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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문화의 향기가 폴폴~ 문화골목 2탄!!!

'묵자'의 Food Talking 16

내용

보통, 문화골목을 찾는 이들은 골목 2층에 있는 ‘용천지랄 소극장’에 표를 끊어 연극을 봅니다. 연극을 보기 전, 남는 막간을 이용해 아래층에 있는 ‘다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전시공간인 ‘석류원’에서 작품 감상을 하는데요. 다양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공간이죠. 공연 시작 전인데, ‘용천지랄 소극장’엔 문이 열려 있습니다. 배우들이 한창 연습 중이네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명대사가 작은 극장을 울립니다. 극장 한 귀퉁이에 가만히 앉아봅니다. 인간의 삶과 닮아 있는 멋진 연극 한편이 관객들에게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소극장에서 1층으로 내려오면, 커피숍 ‘다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엔 아기자기한 가방과 엽서, 여러 가지 소품들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창가에 앉아 숲을 바라보며 커피마시기 좋은 곳입니다.


복잡한 대학가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골목 안은 새로운 세상으로 가득합니다. 닫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열리고, 또 다른 새로운 공간으로 묵자를 안내합니다. 이번엔 휴~ 숨을 한번 고를 수 있는 곳, 석류원입니다. 묵자가 방문했을 땐, 김은곤님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도마위에 그려진 명태며, 고등어, 벚꽃들이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거 같은데요.


몽로 주점, 소극장, 커피숍, 석류원까지 둘러보고 나니, 골목길 어느 한 귀퉁이에 앉아 시원하게 목을 축였으면 하는데요. 바로 이때, 발견한 곳이 ‘고방’입니다. 고방 주인장은 대장과의 인연으로 초량동에서 15년 동안 하던 가게를 청산하고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 덕에 단골들도 모두 이리로 옮겨왔다고 하는데요. 이곳의 별미 동동주와 명태를 찾아온 것이겠죠.

칼칼한 목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동동주도 별미지만, 요 명태가 명물입니다. 국산은 금태인지라, 이곳에선 러시아산을 사용하는데요. 뽀송뽀송하게 말린 노릇노릇 구워진 명태가 소담하게 담겨져 나옵니다. 재밌는 건, 명태 먹는 방법인데요. 맨 손으로 명태를 통째로 뜯어 먹습니다. 젓가락 없이, 손으로 뜯어보니, 명태 속살이 유난히 뽀얗고 뽀송뽀송합니다. 부드럽고 뽀얀 속살을 고추장 양념에 살짝 찍어 먹는 맛이 명품이네요.

고방에 이어, 다음으로 들른 곳은 노가다입니다. 노가다(老歌多)는 말 그대로 흘러간 옛 노래가 많다는 뜻인데요. 한쪽 벽면 전체가 LP판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팝송부터 흘러간 가요까지 자그마치 2만장이 넘습니다. 즉석으로, 김광석의 노래 ‘사랑했지만’을 신청했는데요. LP판이라 조금은 지지직- 소리가 울립니다. 운치 있게 흘러나오는 옛 노래. 손때 묻은 투박한 의자에 앉아 직접 신청한 노래를 즐길 수 있는 명소 중의 명소입니다.


이곳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공간입니다. ‘풍금’이라는 간판이 있는 지하공간으로 들어가면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또 계단이 이어지고, 계단 끝에는 조그만 사무실이 나옵니다. 이곳은 직원들이 설계도 하고, 여러 가지 업무를 보는 곳인데요.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옥상으로 놓여진 바깥 계단으로 올라가면, “선무당”이라는 으스스한 옥탑방이 나오는데요. 문을 열어보니, 잘 정돈된 책상과 책장, 그리고 꽤 많은 양의 영화 DVD가 있습니다. 머지않아, 실버들의 시네마 카페를 만들기 위해 DVD를 수집 중이라는 대장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골목대장과 함께 둘러본 골목길 여행. 어떠셨나요? 쫓아다니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흥미로운 여정이었습니다. 문화골목은 지난 2008년‘부산다운 건축상’에 대상을 수상한 곳인데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시행착오와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시인이 시를 쓸 때, 자신의 시가 영원하길 바라듯이… 저도 집을 지을 때, 건축가로서 건축물이 영원하길 꿈꿉니다! 이곳이 사람들에게 영원히 살아 숨쉬는 골목길이 되었으며 합니다!”  

가족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어렵게 시작한 문화골목. 대장은 이곳에 아스라이 사라지는 ‘옛 추억’을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골목길 곳곳에서 느껴졌던 따스함들, 정겨움은 대장이 되살린 추억인가 봅니다.

“저는 계속 꿈을 꿉니다. 제 건축물이 영원하길 꿈꿉니다. 지금 남아있는 빈 공간에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고, 회화나 조각, 공예 등의 다양한 작품을 만들면 어떨까요? 만들어진 작품을 골목에 나와 팔면 어떨까요? 예술가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아직도 제 꿈은 현재진형이죠. 미완성인 ‘문화골목’이 완성될 때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1-05-2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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