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사진·이미지투데이
 

'플랫폼(Platform)'은 기차역을 가리키는 영어단어로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란 뜻이다. 그러나 요즘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콘텐츠에 접근하는 디지털 공간'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려고 할 때 쓰는 인터넷 포털 '네○○'·'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방영한 '○플릭스', 맛스타그램으로 많이 활용하는 '○스타그램' 등 모두 플랫폼의 일종이다.

'인생 2막'이란 '은퇴 이후의 삶'을 뜻한다. 따라서 인생 2막과 플랫폼을 연결한다면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한 콘텐츠에 접근하는 디지털 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인생 2막과 연결된 플랫폼이 존재할까? 만약 있다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형태일까? 의외로 많다. 그리고 다양하다.

어느 50대 초반 은퇴자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네○○ 포털에서 마스크를 파는 스마트스토어를 창업했다. 인터넷 포털이 은퇴 후 창업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한 셈이다. 2020년 기준 네○○를 통해 창업한 스마트스토어는 약 35만 곳에 달한다. 이 중 50대 판매자는 84% 증가했다.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창업이 많은 이유는 투자금이 적게 들고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치킨집·빵집 등 사람을 마주하는 일과 달리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창업이라는 점에서 인생 2막을 위한 플랫폼은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베테랑 소사이어티'라는 플랫폼은 은퇴한 교수가 만든 스타트업이다. 플랫폼 이름처럼 대기업 임원 출신이 대거 참여한 시니어 기업이다. 사회지식과 역량을 갖춘 은퇴 노익장들이 경험과 안목을 바탕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기업인·전문가·일반인에게 멘토링과 마케팅 수업 등을 제공한다. 젊은이를 대상으로 자기 분야의 전문지식을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는 플랫폼 '숨고(숨은 고수)'와 유사한 형태다.

어느 대기업의 경우 은퇴한 시니어의 인생 2막을 위해 사회적경제 창업경진대회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시니어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진을 위해 기업이 플랫폼이 돼 사업 아이템과 수익 모델을 적극 발굴·양성해 사회적기업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부산시보 '다이내믹부산'을 통해 '시니어 경제'와 '은퇴 설계' 관련 글을 소개하는 것 역시 부산시 차원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세대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의 인생을 위한 인생 2막 관련 '플랫폼'이 기대되는 이유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원장

주택·도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