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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005호 칼럼

오월, 다시 생각해보는 행복

아이들 웃음소리·희망이고 미래 …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에 대한 성찰, 가정의 달·가족이 주는 위안과 사랑 … 사회와 세상으로 퍼져나가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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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기 | 동화작가·부산아동문학인협회장




집 앞에 초등학교가 있어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소리를 들으며 살았는데 올해는 봄이 되어도 굳게 닫힌 교문이 열릴 생각을 않는다.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어도, 이제 봄이 다 가도록 닫힌 교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아이들은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학교는 깊은 적막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늘 일로 바빴던 어른들과 온갖 종류의 학원을 다녀야 했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와 24시간을 함께 보내야 했다. 조금 시끄러운 불협화음이 나기도 했겠지만,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좀 더 깊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대해 배울 기회가 되었을 거다.

어찌 학교뿐일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고 작은 존재가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 삶에 낸 엄청난 균열. 일과 돈, 성공한 삶, 100점 받은 시험지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들로 하여금 새롭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닫힌 교문을 바라보며 동요 작가인 선용 선생님이 만든 노랫말 `아이들은'이 절묘하게 맞구나 싶었다.


세상이 이렇게 밝은 것은 / 즐거운 노래로 가득 찬 것은 / 집집마다 어린 해가 자라고 있어서다 / 그 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 어른들은 모를 거야 / 아이들이 해인 것을 / 하지만 금방이라도 알 수 있지 알 수 있어 /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 낮도 밤인 것을 / 노래소리 들리지 않는 것을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아무리 힘든 상황이 오고 기존의 가치나 질서가 전복되는 세상이 펼쳐진다 해도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이고 미래인 사실은 변함없는 진리다. 집집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운동장에서 아이들의 그 힘찬 고함소리가 다시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생각해 본다.


어느 해보다 맑은 대기와 푸른 하늘 아래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과 벚꽃이 차례로 피어도 올봄에는 그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올봄처럼 허망한 봄이 있었을까 싶지만 그 역시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당연한 지침이라 생각했다.


지금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간을 살고 있다. 여태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며 살았던 많은 것들 중 어떤 것들은 다시는 누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다시 돌아온 오월, 가정의 달이다. 가족이 주는 위안과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사랑이 가족을 넘어 우리 사회와 이 세상으로 퍼져나가길 간절히 바라본다.


이번 오월에는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정말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는 오월이 되었으면 싶다.
 

작성자
김향희
작성일자
2020-05-0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00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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