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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15호 칼럼

유아용품 브랜드로 시작, 창업 8년만 예비유니콘 성장

김학수 ㈜소셜빈 대표

내용

​"열아홉 살 때부터 사업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교장선생님께서 창업대회에 참가해보지 않겠냐고 말해 주신 것이 계기였어요. 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한 창업대회에 나가서 예선을 통과했어요. 모두 열 팀이 예선을 통과했는데, 고등학생은 딱 두 팀이었어요. 그날 강의하신 강사께서 '되게 어린 친구가 왔는데 꿈이 뭐냐?'고 물으시기에 '사업을 하면 동종업계에서 꼭 일본을 이기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왜 하필 일본을 이기는 기업일까? "어릴 때부터 국사, 역사 과목을 좋아했어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가 슬픈 게 많잖아요. 당시만 해도 제조업은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 보니 일본을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창업대회 뒤풀이에서 저도 모르게 일본을 이기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한 후로 본격적으로 사업이란 것을 하나하나 시도하게 됐던 것 같아요."


22-3 김학수 대표

△예비유니콘은 정부가 추진하는 K-유니콘(기업가치 1조 이상)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업가치 1천억 원 이상 기업 중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곳을 선정해 최대 100억 원의 특별보증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부산 기업으로는 '소셜빈'이 최초이다.


잠 안 자고 모은 사업자금, 한 방에 날려


㈜소셜빈은 기업가치 1조 원의 유니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유니콘에 선정됐다.

소셜빈을 이끌고 있는 김학수 대표는 대학생이던 2013년 김해에서 첫 회사를 차렸다. 유아용품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을 살려 유아용 텐트를 만들어 팔았다. 유아용품 기술연구소 소장도 모셔왔다.

하지만 처음부터 사달이 났다. 텐트 폴대 나무를 수입해 쓰다 보니 조립 연결 부위가 정확하게 맞지 않았다. 텐트 1천 개를 생산하기 위해 나무봉 6천 개를 일일이 사포로 정밀하게 갈아야 했다. 벡스코, 코엑스 등 행사장을 쫓아다니며 팔았지만 큰돈이 안 됐다. 곧 위기를 맞았다.
"6개월간 하루 두세 시간 자면서 모은 사업자금 2천만 원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어요. '돈 벌기 힘들구나' 그때 처음 알았죠. 좌절감이 들었지만 생존을 위해 새 일을 찾아야 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것이 다른 회사 제품이나 디자인, 금형,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외주였어요. 한 5년 되게 열심히 하다 보니 소문이 나서 대기업 외주가 떨어진 거예요. 일반 회사에서 3~4개월 걸린다는 일을 저희는 한 달 보름만에 끝내겠다고 했죠. 사무실 밑이 병원이었는데 쓰러지면 바로 링거 맞고 사무실 올 수 있단 각오로 매달렸어요. 그리고 실제로 한 달 보름만에 납품을 하니까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대기업 임원 분이 저녁을 사시면서 '차려진 밥상에 수저를 올릴 수 있겠냐?'고 하시더라고요."


22-2 소셜빈 대표 발표


진심과 끈질김이 만들어낸 인연
첫 개인 투자를 받다


다른 회사 좋은 일만 시키지 말고 소셜빈을 위한 일을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과 함께, 그 자리에서 개인 투자로 2억5천만 원을 받았다. 순전히 김학수 대표 '사람됨'을 보고 한 투자였다. 그 임원은 여전히 김학수 대표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단다.
"젊을 때는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해보는 게 되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외주 하면서도 5년 동안 국내·외 유아용품, 생활용품 박람회에 60회나 나갈 정도로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연구했죠. 제가 실패했던 게 '비타민' 같은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비타민은 먹으면 좋지만, 굳이 꼭 먹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아스피린' 같은 필수 시장을 찾아야겠단 생각을 했고, 그 돈으로 친환경 소재에 유아용 '고래식판'을 만들었어요. 안전성과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히트를 쳤죠. 해외 브랜드를 제치고 국내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어요."


부산 최초 유니콘 탄생 기대


고래식판은 히트를 쳤지만 유통을 직접 하지 않으면 힘들겠다는 교훈도 경험했다. 유통업계의 불합리가 심했다. 그래서 직접 만든 것이 인플루언서 제품 리뷰 기반 커머스 플랫폼 '핫트(Hott)'이다.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생산자를 직접 연결 판매하는 방식이다.

판단은 적중했다. 핫트의 보유 인플루언서는 현재 약 1만 명, 1개월 평균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700개가 넘는 기업 제품이 입점해 있다. 카카오벤처스, 산업은행,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투자가 이어졌다. 누적 투자가 16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네이버·쿠팡·두산 등에서 근무하던 인재들이 대거 소셜빈에 합류했다. 대한민국 최초 제조업 유니콘을 향해 달려가는 원동력이다. 그야말로 폭풍 성장 중이다.

"이스라엘, 실리콘밸리는 선배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자본을 열정과 아이디어 있는 후배들에게 나눠줘요. 정말 부러운 장점이죠. 우리도 말로만 도전해라, 모험해라 하지 말고, 제가 카카오나 대기업 임원 분에게 혜택 받았던 것처럼, 선배들이 후배들을 직접 지원해주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어요."

소셜빈. 이름 그대로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회사, 수출 많이 해서 일자리 창출, 세금 많이 내는 애국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서른두 살 말띠, 김학수 대표. 부산 최초 유니콘 탄생을 향한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질주는 계속된다.


글·사진 원성만

작성자
원성만
작성일자
2021-09-1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11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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