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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006호 전체기사보기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부산 47번 환자〉 `회복자' 박현입니다

생사 넘나들던 9일 … 가슴과 배, 불에 타는 듯한 통증, 석 달째 후유증 심각 … 개인 방역·거리두기 지속해야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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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 |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




2월 21일, 부산에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날인 금요일 밤으로 기억한다. 평소보다 목의 침 넘김이 아프지는 않지만 약간 간지러운 정도의 인후통이 있었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물을 마시면 바로 괜찮아지는 약간의 마른 기침을 3차례 정도 했다. 겨울날 흔하게 마주하는 미미한 증상들. 그것도 잠시 나타났다가 금세 괜찮아졌다.


사흘 뒤인 24일 새벽, 처음으로 호흡 곤란이 왔다. 동래보건소와 통화 후 집근처 대동병원 야외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러 갔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중 다시 갑자기 호흡 곤란이 왔고 그후 의식을 잃고 길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기절해 부상치료도 함께 받아야 했다.
다음날 양성 판정을 통보받고 고신대 복음병원 격리병동 음압병실에 입원해 산소 공급과 함께 각종 치료를 받았다.


코로나19 증상은 수 많은 여러 다른 증상들이 번갈아 나타나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가슴과 배가 불에 타는 듯한 뜨거움, 때로는 가슴을 칼로 찌르는 듯하다가도 손으로 움켜지는 듯한 통증과 철판이 누르는 듯한 통증에서 기왓장이 누르는 통증 등 하루에도 수십번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다.


다시 한번 고신의료원 중환자실 격리병동 의료진들과 대한민국 모든 의료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덥고 부자연스러운 보호복, 뿌옇게 습기가 차서 잘 보이지도 않는 고글과 두꺼운 보호장갑으로 손의 감각도 느끼기 힘든 상태에서 환자 치료는 물론 통제된 공간이라 환자들의 식사와 심지어 청소까지 직접 해주셨다.


입원 9일 만인 3월 5일, 2번의 음성 결과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지만 여전히 가슴 통증은 남아있었다. 집에서 14일간 격리하면서 조금 걷거나 10분 이상 앉아 있으면 호흡이 가빠지고 스트레칭 동작 한번 하기도 힘들었다. 퇴원 후 2주의 격리가 끝나고 3월에 처음으로 잠시 외출을 했지만 바로 기력이 없어서 5일 간을 침대에서 꼬박 누워서 쉬어야 했다.

차츰 걸을 수 있는 시간과 앉아 있는 시간, 스트레칭 할 수 있는 동작들이 늘어났지만 4월, 한 차례 외출 후에도 기력이 없었다. 5월에도 한 차례 잠시 외출 후 돌아오면 바로 기력이 딸릴 정도로 회복이 너무 더디다. 퇴원 후 석 달이 지나가지만 심한 두통이 계속 되고, 몸의 컨디션은 여전히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고 있다. 오로지 집에서 후유증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완치'라는 말이 오해를 낳아서 코로나에 걸려도 완치 판정 후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착각에 감기처럼 가볍게 여기고 거리두기를 소홀히 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만 `완치자'라고 말할 뿐 외국은 모두 `회복자'라고만 표현한다. `회복자'로 퇴원 후 2∼3개월 후에도 심각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뉴욕타임즈의 최신 기사처럼 한번 걸리고 나면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 힘든 병임에는 틀림없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예방은 개인 방역이다. 시민 모두 손씻기와 마스크 쓰기를 철저히 하고 거리두기를 잘 지키는 것이다. 요즘은 컨디션이 좋은 날은 감사하면서, 나쁜 날은 내일은 좋을거라는 희망으로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라는 로마 철학자의 말처럼 희망을 가지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박현 교수는 입원 후 영어로 SNS에 올렸던 글들을 한글로 번역한 페이스북 사이트 (www.facebook.com/Busan47)를 오픈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부산 47번 환자의 건강 회복과 행복한 삶을 위한 희망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제로 앞으로 코로나19 관련 환자로서 그리고 회복자로서의 경험담과 정보를 계속 공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편집자 주>


 

작성자
김향희
작성일자
2020-06-0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006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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