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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01호 기획연재

"마흔여섯에 부산도시철도 신입 기관사 됐어요"

부산 &부산사람 / 부산교통공사 공병락 기관사

내용

<편집주> 우리 주변에 평범하지만, 각자의 특별함이 숨어 있는 멋진 이웃들이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이웃의 이야기로, 지혜와 용기를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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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도전도 결국 나를 위해 쓰일 것" 믿음 중요 -  입사 후 지금도 꾸준히 기관사 공부·훈련 계속

 



공병락 기관사는  2021년 1월 1일 첫차를 운행한다. 남다른 기분이 들 것 같지만, '특별함' 보다 '안전'을 중요시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도전이 성공했다는 기억은 접어뒀다"며 "지금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포동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동래역을 지난 뒤 지하로 들어간다. 이때, 까만 굴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어둠에 삼켜지는 느낌을 받는다. 자칫 두려울 수 있지만, 공병락 기관사는 꿈쩍하지 않는다. 여느 숙련된 기관사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마주 오는 열차를 향해 각 잡힌 경례에서 신입다운 패기를 보인다.
연륜과 패기가 함께 느껴지는 공 기관사는 46세 나이로 입사한 부산교통공사의 늦깎이 신입 기관사다. 20~30대가 많은 신입 기관사 중에서 눈에 띄는 나이다. 기관사와 전혀 다른 일을 해온 그가 270t이 넘는 열차의 운전대를 잡기까지 겪은 우여곡절을 들어봤다.

부산교통공사, 나이 제한 없어 '도전'


오랫동안, 노포동 차량기지 근처에 살았던 그에게 도시철도는 가장 친숙한 교통수단이었다. 기관사를 하고 싶은 꿈은 있었지만, 막상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기관사는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 입사에 나이 제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주변의 응원에 힘입어 44세에 기관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직장인이었던 공 기관사는 퇴근 후 매일 공부에 전념했다. 기관사가 될 수 있는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였다.
첫 관문은 부산교통공사의 'BTC아카데미' 입교다. 기관사가 되기 위해서는 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가 필수다. 면허 취득을 위해서는 철도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9개의 교육기관이 있다. 부산에는 BTC아카데미가 있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1차 철도신체검사와 철도적성검사를, 2차 철도안전법·철도운전규칙 등의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BTC아카데미 입교 후 약 6개월간의 교육 훈련 수료 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면허 필기시험과 기능시험까지 모두 통과해야 철도 운전을 할 수 있는 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가 나온다. 그다음에야, 부산교통공사 기관사에 지원할 수 있다.


늦은 나이 시작 부담 늘 따라다녀


공 기관사는 한 번 만에 BTC아카데미에 들어갔다. 퇴근 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책상에 앉았던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 기관사는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은 속이지 못합니다. 제가 짠 계획은 반드시 지키고자 했죠. 물론, 힘이 듭니다. 그러면서 안정된 삶을 사는 주변 사람과 비교도 하게 되죠.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굳은 결심도 점점 옅어지기 마련이다. BTC아카데미를 수료하더라도, 여전히 철도 운전면허 취득과 기관사로서의 취업이 보장된 상황도 아니었다. 게다가, 늦은 나이에 시작했다는 부담감도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에 대해 공 기관사는 "나의 도전이 결국 나를 위해 쓰인다는 믿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면서 "시작을 했으면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떠올렸다"라고 설명했다.
기관사 준비 1년 만에 공 기관사는 철도 운전면허를 취득했고, 이듬해 신입 기관사가 됐다. 동시에 부산교통공사 역사상 최고령 신입 기관사로 기록됐다. 생계를 위해, 기존 직장을 당장 그만둘 수 없었던 서러움과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 내는 순간이었다.


부산시민, 코로나 에티켓 잘 지켜줘 감사

공 기관사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도전이 성공했다는 기억은 접어뒀습니다"라며 "지금은 수백 명의 안전을 책임져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기관사 공부를 계속한다고 강조했다.
공 기관사는 "부산도시철도는 시민의 세금으로 움직이죠. 그래서 더욱 안전하게 모셔야 하기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훈련합니다"라고 말했다.
공 기관사는  2021년 1월 1일 첫차를 운행한다. 남다른 기분이 들 것 같지만 '특별함'보다 '안전'을 중요시했다.
그는 "열차 문이 닫힐 때는 다음 열차를 이용해주시면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승객의 안전사고도 문제지만, 열차가 제시간에 출발하지 않으면 연쇄적으로 모든 역에 연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 기관사는 대부분의 부산시민이 대중교통 코로나 에티켓을 잘 지켜줘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서, "저도 얼마 전까지 도시철도를 애용하는 시민이었고 지금도 기관사가 아닐 땐, 승객으로 도시철도를 이용한다"면서 "누구보다 승객의 마음을 잘 알기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글·김동현 작가
 

작성자
이귀영
작성일자
2021-01-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101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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