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복도로와 부산의 명문 학교·맛집이 자리한 유서 깊은 원도심입니다. 그러나 동부산·서부산 개발과 북항 개발의 그늘 속에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가 되었으며, 현재 정부 공식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동구 내 빈집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방치된 빈집은 슬럼화와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고, 지역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냅니다. 이를 그대로 두면 학교 폐교와 상권 붕괴로 이어져 부산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부산시가 동구를 포함한 원도심 생활권 재생 전략을 본격화하고,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해양·수산 기관의 부산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동구 원도심 재생에 공공재개발을 적극 결합할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동구 전체를 일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과도한 공적 개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핵심 입지에 공공재개발을 통한 대규모 단지 하나를 성공적으로 조성하여 학군과 학원가가 형성된다면, 양질의 주거환경을 찾는 청년 가족의 유입을 이끌고 이후 민간 투자 수요가 맞물리며 자연스러운 연쇄 개발로 이어질 것입니다. 부산을 떠난 청년의 상당수가 양질의 일자리와 주거환경이 갖춰진다면 돌아오길 원한다는 점에서, 주거환경 개선은 단순한 재개발을 넘어 인구 회복의 핵심 열쇠가 됩니다.
산복도로 주변 공공재개발의 현실적인 사업성 확보를 위해서는 행정적 인센티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현재와 같이 인건비와 자재비가 크게 오른 시점에서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고도제한 완화 및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공공이 부지매입에 적극 개입하여 낮은 토지 비용을 보장해 주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부지매입비 부담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전체 사업비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민간 건설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참여를 꺼리는 원도심 재개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하는 핵심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