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주(安正柱, 1979-)는 일상에서 채집한 이미지와 사운드를 분해하고 반복과 변형의 과정을 통해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비디오 아티스트로, 사회적 리얼리티를 특유의 비트는 방식으로 보여주며 실재를 더 실재처럼 보이도록 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가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커뮤니케이션대학원를 졸업했다. 2005년 개인전 아트포럼뉴게이트의 《Video Music》에서 시각적 재료인 비디오를 이용하여 연주하는 음악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였다.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전에서 차세대 신진작가로 발굴, 전시하였으며 이후 금호미술관, 아르코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다양한 기관에서 전시하였다. 2015년 아뜰리에에르메스의 《장미로 엮은 이 왕관》전에서는 전소장 작가와 음악을 이용한 공동작업을 통해 보다 확장된 작업영역을 선보였다. 2018년 이미지와 사운드를 재배치하는 작가 특유의 기법을 이용한 작품으로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Breaking to Bits〉는 작가가 일관되게 탐구해온 사운드와 이미지의 재배치에 관한 실험 중 하나이다. 광주에 위치한 송원재단의 학교 건물 철거현장에서 채록한 사운드와 이미지를 단위로 하여 음악적 화면으로 구성한 이 작품은 인부들이 창틀과 바닥을 뜯어내는 소리, 굴삭기로 외벽을 허무는 소리를 기본재료로 한다. 재편집된 사운드들은 각자의 음가를 지닌 리드미컬한 음악으로 변주되는 가운데, 화면 전체를 차지하며 당당히 서있던 학교 건물은 어느덧 앙상한 골조를 드러내며 뿌연 연기 사이로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