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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너희가 어묵 맛을 알아?

'묵자'의 Food Talking ③

내용

아~ 가만히 있어도 쌀쌀하고 추운 계절입니다. 이럴 땐 이불 푹 뒤집어쓰고 뒹굴뒹굴 거리거나, 아랫목에 앉아 따끈따끈한 군고구마나 먹고 싶은데요. 그러나, ‘묵자’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어 오늘도 길을 나섭니다. 두터운 외투, 가죽 장갑에 목도리까지 완전무장하고 길을 나섰으나… 아~ 손 시리고, 발 시리고~ 그냥 작은 포장마차에 주저앉아 뜨끈한 국물이나 마시며 쉬어가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쉬어가고 싶으시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추운 겨울, 얼어붙은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줄 따뜻한 국물이 있는 곳, 바로 ‘어묵집’입니다.

가수 이승기가 모 프로그램에 나와 국제시장을 누비며 ‘부산 어묵’을 먹었는데요. “부산에 오면 부산 어묵을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부산 어묵이 유명하다는 얘기인데… 그 이유인 즉, 수산물이 풍부한 지역이라 부산에선 싱싱한 어육을 듬뿍 넣어 어묵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해요. 더불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대규모 어묵 공장이 많아 기술력이 발달되어 있다고 하네요. 타 지역에선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맛이라고 하니… 전국을 강타한 ‘부산어묵’의 진수를 맛보러 가시죠!!!

“어묵이 다 그렇고, 그렇다” “특별한 어묵이 있냐…” 이러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사실 ‘길거리표 어묵’이 제일 맛있습니다. 추운 겨울날 거리에서 한참을 떨다 들어간 따뜻한 포장마차. 후후 불어가며 먹는 뜨거운 국물과 말캉말캉 씹히는 어묵의 진가를 무어라 표현 하오리까… ‘묵자’ 역시 여고시절, 버스를 놓쳐가며 먹었던지라… 그 맛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앉아서 제대로 허리띠 풀고 어묵을 먹고 싶습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범전동 어묵집’입니다.

어묵 마니아들한테 ‘맛있는 어묵집’을 물어보면 열의 아홉은 해운대의 ‘미나미’를, 그리고 남포동의 ‘수복센터’를 추천합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곳이 ‘범전동 오뎅집’인데요. 어묵의 전설로 불리는 이집은 원래 노부부가 40여 년 동안 운영해오던 집이라고 해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최근에 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셔서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얼마 전 ‘노부부’와 함께 일하던 분이 따로 나와 조그맣게 가게를 차렸는데요. 그 곳이 바로 ‘범전동 오뎅집’입니다. 노부부의 명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소문에 ‘묵자’도 호기심이 생겨 찾아 나섰습니다.

지하철 서면역에서 진구청 방향으로 물어물어 드디어 쌍용 스카이상가 1층에 위치한 ‘범전동 어묵집’을 발견했습니다. 간판이나 입구가 흔하디 흔한 체인점 분위기라 다소 실망스러운데요. 안으로 들어가니 실내 중앙엔 ‘어묵 바’가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박한 분위기인데요. 아기자기한 게 카페 같습니다.


점심시간 즈음부터 공간에 사람들이 꽉 들어차는데요. 모르는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혀가며 바에 앉아 어묵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머리하얀 할아버지부터, 넥타이부대, 명품 백 아가씨, 4살 꼬맹이 녀석들까지 각양각색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고 있는데요. “도대체, 뭐가 그렇게 맛있습니까?” 하니, “땡초 어묵요~”“치즈 어묵요~” “출출할 때 와서 어묵도 먹고, 정종도 한잔하면 끝내준다!” 대답 또한 각양각색입니다. 이집 어묵 자세히 살펴보니, 무려 12가지나 됩니다. 아가씨들이 좋아하는 매콤한 땡초 어묵부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생선, 치즈, 맛살, 오징어어묵에, 어르신들이 즐겨먹는다는 잡채, 버섯, 만두어묵까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재료가 좋아야 맛이 좋다”는 주인아저씬 “저희 집에서는 기내식(항공)에 들어가는 어묵을 직접 배달해서 사용합니다. 그러니, 다른 집과는 재료부터 틀립니다!”며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이 집의 명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요 녀석 ‘스지’입니다. ‘스지’란 콜라겐 덩어리로 이루어진 소의 힘줄이나 근육부위를 말하는데요. 꼬치에 끼워진 ‘스지’를 살살 발라먹는 재미가 일품입니다. 쫄깃쫄깃 씹히는 식감은 또 얼마나 부드럽고 담백한지… 거참, 다 좋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한 꼬치에 ‘1600원’. 주인아저씨께 “와 이리 비쌉니꺼?” 하니, “이게 명물이긴 한데… 손이 많이 간다”며 오히려 하소연을 합니다. “우리는 순전히 국산만 쓴다 아이가…” 게다가, 이렇게 완성하는데 무려 3번의 공정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처음에 삶아 핏물을 빼고, 가위로 기름기를 제거한 다음, 또 한번 삶아 건져내고, 이렇게 3번은 해야 모양새 제대로 갖춘 지금의 ‘스지’가 탄생한다고 해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저도 카메라 내려놓고, 널찍한 바에 앉았습니다. 먼저, 국물부터 한 사발 떴는데요. 와아~ 정말 국물 맛이 진국이네요. 깔끔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깊이를 더하며…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

국물의 비밀은 바로, 멸치에 있다고 합니다. 경남 남해 통영에서 직수송한 멸치를 프라이팬에 달달 볶아 육수로 쓰기 때문에 고소한 맛이 배가 된다는 말씀~ 여기에, 감칠맛을 내는 파뿌리와 다시마, 무까지 넣고 푹 끓이는데요. 한번만 끓여내는 게 아니라, 파뿌리와 다시마를 건져낸 후 또 끓이고, 마지막에 무를 건져낸 후 또 우려내는 4단계 과정을 거쳐야 지금의 깔끔하면서도 진한 육수가 완성된다고 해요. 정성이 들어간 국물이니… 그 맛 또한 끝내줍니다.


보통, ‘어묵바’하면 술 한 잔 즐기는 주점 분위기인데요. 이곳은 삼삼오오 놀러온 가족들이 많습니다. 간단히 가족외식 하기 좋은 곳으로 국수와 주먹밥 등 가족세트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후루룩 국수도 먹고 어묵도 먹고 일석이조~

다음엔 ‘묵자’도 아이와 함께 들러보고 싶어요. 꼬마주먹밥도 시키고, ‘묵자’가 좋아하는 비빔국수도 시키고… 12가지 어묵을 하나씩 맛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여러분도 가족과 함께 들러보세요! 범전동 오뎅집 051)803-5008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0-12-1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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