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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문화관광

어린이가 예술을 만나면? 고정관념 뒤집는 전시

▝ 부산현대미술관 ‘포스트모던 어린이’ 전 1부

내용

“불안한 어린이를 위해 조용한 자장가를 불러주지 마세요.”
전시를 알리는 독특한 포스터 디자인도 눈에 확 띄지만, 포스터 머리에 경고문처럼 적어놓은 문장이 심상치 않다. 언뜻 말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한데, 경계를 무너뜨리는 그 문장이 묘한 해방감을 준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그 느낌이 더욱 확실해진다. 그림, 설치, 조형 등 각 분야 예술가들이 선보이는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들뿐만 아니라 진지하면서도  웃음과 감탄을 유발하는 작품 설명, 자유분방한 관람방식까지 기존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포스트모던한 현장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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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어린이'전 1부  ‘고양이가 되어 보아요’ 코너에서 어린이가 고양이 얼굴을 그린 작품을 머리에 쓰는 모습.           

사진:권성훈


그래서일까. 부산현대미술관이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지하 1층 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는 기획전 ‘포스트모던 어린이’ 전 1부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 중이다. 설 연휴 아이와 함께 전시를 관람한 부모들의 높은 만족감이 SNS를 타고 퍼진 것이 대박으로 이어졌다. 부모들이 SNS에 올린 사진을 통해 전시장을 찾은 아이들이 예술을 만나 즐거워하는 모습이 전해졌고 다른 부모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린 것이다. 게다가 무료 관람이다.
4월 23일까지 이어지는 ‘포스트모던 어린이’ 전 1부는 각 분야 예술가 36명(팀)의 회화·조각·설치·영상·음악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 총 13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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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현대미술관 ‘포스터모던 어린이’ 전 1부 전시장에 설치된 벽면에 구멍을 뚫은 작품(어서 피셔 ‘중산층 영웅들’)   

사진제공:부산현대미술관


회화·조각·설치 등 130여 점 전시
‘보편타당한 상식이 옳은가’ 질문


‘어린이는 훈육 대상’ 근대적 사고 비판
아이 맞춤형 자유분방한 관람방식 운영


부모 손잡고 온 아이 작품 감상 즐겨
SNS 등 입소문 타고 인기몰이 중
 

‘포스트모던 어린이’ 전의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어린이라는 존재를 훈육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을 근대의 계몽적 사고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보편타당에 근거한 지식이 정상이고 옳으며 좋은 지식이라는 데에 의문을 던진다.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근대의 이원론적 사고와 그로부터 비롯된 위계질서를 비판하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모던 어린이’ 전의 작품은 주제만큼 무겁지 않고 전체적 분위기도 밝고 환하다. 작품 중에는 다양한 표정의 어린이와 가족, 재밌는 모습의 만화 캐릭터, 고양이 등을 등장시킨 것들이 많다. 그래서 아이들도 부담 없이 다가가 즐겁게 감상하며 즐긴다. 세계적 거장 백남준(1932~2006)의 드로잉과 양혜규의 설치작품 같은 의미심장한 현대미술 작품도 있지만 아이들은 그저 즐겁게 감상하며 부모와 대화를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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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용 작가가 가족사진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 '신체검사'                          

사진제공:부산현대미술관


전시장의 관람방식도 아이들에게 맞춰져 있다. 조용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보다 아이들이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동선을 제 마음대로 만들고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도슨트에게 큰 소리로 물어보기도 한다. 일반 전시장 같으면 부모들이 화들짝 아이들을 제지하는 모습이 연출되겠지만,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운 관람방식이다. 전시의 주제 의식이 근대적 ‘보편타당한 상식’의 억압성에 대한 비판 아닌가. 그래서 전시장 바닥에 “궁금하면 물어봐요”라는 안내문까지 붙어 있다. 작품 설명 역시 어린이들을 위해 어른 무릎 높이에 적어놓고, 아이들이 어른 눈높이에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40㎝ 높이의 발판을 설치하는 등 전시장 전체에 어린이들의 작품 감상을 돕는 장치를 마련했다.
‘포스트모던 어린이’ 전은 시리즈로 이어진다. 1부가 4월 23일 막을 내린 뒤 곧바로 5월 5일 어린이날부터 ‘까다로운 어린이를 위해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지 마세요’라는 주제로 2부가 개막해 8월 27일까지 열린다.
※문의:부산시립미술관(051-220-7400)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23-02-1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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