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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아, 그땐 대단했지.

골목길 실터

내용

구두를 닦은 지 50년째다.

“옛날보다 지금 가죽이 훨씬 좋지요. 가볍고 부드럽고.
하지만 옛날 구두는 가죽이 뻑시고 투박하긴 해도 정말 오래 신었지.”

인쇄골목에서 코모도 호텔 쪽으로 올라가는 고갯길,
이 골목에 터를 잡으면서 시작한 일이 평생의 업이 됐다.

“아, 그땐 대단했지요. 지금은 그때 반도 안돼요.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요. 구두 닦는 사람도 없고.
그나마 구두 고치러 오는 사람들이 좀 있어서... ”

“빨리 닦으려고 그러는 거지 뭐. 그런데 구두를 생각하면 불로 광을 내면 안돼. 구두가 오래 못가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맨손으로 구두약을 발라주고 물을 찍어서 닦아줘야 광이 오래 가요.”

“이걸로 애들 다 키우고 생활도 했는데 뭐, 허허.”

어르신에게 ‘경제성’이란 무엇일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구두 한 켤레 놓치더라도
가죽과 구두의 생명을 오래도록 살려나가는 원칙을 지키는 것. 그것이지 않을까?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남의 더럽고 낡은 밑바닥을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인생이 있다.

작성자
원성만
작성일자
2011-04-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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