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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201호 칼럼

2030세계박람회, 부산의 얼굴을 다시 그린다

내용


22면 오룡 교수님
△ 오 룡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저자) 


새해는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향배가 가려질 중요한 시기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절차는 지난해 6월 유치신청서 제출, 12월 신청국 프레젠테이션까지 진행됐다. 이어 올 상반기 중 실행 마스터플랜을 담은 유치계획서를 제출한 뒤 하반기 현지 실사를 치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적극적 유치활동은 물론 시민의 참여와 지원이 절실하다. 개최국 정부의 입법·조직·재정·운영 역량과 함께 시민사회 호응이 주요 평가항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태평양 게이트웨이 '부산'

2030세계박람회 개최도시 최종 결정은 2023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회원국 표결로 이뤄진다. 부산은 러시아 모스크바,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4개 도시와 경합을 치르고 있다. 모스크바, 로마에 비해 국제적 인지도가 낮지만 경쟁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이 만나는 관문도시로서 지정학적 이점과 역사성, 교통 인프라, 콘텐츠 문화기반, 국제행사 개최 경험 등이 부산의 비교우위다. 개항과 교역, 전쟁과 개발의 최전선이 돼온 부산의 성장사는 협력, 교육, 혁신을 핵심가치로 한 세계박람회 정신과 맞닿아 있다.


한국은 공적개발원조(ODA) 수여국에서 공여국이 된 세계 첫 사례, 반세기 만에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유일한 나라다. 그런 만큼 선진국과 개도국 각각의 눈높이에서 가교역할을 하기에 적합하다. 6·25전쟁 중 시작된 식량 원조 등 구호를 받아들인 곳이 바로 부산항 아닌가. 위난에서 한국의 운명을 지켜낸 부산은 불굴의 혁신 정신으로 부흥의 전진기지가 되었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데는 부산의 제조업과 해운산업이 큰 몫을 했다.


바다를 통해 사람이 모여들었고 그렇게 형성된 개방성과 포용성, 다양성이 부산을 글로벌 해양도시로 나아가게 했다. 부산이야말로 전 세계 시민이 협력과 성공 경험을 나누고 체험하는 열린 마당을 펼치기에 적합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인류 공통과제 해법을 모색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세계박람회 개최에 최적지라는 얘기다.


세계박람회는 170년 역사 속에서 개최도시의 면모를 일신해왔다. 런던, 파리, 빈, 멜버른, 시카고 등 초기 개최지는 물론 20세기 후반 이후 몬트리올, 오사카, 상하이, 현재 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두바이까지 도시 개발·개조·재생에 막대한 파급력을 발휘했다.


세계박람회가 몰고올 놀라운 일들

부산은 2030세계박람회에 '북항시대'란 비전을 투사했다. 원도심과 인접한 항만 지역을 전면 개조하는 도시 발전전략에 박람회란 강력한 추진동력을 얹겠다는 구상이다. 밀라노, 상하이 등 최근 박람회 개최도시는 외곽 낙후지역을 개발한 경우가 많다. 2025년 개최가 확정된 오사카·간사이박람회는 아예 인공섬 공한지에 박람회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부산은 도심권 항만 부지를 개조·활용하는 박람회장 조성 계획을 세웠다.


부산의 심장 부산항 북항은 특유의 경관을 배경으로 한 워터프론트다. 주택, 산복도로가 빽빽이 들어선 산비탈과 항만 시설물, 도심 건축물이 복잡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카오스적 경관'이라 불린다. 북항 재개발은 가장 '부산다운' 모습인 이곳을 개조해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들게 된다. '바다 위에 짓는 푸른 꿈'이란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다.


북항 재개발 프로젝트에 세계박람회 엔진을 장착하면 시너지 효과가 폭발적일 것임은 자명하다. 박람회장 조성 그 자체로 부산의 얼굴을 다시 그리는 일이 된다. 개항 이래 가장 큰 변모로 후손에게 물려줄 도시의 미래상을 만들어가는 과업이라 할 수 있다.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던 항만시설, 콘크리트 호안이 시민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되살아나는 획기적인 도시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길이 남을 불멸의 유산은?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동천 하구언 미군기지와 동천 일대 복원까지 이뤄지기를 부산시민은 바라고 있다. 왜관 시대부터 산업화에 이르는 역사의 현장인 동천변은 개발 과정에서 직강화·복개 등 훼손이 심했다. 철도·물류 부지 등으로 단절된 동천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시민운동이 지속돼 왔다. 회복의 대전환을 맞아 동천이 살아나고 북항이 열린 공간으로 돌아오면 서면에서 박람회장을 거쳐 원도심으로 이어지는 도시재생의 축이 완성된다.


역대 세계박람회는 개최도시에 불멸의 기념물을 남겼다. 서구문명의 아이콘인 에펠탑과 놀이시설의 표준인 페리스 휠(회전관람차)이 대표적 유산이다. 에펠탑은 1889년 파리 박람회장 출입구이자 상징물로 세워졌고, 페리스 휠은 1893년 시카고 박람회장 랜드마크이자 위락시설로 제작됐다. 브뤼셀의 '아토미움',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 오사카의 '태양의 탑', 대전의 '한빛탑' 등 개최지마다 상징 건축물이 남아 있다.


부산세계박람회는 어떤 기념물을 남기게 될까. 현재 검토안은 2, 3부두 터에 건설 중인 오페라하우스 옆 이벤트 문화마당에 상징 조형물을 세우는 것으로 돼 있다. 조형물은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해양경제 수도, 세계 속의 부산' 이미지를 새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박람회는 늘 시대를 앞서는 주제로 세계를 이끌어왔다. 북항에서 펼쳐질 2030부산세계박람회는 창의적 공간 구성과 전시 콘텐츠 창출을 통해 대전환의 시대정신을 발산하게 된다. 사람과 기술, 자연 간 패러다임 재정립이 그 지향점이다. 부산세계박람회는 도시공간 개조, 인프라 확충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문화콘텐츠 소프트파워에도 '퀀텀 점프'(비약적 성장·발전)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작성자
강아랑
작성일자
2021-12-3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201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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