살이 제대로 느껴진다(사진은 태종대공원을 걷는 시민들).

3코스는 오륙도 유람선선착장에서 시작합니다. 출발에 앞서 신발끈을 단단히 묶어야 합니다. 부산 속살과 진면목을 하루 한두 시간에 다 볼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신발끈을 묶는 김에 ‘마음끈’도 단단히 묶어야 합니다. 남보다 빨리 걸으려는 마음을 단단히 묶어야 하고 남보다 앞서 걸으려는 마음을 단단히 묶어야 합니다.

오늘 다 못 걸으면 내일 또 걷고 내일 다 못 걸으면 모레 또 걷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걸어야 하는 길이 갈맷길 3코스입니다. 홍도 백도 복사꽃 피는 4월, 복사꽃 알록달록 마음에 물들이며 길을 나서 봅니다.

 

빼어난 풍광이 발길 끄는 갈맷길 3코스

3코스는 모두 세 구간으로 나눕니다. 갈맷길 9코스 가운데 세 구간으로 나눈 곳은 4코스와 3코스뿐입니다. 그만큼 길다는 얘기죠. 37.3㎞에 시간도 가장 오래 걸려 장장 13시간입니다.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거리고 수긍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만큼 공들이지 않고 남의 속살과 진면목을 어찌 보겠습니까.

첫째 구간은 부산진시장까지이고 둘째 구간은 남항대교까지입니다. 셋째 구간에선 영도를 한 바퀴 빙 돕니다. 집결지는 오륙도 선착장으로 잡는 게 좋습니다. 선착장이 있는 것도 모르는데 어떻게 가야 하냐고요? 간단합니다. 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서 내려, 용호동 방향 버스정류장에서 환승하면 됩니다. 시내버스도 마을버스도 자주 다닙니다. 집결지 풍광이 사람 혼을 빼내 갈 만큼 빼어나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을 듯합니다. 눈 질끈 감고서 마음끈 단단히 묶고서 일단 출발! 시작이 반입니다.

3코스 첫 쉼터는 신선대입니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곳이죠. 이곳 삼사월 진달래가 장합니다. 지대가 높아서 부산항이 일목요연하게 보입니다. 감흥에 취하면 부산바다에 풍덩 빠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UN기념공원은 세계유일의 유엔묘지로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유엔군 전몰장병이 안장되어 있는 성지다.

내려가는 길은 ‘앤드루왕자길’입니다. 1796년 부산항을 찾은 영국 함정 프로비던스의 궤적을 스토리텔링한 길입니다. 왕자길을 다 내려가면 고민이 생깁니다. 계속 가야 하나 보고 가야 하나 고민합니다. 첫 번째 고민이 평화공원이고 두 번째 고민이 세계에서 하나뿐인 UN기념공원입니다. 고민은 이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산박물관도 발목을 잡는 고민!

영화 촬영지 지나 역사 현장 걷고

부산외국어대를 지나면 감만동이 나옵니다. 감만동도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곳입니다. 감만의 ‘감’은 이길 감(戡), ‘만’은 오랑캐 만(蠻)입니다.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출몰하던 왜구를 물리친 내력이 서린 지명입니다. 감만1동 사당 무민사는 최영 장군을 모신 사당으로 지금도 매년 4월 제향을 올립니다. 조선시대 수군이 주둔했습니다.

짬을 내어 가 봐야 할 데가 있습니다. 부산최초의 등대 제뢰등대입니다. 3코스 끝에 있는 태종대 영도등대가 1906년 첫 점등한 부산최초 유인등대라면 제뢰등대는 그보다 앞선 1905년 6월 첫 점등한 무인등대입니다.

우암동 장고개를 넘으면 영화 ‘친구’ 촬영 무대가 나오고 문현동 곱창골목이 나옵니다. 이어 부산진성의 아들성 격인 자성대가 나오고 부산진시장이 나오고 정공단이 나오고 증산공원으로 이어지는 산복도로가 나옵니다. 증산의 원래 이름은 부산입니다. 부산이란 이름 시발지가 증산입니다. 자성대에서 증산까지는 길 걷기의 즐거움이나 흥을 잠시 접고 숙연하게 걷습니다. 임진왜란 역사의 현장인 여기를 죽음으로써 지키려고 했던 숱한 선인들의 선혈이 낭자한 곳입니다. 임진왜란은 ‘용사의 난’이라고도 불립니다. 임란 첫해가 용띠해이고 다음해가 뱀띠해이기 때문입니다. 올해가 뱀띠해. 더욱 숙연하게 걸어야 합니다.

산복도로에서 부산 원도심으로

증산공원에서 초량 차이나타운까지는 산복도로입니다. 1945년 광복 귀환동포가 부산으로 몰려들고, 1950년 6 · 25전쟁 피란민이 몰려들면서 산복도로는 부산의 또 다른 이름이 됩니다. 야산 중간 중간 판자촌이 들어서고 판자촌과 판자촌을 이어주는 길이 나면서 산복도로는 부산의 또 다른 상징이 됩니다. 산복도로에 살면서 산복도로 애환을 담은 시를 줄곧 써내는 강영환 시인의 시 한 편입니다.

초량 산복도로 길옆에 망초꽃이 피었다/ 우리나라 각지 들이나 길가에/ 저절로 피는 망초꽃이 나와 이웃하여/ 빈손으로 태어나도 꽃을 피울 줄 아는 민망초/ 길경이와 이웃하여 보내는 작은 눈짓을/ 내게도 보내어 준다/ 오늘날 우리에게 사랑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각지 망초꽃이 핀다/ 산복도로/ 길옆에 나와 이웃하여/ 작은 사랑이 핀다.

시 한 구절 암송하며 또는 시 한 편 적어둔 쪽지를 꺼내어 읽으며 산들바람 산들산들 걸어가는 산복도로 갈맷길! 저 멀리 보이는 부산바다가 산들바람에 화답이라도 하듯 해풍을 불어 보냅니다.

갈맷길 3코스는 자연과 역사가 공존한다. 해양도시 부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고, 역사와 문화도시 부산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산복도로를 내려오면 부산 원도심과 만납니다. 차이나타운 상하이거리를 지나면, 일본으로 드나들던 조선통신사가 행렬했던 영주동 길을 지나 중앙동과 대청동 부평동 광복동 남포동이 이어집니다. 여기가 바로 근·현대 부산의 심장부입니다. 개항기 조선의 심장부이고 임시수도 부산의 심장부이며 독재에 항거하던 민주 부산의 심장부입니다. 구석구석을 다 들여다볼 체력이 되지 않고 시간이 되지 않는다면 몇 군데만은 챙겨 봅시다. 다시 찾아오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더욱 챙겨 봅시다.

부산을 넘어 전국적인 명성의 수산물 전문시장인 자갈치시장은 부산사람들의 땀과 희망이 녹아있는 공간이다.

볼거리·축제로 가득한 3코스

3코스는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첫째는 6·25전쟁의 애환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40계단 문화관입니다. 둘째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큰 어른 백산 안희제 기념관이고, 셋째는 동양척식과 미공보관과 미문화원이 거쳐 간 부산근대역사관입니다. 넷째는 보수동 책방골목입니다.

40계단은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애환이 담긴 곳이다.

자갈치 좌판을 기웃대며 걷다 보면 바로 저 앞에 영도대교가 보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남인수 노래비는 대교를 지나자마자 나옵니다. 버튼을 누르면 ‘굳세어라 금순아’ 구성진 노래가 사람 마음을 구성지게 합니다. 경찰서 건물을 끼고 오른편으로 붙어서 가면 남항시장이 나오고 60년대까지 다니던 전차 종점이 나오고 영도와 송도를 잇는 남항대교가 나옵니다.

3코스 마지막인 세 번째 구간은 영도를 한 바퀴 둘러보는 구간이다(사진은 영도 영선동).

남항대교부터는 3코스 마지막인 세 번째 구간입니다. 영도를 한 바퀴 둘러보는 구간입니다. 영도를 섬이라고 만만하게 보다간 발가락에 물집 생깁니다. 10㎞ 4시간 거리입니다. 이 구간을 걷고 나면 누구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부산사람 왈, 부산 살아서 얼마나 복 받았나 모르겠다! 객지사람 왈, 부산사람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다음은 갈맷길 3코스에서 열리는 축제들입니다. △5월 조선통신사 부산행사, 부산항축제 △6월 초량 차이나타운 특구축제 △9월 영도다리축제 △10월 부산갈맷길축제, 자갈치축제.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3년 4월호
작성일자
2013-07-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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