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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뒷고기가 뭐길래…

'묵자'의 Food Talking 17

내용

요즘 눈 뜨면 고민하는 게 ‘이번엔 또 어딜 가나‘입니다. 어딜 가야 하나… 어딜 가야 “아따~ 그런 곳이 있었냐? 거기 어디냐? 나도 가보고 싶다~” 이런 얘기 들을 수 있을까? 속된 말로 땡기는(표준어: 당기는) 그런 곳을 찾아 헤매고 있는데요. 우리네 인생살이가 입맛에 맞게 떨어지지 않듯이 묵자가 가는 곳도 늘 맞아떨어지지 않아 고민입니다. 고민 고민하다, 발견한 곳이 묵자의 집과 가까운 뒷고기 집입니다.

사실, 묵자는 고기 마니아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고기를 먹어줘야 힘이 나는 전형적인 고기 마니아인데요. ‘어느 집에 고기가 맛있다고 하더라… 어느 지역에 고기를 잘 한다더라…’ 하면 꼭 가봐야 직성이 풀립니다. 거제리 일대에서는 알아준다는 유명한 뒷고기 집이 있어 찾아 나섰습니다.
 

고기는 먹고 싶은데.. 돈이 없다고?

그런 날이 있습니다. 주머니에 돈이 한 푼도 없는 날. 그런데 고기가 먹고 싶습니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보는데… 꼬깃꼬깃 구겨진 지폐 한 장이 툭  떨어집니다. 살짝 펴보니, 만원입니다. 반갑다~ 만원아! 하지만, 만원으로 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요… 이 돈으론 고기를 먹을 수 없는 가게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가능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푸짐한 뒷고기 집’입니다.

1호선 시청 역에 내려 시청 후문 쪽으로 쭈욱 내려가다 보면 버드나무 한의원이 보이는데요. 그 맞은편에 ‘푸짐한 뒷고기’ 집이 있습니다. 콘테이너 박스가 쌓여 있어 왠지 낡고 허름해 보이는데요.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곳이라니 냉큼 들어갔습니다.
 

뒷고기가 뭐예요?

가게 안에는 들어서니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게 메뉴판입니다. 와아~고기 1인분에 4천원입니다!!!

자세히 보니… 뒷고기가 1인분(200g)에 4천원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뒷고기가 뭐길래… 뒷고기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돼지고기의 맛있는 부위를 뒤로 빼돌려서 먹었다’는 긍정적인 유래가 있고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돼지고기 소량의 부위를 말합니다. 주로 돼지의 뽈살, 턱밑살, 항정살, 껍데기, 목뒷살까지 다양한 부위를 말하는데요. 이곳에서도 그런 특수부위를 모두 말합니다.

사장님이 썰고 있는 고기를 보니… 뽀얀 분홍빛을 띠는 게 때깔부터 다릅니다. 주인장에게 묵자를 소개하니… 첫 마디가 “우리는 어디 나가는 거 안 좋아합니더~ 손님 너무 많아도 감당할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물러설 묵자가 아니죠. “특별히 하실 건 없고요, 저랑 이야기 나누시면 됩니다, 그리고, 사진만 살짝 찍겠습니더! 고기 때깔도 죽이네요~” 생글생글 말을 건넵니다. “우리는 재부가 그 날 그 날 고기를 잡아서 갖다 주잖아… 다른 데하고는 틀려~! 확실히 맛이 다르지!”

오랜 친구와 두런두런 담소 나누며 술 한 잔 하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친구 분과 정답게 고기를 구우며 술잔을 기울입니다. 우리 아버지 같은 분들이라 슬쩍 말을 걸어봅니다. “이곳에 자주 오세요?” “음~ 자주오고 말고~ 여기는 일단 고기 맛이 좋고, 뭐니 뭐니 해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고, 이런 가격에 이만큼 고기 먹을 수 있는 데가 어디 있나~ 맛있고, 배부르게 먹고, 착한 가격까지 삼박자를 두루두루 갖췄으니~ 최고지!”

노릇노릇 익어가는 고기. 익으면 익을수록 술은 바닥을 보이고, 우리네 이야기도 무르익어갑니다. 말 안 듣는 남자친구 이야기며, 고집불통 상사와 부하직원 뒷담화, 교통사고 난 연예인 가십거리에, 며느리와 자식 자랑까지… 노랑노랑 익어가는 고기처럼 우리네 삶도 무르익어갑니다.

 

친정엄마가 끓여준 그 맛, 김치찌개

이 집에 오면 꼭 먹어봐야 음식이 3가지 정도 됩니다. 쫄깃한 뒷고기, 얼큰한 김치찌개, 마무리로 끓여 먹는 라면사리인데요. 특히, 김치찌개는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하는 메뉴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보글보글 김치찌개. 바라만 봐도 군침이 도네요. 비계가 많은 뒷고기 부분을 듬성듬성 썰어 넣고, 매콤한 김치와 파 송송 썰어 넣어~ 두부 종종 넣은 게 전부인데… 바라보니, 매콤하면서도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먼저, 국물 맛을 보니 시원하면서도 칼칼합니다. 아~ 이 맛, 오랜만에 느끼는 그 맛인데… 꼭, 친정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 맛입니다. 왠지 모르게 푸근하면서 입에 착착 붙는 느낌. 잘 익은 김치랑 고기를 건져 하얀 쌀밥에 쓱싹쓱싹 비벼 한 입에 쏘옥~ 먹고 싶어지네요.
 

마무리로 라면 사리에, 밥까지!

시원하게 끓인 김치찌개를 먹고 나면 마무리로 라면을 넣어줍니다. 살짝 삶은 라면을 김치찌개에 넣고 숯불로 폭폭폭 끓이는데요. 김치찌개가 쪼그라들면서 라면과 어우러져 걸쭉하면서도 개운한 국물 맛을 냅니다. 연탄불에 끓이는 라면 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김치라면 완성~!!!

라면사리 건져 먹고 나면 원하는 분에 따라 주문해서 밥을 비벼 먹을 수 있습니다. 칼칼하고 걸쭉해진 국물에 밥하고 김치 넣고 고소하게 볶아주는데요. 보기엔 좀 촌스러운데… 맛이 예술입니다. 볶음밥이라기보다는 김치 비빔밥 같은데요. 옛날 할머니가 비벼주는 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암튼, 맛나네요!!!

그런 날 있죠~ 고기는 먹고 싶은데 돈이 없을 때, 오랜 친구를 만났는데 마땅히 갈 때가 없을 때, 머피의 법칙처럼 하는 일마다 안 될 때, 그럴 때… 소주가 그리운… 그런 날에, ‘푸짐한 뒷고기’ 집 어떠세요~ 착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고기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우울한 기분을 날려보자고요~~!!!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1-06-0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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