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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576호 기획연재

숲·해안·강 따라 아름다운 길 … 걷고 싶은 부산

다이내믹 부산 공감기획-부산직할시 50년·'부산혁명' 10년 ⑮ 갈맷길 조성

내용

자동차 위주 '도로' 뚫기 벗어나 사람 위한 '길' 만들기 팔 걷어
기장·해운대·온천천·낙동강… 264㎞ 명품길 국내·외 인기

"아름답다! 이 말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이 한 마디를 백 번을 되뇌며 천 번을 되뇌며 걷는 길이 지금 내가 걷는 길이다." 부산 갈맷길을 걸으며 어느 시인이 쓴 찬사다.

부산의 걷기 좋은 갈맷길이 '명품길'로 사랑받고 있다. 부산의 바다와 산, 강의 풍광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는 갈맷길은 주말마다 부산시민뿐만 아니라 전국 걷기 동호인과 외국인 관광객까지 수천 명이 한꺼번에 찾을 정도로 대성황을 이룬다. 전국적으로 마니아가 생겨나 제주 올레길 못지않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부산은 직할시 승격 이후 차량 위주의 '도로' 뚫기에 열중, 사람을 위한 '길'은 부족했다. 2005년 APEC 정상회의 이후 숲·해안·강변길을 다듬고 이어 명품 갈맷길 완성했다(사진은 영도 태종대 갈맷길).

APEC 이후 '걷기 좋은 길' 관심

갈맷길은 최근 10여년 간 부산의 변화, 부산시민 삶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길이다. 부산은 50년 전 직할시 승격 이후, 그야 말고 먹고 살기 위해 다른 곳 돌아볼 겨를 없이 산업화를 위해 앞만 보고 빠르게 달려왔다. 그 와중에 급하고, 억척스러움은 부산과 부산사람의 상징이 됐다. 부산의 길 역시 그랬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을 시작으로, 화물과 사람을 빠르게 실어 나르는 도로 뚫기에 열중했다. 부산시내에 총 3천159㎞(2008년 말 기준)의 격자형 도로망을 갖추게 된 것도 그 덕분이다. 자동차 위주의 '도로'는 날로 늘어났지만, 사람을 위한 '길'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다.

부산이 사람 위주의 '걷기 좋은 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5년 APEC 정상회의 이후다. 세계 각국의 정상이 모이는 국제회의를 준비하고 치르면서 도시 '품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사회적으로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여가와 취미생활 등 '여유'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욕구가 커지면서다.

이때부터 부산시는 숲길, 해안길, 강변길을 다듬기 시작했다. 길 위에서 건강을 찾고 휴식을 하며, 사색과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사람의 길'을 가꿔 시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산발적으로 이어지던 길 다듬기는 2009년 6월7일 해운대 동백섬 광장에서 '걷고 싶은 도시 부산' 만들기 선포 이후 속도를 냈다. 1년간 628억원을 들여 저소득층 일자리창출사업인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184곳에 863㎞의 '그린 웨이'를 조성했다. '수영강 걷고 싶은 숲길' '테마가 있는 낙동강 버들길' '해운대 삼포 해안길' '온천천 산책로' '스토리와 테마가 있는 낙동강변길' 등. 이렇게 생겨난 길들을 꾸준히 서로 잇고 새로 보완해 2010년 1월 갈맷길이란 이름을 붙였다.

부산 갈맷길 9개 코스.

숲·해안·강변길 다듬고 이어 갈맷길로

갈맷길은 갈매기를 보며 걷는 길, 갈맷빛 짙은 초록을 보며 걷는 길이란 뜻이다. 부산을 상징하는 갈매기와 길을 결합해 걷고 싶은 푸른 도시를 추구하는 부산의 곡진한 마음을 담은 조어다. 부산의 산, 바다, 강을 그물처럼 연결하는 갈맷길은 모두 합치면 263.8㎞, 700리에 이른다. 9개 코스가 있으며, 각 코스는 2∼3개 구간으로 나누어 있다.

갈맷길은 도심 어디서나 만날 수 있고, 흙, 나무 등으로 잘 가꿔놓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 걷기 위해 무거운 장비 챙기고 교통편 확인하는 번거로움 없이, 그저 편한 신발에 가벼운 차림이면 그만이다.

바다, 산, 강, 호수 등 4가지를 모두 품고 있는 사포(四抱)의 길, 갈맷길은 부산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매력이 있다. 기장, 해운대, 광안리, 이기대, 영도, 송도 등 해안길은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가 절경을 이룬다. 발아래 일렁이는 바다 풍광을 감상하며 한참 걷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툭 트이고 머리가 맑아진다. 금정산, 백양산 등 숲길도 마찬가지. 도심에서 손닿을 듯 가까이 있는 숲길은 몇 걸음만 옮겨도 번잡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끝이 보이지 않게 자란 편백나무 숲 속엔 새소리, 바람소리 외엔 일체의 소음이 사라진다. 그 길을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차분해질 수밖에 없다. 온천천 하천길, 낙동강 굽이굽이 이어진 강길, 호젓한 호수길도 모두 걷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부산 갈맷길은 이제 '걷기 좋은 길'을 넘어 1년 내내 걷기축제가 열리는 이색 관광명소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15억원을 들여 이정표와 쉼터, 의자, 난간대, 화장실 같은 안전·편의시설을 대폭 보강한데 이어, 게스트하우스 같은 여행자들을 위한 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해운대 삼포 걷기대회, 송도 볼레길 달빛 걷기대회, 백양산 숲길 슬로우 워킹대회 등 다채로운 걷기·문화행사가 잇따르는 부산의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작성자
글·구동우/사진·문진우
작성일자
2013-05-0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76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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