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록(崔成綠, 1978-)은 인터넷, 애니메이션, 넷플릭스. 컴퓨터게임, 드론문화, 고화질 영상 기술 등 동시대의 디지털 문화의 특징점이라 할 수 있는 비선형적이고 분절적인 이미지들의 서사에 주목하여 애니메이션과 비디오로 만들어내는 작가이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환경을 이용하거나 도심 건물의 대형 미디어 파사드에 3D 애니메이션을 송출하는 등 작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작가는 대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였으나 이후 각종 뉴미디어를 이용한 작업에 주로 매진하였고 과학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는 등 지속적인 예술 실험을 행하고 있다. 2006년 아트스페이스휴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로봇을 이용한 작업을 개인전에서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2016년 드론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수직 시점으로 탐험하는 작품으로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주관하는 제2회 브이에이치어워드(VH Award)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작전명 두더지-엔드 게임〉은 모든 대상을 욕망의 실현을 위한 도구로 삼는 시스템과 그 구성원의 필연적인 파멸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전명 두더지’ 연작 중 하나이다. 1970년대 북한의 남침용 땅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이 작품은 끊임없이 작동하는 기계장치와 희생당하는 생명체들, 그리고 그 속에서 탄생되고 있는 또 다른 기이한 존재들의 서사를 그리다가 끝내 모든 것들이 파멸을 맞는 결과를 보여준다. 이는 다양하고 복잡하게 연결된 동시대 사건들이 하나의 파노라마로 형성되고,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조리와 야만은 아이러니하게도 체계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순환하는 거대한 시스템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참고자료:

1. 최성록 홈페이지,

http://sungrokchoi.com/

2. 부산현대미술관, 『자연, 생명, 인간』, 부산현대미술관 현대미술기획전 도록(부산현대미술관,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