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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483호 기획연재

더위야 물렀거라- 한치 메밀 나가신다~!!!

'묵자'의 Food Talking 19

내용

중부지방엔 폭우가 쏟아진다는데… 부산은 습도가 왜 이렇게 높은지… 후덥지근한 날씨에 온 몸이 끈적끈적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묵자도 입맛을 잃었는지 입안이 까칠까칠한데요. 입에 넣어 위장으로 내려갈 때까지 온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얼얼한 음식이 그립습니다. 뭔, 특별한 음식 없을까? 찾아 헤매던 중, 발견한 것이 바로 요 사진입니다.

요게, 뭘까요? 무슨 음식처럼 보이십니까? 양파 링처럼 하얗게 깔린 저것이 바로, ‘한치’입니다. 정식 이름은 ‘한치 메밀’. 한치하고 메밀하고 만나, 어떤 궁합을 이룰까요? 사진을 보니, 어떤 맛일까…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그 음식 참, 독특하다는 생각과 함께 맛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길을 나섰습니다. 자, 그럼 ‘한치 메밀’을 찾아 고고씽~~~!!!
 

‘한치 메밀’ 전문점 이름은 ‘세정’. 찾아가는 길은 도시철도 1호선 자갈치역에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옛날 육교 있는 큰 길로 쭉 올라가다보면 대영호텔이 보이는데요. 대영호텔 맞은편에 ‘세정’이라는 간판이 있습니다. 빨간색 간판이 낡은 듯 오래된 맥주 집 분위기를 풍기는데요. 제가 도착했을 때 저녁 시간 즈음이었는데 손님 몇몇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오래된 가게 내부. 입구 쪽엔 서너 개의 테이블이 놓여져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신발 벗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예닐곱 개 더 놓여져 있는데요. 손님들이 들어오자마자, 너도 나도 주문하는 건 바로, ‘한치 메밀’입니다!!!
 

한치 메밀? 한치 메밀? 도대체, 어떤 음식이길래… 주방을 슬쩍 봤더니-

먼저, 싱싱한 상추와 깻잎을 채 썰어 소복이 담습니다. 그 다음, 얼려놓은 한치 덩어리를 꺼내는데요. 요 녀석이 바로 ‘한치 메밀’의 주인공입니다. 싱싱한 한치를 몸통만 손질해 여러 겹 겹쳐 꽁꽁 얼려놓았는데요. 꽁꽁 얼린 한치를 큰 칼로 얇게 썰어 예쁘게 담아내는 것이 포인트 중의 포인트~!!!

나중에 와서 찾아보니, 한치는 생으로 얼리더라도 영양과 맛이 떨어지지 않고 는다고 합니다. 얇게 저민 한치를 부채모양으로 예쁘게 진열하고, 그 옆에 탱탱하게 삶은 메밀을 먹음직스럽게 담아내면 ‘한치 메밀’ 완성입니다. 아차차, 마무리로 고소한 참기름 솔솔 뿌리는 거 잊지 마시고요! 거참, 양파 링처럼 얇게 저민 한치를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네요.

완성된 ‘한치 메밀’ 어떻게 먹냐면요. 김동만 사장님이 직접 만든 특제 소스를 듬뿍 뿌려 맛있게 버무려 먹습니다. 거참, 재밌죠. 맛도 맛이지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처음부터 한치랑 메밀이랑 버무려져 나왔다면, 재미없었을 텐데… 잘 얼린 한치를 얇게 저며 메밀과 세팅해서 제공하니…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고 해야 할까요… 재밌다고 해야 할까요…

“사장님, 이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제가 젊은 시절에 초밥 집에 일하러 다녔어요. 그때, 결심한 게… 꼭 나만의 가게를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늘,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는데… 나만의 가게를 내려면 나만의 아이디어가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그러다 부산에 부둣가가 많으니까, 부둣가 뱃사람들이 한치를 잡아서 냉동해서 이렇게 얼려 먹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죠! 냉동한 한치를 얇게 저며 먹는 걸 보고, ‘한치 메밀’을 만든 거죠!”

20여 년 이곳에서 한결같이 장사를 해왔다는 김동만 사장님. 하지만 20여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손님들이 자신의 메뉴를 알아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제라도 알아주고,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사장님. 한치를 써는 내내 묵묵부답 빙그레 엷은 미소만 지으십니다.

그냥 지나칠 수 있지만,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데요. “1㎝ 생각의 차이가 대박을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1cm만 더 생각하고, 1cm만 더 발견하고, 더 노력한다면… 더욱 재밌고, 더 놀라운, 더 맛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앞으로 부산 시민들이 작은 발견으로 더 큰 성공을 이루어나가길 기대해봅니다.
 

아이디어로 반짝반짝 빛나는 ‘한치 메밀’! 그 맛이 궁금한데요. 꽁꽁 얼린 한치와 메밀의 만남을 손님들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입안이 시원합니다! 이 계절에 먹기 딱이죠!” “아삭아삭 씹히는 한치, 쫄깃쫄깃한 메밀… 시원한 게 입안에 착착 감기네요.”

“밥도 되고, 술안주도 되고, 일석이조죠!” “이 집은 숨겨둔 집인데… 우째 알고 찾아 왔는교?” “아이고 마, 우리가 이 집 올라고 을매나 줄을 섰는데… 줄 서 있다가 못 먹고, 줄 서 있다가 못 먹고… 오늘은 기필코 먹겠다는 일념으로 퇴근 전부터 직원 하나 보냈다 아입니꺼~ 근데, 먹어보니 진짜 맛있네요!!!”

묵자도 냉큼 앉아 맛을 보니, 여름 별미로서는 그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이 흐르니까 얼었던 한치가 살살 놓으면서 시원하면서 부드러운데요. 메밀과 어우러진 고소한 맛이 감칠맛을 더합니다. 글 적는 지금, 또 먹고 싶어지네요. 그런 날 있죠. 더위를 보쌈하고 싶은 날. 선풍기도 짜증나고, 에어컨도 싫고, 몸은 축 처지고, 입맛 없어… 내 더위 누가 사갔으면 하는 날. 그런 날, ‘한치 메밀’이 딱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을 찾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한치 메밀’을 주문하는데… 간혹, 연어훈제는 시키는 분들이 있습니다. 연어 훈제는 참나무 숯불에 그을 린 연어를 냉동 보관한 것으로 얇게 썰어 샐러드와 함께 접시에 담습니다. 살짝 얼려진 연어를 고소한 샐러드에 싸 먹으면 숯불 향이 입안에서 맴돌며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아 사라지는 듯 한데요. 더위에 지친 어느 날, 얼음처럼 시원한 음식이 당길 때, ‘세정’의 한치 메밀 드셔보세요! 051-241-5216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1-07-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48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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