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선 킴(Christine Sun Kim, 1980-)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로 일반적으로 청력을 통해 ‘듣는 것’으로 한정되는 ‘소리’의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며 소통수단으로써 소리의 범위를 그 파동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를테면 상대방의 움직임과 반응, 특정 시공간이 내포하는 의미 등-까지 확장하고자 시도한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작가는 대학에서 융합교육학을 전공하고 순수미술과 사운드, 음악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9년 미국 버펄로 AKG미술관, 2020년 베를린 타임즈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2016년 스미소니언 APA에서 《CTRL+ALT》전, 2017년 샌프란치스코현대미술관에서 《Soundtracks》전, 2018년 런던 화이트채플갤러리에서 《It’s Origins are Indeterminate》전에 참여하였다.

<자세히 읽기>는 작가가 4명의 농인친구들에게 반쯤 가려진 화면과 언어자막이 제공되는 5편의 편집된 영화를 보여주고, 제한된 시각적 정보만으로 개개인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부족한’ 자막들을 채워나가도록 유도한 결과물이다. 상단의 괄호 안 텍스트는 농인친구들이 새롭게 만들어낸 자막이고, 하단의 검은 배경색을 동반한 텍스트는 본래의 자막이다. 영화에서 제공되는 공식자막이 농인들에게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감상자로 하여금 흐릿한 화면 대신 농인들이 작성한 자막에 ‘훨씬 많이’ 의존하도록 함으로써 ‘의사소통’이라는 사회적 행위가 필연적으로 상호보완과 공동협력의 과정임을 체감하도록 한다.

2. 부산현대미술관 소장품 포커스 리플렛(부산현대미술관,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