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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드디어 말복, 복날은 간다!

'묵자'의 Food Talking 23

내용

올 여름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초복, 중복이 가고, 이제 주말이면 말복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초복, 중복, 말복을 삼복이라 칭하고, 일년 중 가장 더운 날이라 하여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이나 산으로 놀러 다녔습니다. 올 여름은 초복과 중복에 모두 비가 내려 복날의 더위를 제대로 느낄 수없었는데요. 마지막 남은 말복은 어떨지… 끝물이 더 무섭다고… 뒤끝 있게 남아 마지막 더위를 불태우는 건 아닌지… 오늘은 마지막 더위를 무사히 넘기고, 처서를 맞이하기 위한 보양식을 찾아 나섰습니다.

사실, 여름 보양식하면 정말 생각나는 음식이 많습니다. 장어, 오리, 민어, 농어 등등 어떤 음식이 있을까요? 어디로 가야할까요?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우리 선조들이 즐겨먹었다는 전통 보양식, 삼계탕을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여름 보양식 하면 닭과 인삼을 넣고, 푹 고아 끓인 삼계탕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서면의 고려 삼계탕이나, 남천동의 우성삼계탕 등이 부산의 맛 집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이번에 찾아나선 곳은 ‘동래 삼계탕’입니다. 익히 입소문 들은 분들은 벌써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부산에선 나름 삼계탕의 NO.1 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동래구청 맞은편에 위치한 동래 삼계탕. 동래구청 맞은편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30년 전통의 동래 삼계탕’이라는 간판이 눈에 띕니다.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둑어둑해졌을 즈음, ‘묵자’가 도착했는데요. 사실, 삼계탕이 삼계탕이지, 별다른 맛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제법 너른 마당엔 번호판을 든 사람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많은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어… 와아~ 정말, 입이 딱 벌어지더군요.

통나무로 된 식탁과 의자에 삼삼오오 앉은 손님들. 책을 읽고 있거나 수다를 떨고 있는데요. 거참, 기다리느라 짜증이 났을 법도 한데- 기다리는 내내 인상 쓰는 한번 사람이 없습니다. 슬며시 다가가, “이 집이 그렇게 맛 있습니꺼?” 하고 묻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한번 꼭 잡숴보세요~ 1시간을 기다려서라도, 먹고 나면 행복해집니다!”
 

마당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1층과 2층 내부엔 손님들이 그야말로 바글바글합니다. 요즘 같은 철엔 오전 10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영업을 하는데요. 워낙 찾는 분들이 많아 7, 8월엔 따로 예약을 받진 않을 정돕니다. 아무튼 묵자도 칭송 자자한 동래 삼계탕을 맛보기 위해 얼른 자리에 앉았습니다.

자리를 잡으려는 순간 재밌는 걸 발견했습니다. 2층에서 주방으로 툭- 하고 떨어지는 복주머니. 웬 주머니냐고 여쭤봤더니- 2층 손님들 주문받는 주머니라고 해요. 복주머니를 열면, 주문서가 쏟아지는데… 손님들이 워낙 많이 찾아오니까,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할 수 없어 생각해낸 아이디어라고 해요. 복주머니엔 손님을 부르는 주문이라도 걸린 건지… 주문서가 쏟아집니다.


오래 기다린 끝에,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삼계탕이 나왔습니다. 큼지막한 뚝배기에 팔팔팔 끓인 삼계탕. 자세히 보니, 얇게 채친 대파가 듬뿍 얹어져 있습니다. 비린 맛을 잡아주고, 속을 따뜻하게 하며, 위장의 기능을 도와준다는 대파. 닭고기와 어우러져 어떤 맛을 낼 까… 닭고기 맛을 제대로 잡아주는 게 아닐까… 상상하며, 숟가락을 들었습니다. 맛을 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와아, 정말 끝내줍니다.

국물 맛이 정말 끝내줍니다. 뽀얗게 우려낸 요 국물 맛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요… 뽀얗게 우러난 국물이 고소하면서도 달작지근하고, 달작지근하면서도 개운한데요. 몸보신으로 최고인 국보급 육수. 아, 정말 요거 한 그릇 먹고 나면 여름도 무섭지 않을 거 같습니다. 도저히, 닭 하나만 삶아서는 요런 맛을 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 주방을 살짝 들여다봤습니다. 우선, 육수는 돼지사골과 소 사골을 넣어 따로 끓인 다음, 닭은 닭대로 한꺼번에 넣고 따로 삶아내는데요. 잘 우러난 사골 육수와 닭 삶은 육수를 또 잘 배합해 뚝배기에 담고, 녹각, 황기, 당귀, 잣, 밤, 구기자, 대추 등 7가지 한약재와 닭을 넣어 다시 한번 끓이면 완성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국산만을 쓴다고 하시네요.

꼬시고 부드러운 육수에, 말랑말랑한 닭고기까지, 어찌나 잘 넘어가는지… 술술 넘어갑니다. 삼계탕 한 그릇이 게 눈 감추듯 사라지는데… 아, 이런 게, 게 눈 감추듯 사라지는 거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촉촉하게 적셔진 국수와 파 채를 함께 먹으니, 향긋하게 퍼지는 대파향. 육수와 어우러지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내는데요. 마지막, 국물 한점까지 맛있게 먹게 되는 삼계탕입니다. 어르신, 아이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보양식. 가족과 함께 도란도란 앉아 닭다리도 뜯고, 인삼주도 한잔 하면서, 말복을 즐겨보는 건 어떠세요… 가격은 궁중 약계탕 1만4천원, 동래 삼계탕 1만 2천원이고요. 이번에 묵자가 먹은 건, 궁중 약계탕입니다. 기다리는 게 힘드신 분들을 위해 빠른 포장이 가능한데요. 편리하게 이용하시는 분들 많으시더라고요. 아차, 마지막으로 동래 삼계탕은 체인점이 없으니까요. 다른 유사한 가게와 혼돈하지 마세요~!!! 동래삼계탕 051)555-2464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1-08-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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