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당선인께 드리는 정책 제안입니다.
부산이 야구의 도시라는 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시민이 많다는 것과 도시의 정체성이 야구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부산은 항구의 도시이고, 해양의 도시입니다. 그 북항을 야구장 부지로 쓰자는 발상 자체가 이미 방향이 잘못됐습니다.
민심은 이미 말하고 있습니다. 부산MBC가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북항 야구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48.2%, 찬성은 40.2%였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도 60%에 달했습니다. 그럼에도 찬성 측에서 내세우는 근거는 고작 2,800여 명을 대상으로 중복 응답까지 허용한 허술한 설문 하나입니다. 이걸 부산 시민 전체의 뜻인 양 포장하는 건 시민을 기만하는 일입니다.
절차도 문제입니다.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행안부 검토, 롯데자이언츠 민간투자의향서 제출, 중앙투자심사 의뢰까지 단계를 밟아온 사업입니다. 반면 북항 야구장은 절차는 전무한 채 건설에만 최소 7~10년이 소요됩니다.
북항은 국제도시 부산의 얼굴입니다. 세계를 향해 열린 이 공간은 해양 문화와 관광, 복합 인프라가 어우러진 랜드마크로 완성되어야 비로소 그 가치를 발합니다. 야구장은 연간 경기 일수가 한정된 단일 용도 시설입니다. 수조 원을 쏟아부어 국제 무대의 핵심 부지를 채우기엔 너무 협소한 쓰임입니다. 매립지라 지하 개발도 불가능하고, 바로 옆엔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설 예정인데 수만 명이 몰리는 야구장의 주차 문제는 아직 답이 없습니다. 건립비도 최소 1조 2천억에서 2조 원에 달합니다.
요구드리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2,800명 설문이 아니라, 부산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정식 찬반투표를 실시해 주십시오. 수조 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몇몇 정치인의 공약으로 결정해선 안 됩니다. 민주주의는 절차입니다. 시민이 직접 결정하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