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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매콤해서 짜릿한~ 대구뽈찜!

'묵자'의 Food Talking ②

내용

코끝이 시리도록 추운 날. 옆에 늑대목도리가 있어도 옆구리가 허전해집니다. 뭐랄까… 먹어도 먹어도 속이 허하고, 외로운 기분이 든다고 해야 할까요… 차가운 바람에 더 없이 외롭고 쓸쓸해지는 날엔 텅 빈 마음을 달래줄 매콤한 요리가 그리워집니다. 텅 빈 겨울밤, 외로움을 달래줄~ 가슴 찌릿한 음식! 이럴 때 ‘묵자’가 찾는 음식은 바로, 매콤한 대구뽈찜입니다. 마음 맞는 벗과 함께 소주잔 기울이며 안주삼아 먹는 대구뽈찜이란… 얼얼하게 매운 그 맛에 눈물, 콧물 흘리다보면 기나긴 겨울밤의 외로움도 눈 녹듯 사라질 것 같은데요. 아~ 벌써부터 군침 도네요. 자, 지금부터 ‘묵자’와 함께 매콤한 대구뽈찜 먹으러 가보입시더!
 

부산에서 ‘대구뽈찜’하면 유명한 곳으로 대연동에 있는 ‘김유순 대구뽈찜’인데요. 아~ 정말, 웬만한 사람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곳이죠. 그곳에서 20여년 주방장을 책임지시던 분이 몇 년 전 홀로 독립해 아들과 함께 가게를 열었는데요. 그 이름인즉, ‘경례 대구뽈찜’이라고 합니다. ‘김유순 대구뽈찜’에서 20여년 주방장 생활을 했다니… 그 솜씨야 두말하면 잔소리죠. 도대체, 어떤 맛을 내길래… 어떤 맛일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던 묵자. 오늘도 길을 나섰습니다. 2호선 도시철도 금련산역 5번 출구로 나와 맥도날드 골목길로 들어서서 쭉 내려가다 우회전하니, 드디어 ‘경례대구뽈찜’이 보입니다. 묵자가 도착했을 땐 해가 뉘엿뉘엿 지더니 순식간에 사방이 캄캄해지더군요. 하지만 가게 안은 불빛 따라 몰려든 불나방처럼 손님들로 복닥복닥 분주합니다.

콩나물시루처럼 앉아 맛있게 드시는 손님들. 저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대구 볼 살을 발라 먹느라 정신이 없는데요. 고개를 들 때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홍조 띤 얼굴로 빙그레 웃습니다. “아니, 뭐가 그렇게 맛있습니꺼?” 물으니, “맛이 끝내준다~ 특히,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양파양념이 끝내준다 아이가!” “나는 여기 아니면 안 온다~”

이건, 러브홀릭이 아니라~ 대구뽈찜 홀릭입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대구뽈찜. 그 면면을 자세히 보니, 보드랍게 삶은 대구 머리에 아삭한 콩나물과 미나리, 매콤한 양파양념이 푸짐하게 얹어 나옵니다. 그저 바라만 봐도 푸근하고 먹음직스러운 대구뽈찜. 취향에 맞게 대구 머리와 양념, 콩나물을 조금씩 덜어서 비벼먹으면 그만이죠. 향긋한 양파향이 매콤한 고춧가루와 어우러져 입맛 도는 감칠맛을 만들어내는데요. 칼칼하면서도 달콤한 게 개운하기까지 합니다.

“사람들이 감탄하는 맛의 비밀이 뭡니꺼?” 하고 물으니, “우리 어머니 손맛이 비밀입니더... 똑같은 양념을 갖다 주고 이 맛이 나오나요. 안 나옵니다!” 카운터에 앉아있는 아들의 귀띔입니다.

올해 예순이라는 박경례 여사. “20여년 남의 집에서 대구뽈찜 만들었다 아이가 고생했으께~ 이제, 내 장사 할라고... 6년 전에 나와서 아들하고 차렸다” “내 이름 따서 경례 대구뽈찜이라고 지었다 아이가” 20여년 대구머리만 바라보고 고생스럽게 일했는데… 이젠 어엿한 이름까지 걸고 가게를 하게 되었으니… 할머니 얼굴엔 엷은 미소가 번집니다. 미소 속엔 대구뽈찜과 함께 한 세월만큼이나 깊은 주름이 패여 있습니다.

“사람들이 특별한 맛, 특별한 비법 물어보는데... 특별한 거 없다! 바로, 이 양파가 비법이라면 비법이고, 다른 거는 남 하는 거랑 다 똑같다! 국산 고춧가루에다 설탕 넣고, 간장 넣고, 들깨가루 넣고, 내는 미원도 조금 넣는다 아이가! 그런데, 이래 알려 주도 똑같이 만들라면 못 만든다! 다른 건 몰라도 대구뽈찜만은 내 눈 감고도 할 수 있다 아이가” 30여년 세월의 손맛을 누가 따라 가오리까… “손 좀 보여주세예” 하니, “내 손은 뭐 할라꼬~ 다 늙어 주름이 자글자글한 손, 부끄럽다!” 멋쩍은 듯 손을 내밉니다.

“내가 ‘묵자’ 니 한테만 비법을 알려 줄 테니까… 우리 주방으로 들어와 봐라!” 할머니는 어찌나 깔끔하신지... ‘묵자’가 가본 음식점 중에 최고로 깨끗한 주방입니다. 깔끔한 주방엔 큰 냄비와 솥이 뜨거운 김을 뿜어내며 끓고 있는데요. 큰 냄비엔 방금 넣은 대구머리가 보글보글 익어 가고, 가마솥 팬에는 양파 양념장이 매콤한 향을 풍기며 버무려지고 있는데요. 할머니는 눈 깜짝할 사이, 눈대중만으로 갖가지 양념장을 넣어 버무리기 시작합니다. 뭐랄까요... 할머니의 손맛이란 동물적인 감각과도 같다고 해야 할까요. 평생을 바쳐온 일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 눈, 코. 입의 모든 오감이 대구 뽈찜을 위해 움직이는 듯합니다. 드디어, 할머니만의 예술적인 감각으로 대구뽈찜을 완성해냅니다.

대구뽈찜 맛있게 먹는 방법이야 다들 잘 아실 텐데요. 넥타이 풀고, 소매 걷어 부치고 양손에 대구머리 잡고 뜯어먹어야 제 맛이죠. 대구 머리에 붙어 있는 두툼한 살을 살살 발라 아삭한 콩나물과 함께 드시면 더욱 좋습니다. 건더기 다 먹고 난 후엔, 감자사리로 마무리. 향긋한 양파양념에 쫀득한 감자사리 넣고 버무려 먹으면 쫄깃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끝내줍니다! 와우~ 또 먹고 싶어지네요. 마지막 남은 양념 한 방울까지 싹싹 비우고 나면 끝!

대구뽈찜의 매콤한 맛에 속이 얼얼해질 때 즈음. 이 집의 자랑~ 시원한 배추 시락국이 속을 확 풀어드립니다. 할머니가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여서인지. 국물 맛이 시원합니다.

소주한잔 생각나는 날에, 광안리로 나와 겨울 바다의 정취를 느껴보세요~그리고, 칼칼한 대구뽈찜에 소주한잔 하심도 좋을 듯 합니다. 경례대구뽈찜 051)621-2399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1-01-1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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