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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302호 기획연재

질곡의 역사 쌓인 터, 주민·상인 힘 모아 관광 1번지로

부산바이브 / 소상공인 힘내라 - 감천문화마을

내용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소상공인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즈음이다. 부산광역시는 골목상권의 소비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잠재력 있는 골목을 부산 대표 상권으로 발전시키는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외된 상권에 활력을 부여하고, 특색있는 골목의 공동체·역사·문화를 발굴함으로써 골목 마을과 소상공인들의 상생에 이바지할 예정이다. 부산 골목상권의 분투기를 소개하고, 응원하는 기획을 마련한다. <<편집자 주


14-1 교체- 사진 권성훈

△집등이 전시된 감천문화마을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사진:권성훈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이 뜨겁다. 젊은 청춘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산 관광지 중 하나인데다 감천 바다가 보이는 뷰 맛집에, 근사하고 다양한 촬영 스폿이 젊은 관광객들을 한껏 불러 모은다. 한때 글로벌 관광지로 중국, 일본 관광객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 관광객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었던 곳이다. 


감천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 조형물은 줄을 서서 촬영순서를 기다리는 핫 스폿으로, 또한 BTS의 멤버인 정국과 지민의 그림 벽화로 BTS 팬인 전 세계 ‘아미’들의 단골 관광성지로도 그 유명세가 높다.

원래의 감천문화마을은 부산 근현대사의 흔적이 아로새겨진 장소이다. 주소로는 부산시 사하구 감천동. 원래는 ‘감내(甘川)마을’, 물이 좋아서 지어진 마을 이름이다. 6·25 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계단식 마을로, 부산의 대표적인 산복도로 마을 중 하나이다. 


옥녀봉을 중심으로 계곡을 넓게 깎아 가로로 열을 지어 집을 지었다. 밤이 되면 루핑집 창문으로 불빛이 새어 나가는데, 멀리서 보면 수평으로 길게 이어진 집이 달리는 밤 기차 같아서 흔히들 ‘기차마을’이라고도 불렸다. 1955년 6·25 전쟁으로 피란 온 태극도 교인들이 이곳으로 집단이주를 해오면서 ‘태극도 마을’이라 불리기도 했다. 높은 언덕배기의 마을이 성채처럼 견고하고 오밀조밀해, 멀리서 보면 마치 사라진 잉카제국의 공중도시 ‘마추픽추’가 연상이 되어 한때 ‘부산의 마추픽추’라고 불리기도 했다.

가파른 계단과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좁은 골목 사이로 집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원래 인구 2만여 명이 살던 제법 큰 마을이었다가 점점 슬럼화되고 빈집이 늘면서 마을 존폐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부산 대표 문화마을 변신


지금은 부산의 여러 다양한 예술가들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마을 전체를 예술작품으로 꾸며놓아 부산의 대표적 문화마을로 변신했다. 특히 감천문화마을은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마을미술프로젝트-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 ‘마추픽추 골목길 프로젝트(2012년)’,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기존의 마을 곳곳에 공공미술 작품을 조화롭게 설치, 마을 전체를 형형색색 미술로 색을 입혀놓은 것이다.


마을 안으로 산책하듯 길을 거닌다. 길가 양옆으로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가게들이 나그네를 맞고 있다. 언뜻 보면 아기자기 앙증스러운 기념품 가게들만 오손도손 모여 길손을 부르는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별의별 이쁘고 눈에 쏙 들어오는 가게들이 올망졸망 모여있다. 


14-2 감천문화마을 기념품점
△감천문화마을 기념품점.


오래된 마을과 닮은 ‘추억의 사진’ 콘셉트인 ‘흑백사진관’이 자리하고 있고, 연인들이 함께 모델이 되어 그려보는 ‘캐리커처 가게’, 나무 위에 인두로 지져 반영구적인 그림을 새겨넣는 공예점도 있다. 


연인들의 인연과 궁합 등을 볼 수 있는 인연의 집도 있고, 추억의 엽서를 보내주는 곳, 연인끼리 감천 바다를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이는 카페도 여러 곳 들어서 있다. 연인끼리 손잡고 길을 걸으며 함께 먹을 수 있는 솜사탕, 호떡, 붕어빵 등 다양한 추억의 군것질거리를 팔기도 한다. 


예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도 있고, 맛있는 빵 냄새가 근사한 제빵소, 소소한 한 끼 식사가 ‘정찬(正餐)’이 되는 특색있는 음식점, 우리 전통의 것이 멋스러운 한지공예, 감천마을을 브랜드로 한 막걸리도 팔고 부산의 유명한 어묵도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을 수도 있다. 관광지에서는 필수 아이템인 한복을 대여하는 한복대여점도 자리하고 있다.


주민·상인 상부상조 감천 이야기 키울 것


감천문화마을에서 다양한 기념품과 굿즈를 파는 ‘감천문화마을 상인회’ 박명기 부회장을 만났다. 


그는 “감천문화마을은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전국적으로도 유명 관광지이다. 이곳에 관광객들의 다양한 소비문화를 충족시킬 상점들이 하나둘 들어서게 되었고, 이들의 권리와 친목, 아름다운 감천문화마을의 활성화, 그리고 마을 주민협의회와의 상생의 발전을 위해 감천문화마을 상인회를 결성하게 되었다”라고 상인회 결성 계기를 설명한다.


한때는 마을이 관광지화되고 외부 사람들이 한 집 두 집 마을의 새로운 주민으로 합류하면서 원주민과의 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원주민이나 새로운 주민인 상인들도 감천문화마을을 사랑하고 마을의 발전을 희망하기에 서로 협의하고 상부상조하고 있다. 2016년 결성한 상인회는 현재 45개소로 회원이 늘었다.


14-4 감천문화마을 상인회 박명기 부회장 

△감천문화마을상인회 박명기 부회장.


박 부회장은 지난해에는 ‘감천집등 전시’ 덕분에 방문객들이 많이 찾았다고 말한다. ‘감천집등 전시’는 감천문화마을에 8천여 개의 등불을 달아 마을의 밤을 환하게 밝혀놓았던 행사이다. 이때 상인회 회원 가게들이 제공한 상품 쿠폰으로 방문객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 행사를 해, 많은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올해는 더욱 내실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데, 새롭고 독특한 아이디어의 경품 추첨 방식과 다양한 쿠폰 발행, 전 상인회 참가 및 행사 참여, 마을 가게 골목 지도 제작과 배포, 외국인들을 위한 각종 안내시설 개발 및 서비스 등을 추진하고 있단다. 

“앞으로도 더욱 글로벌 관광지화에 앞장서서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우리 민족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국내 관광객들에게는 부산만의 콘텐츠와 감천문화마을만의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감천문화마을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박 부회장의 새해 포부이다.


현대사의 뒤안길에서 힘겹지만 꿋꿋하게 삶을 살아온 감내마을 사람들. 그들의 질곡의 삶 위에 부산의 작은 마을의 역사가 쌓이고 문화예술의 꽃이 한껏 피었다. 감천문화마을이 오래도록 감내(甘川)와 같이 달콤한 문화가 골목상권과 함께 펑펑 샘솟기를 기대해본다.


글·사진 최원준 

작성자
조현경
작성일자
2023-03-1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302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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