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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1911호 전체기사보기

바다와 강이 만나는 경계의 땅, 그 너머에서 출렁이는 만추의 서정

갯벌에 흐드러진 갈대밭 장관...소나무숲·단애·바다·낙조까지 자연의 아름다움 만끽할 수 있어

내용


 

 다대포해안산책로 끝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갈대숲.


다대포는 부산의 끝이다. 바다가 있으므로 지질학적 의미에서 뭍의 끝이라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00의 끝'이라고 호명할 때, 그 문장의 의미는 지질학적 의미로서의 '끝', '가장자리'라는 의미에 역사·문화·사회적 맥락으로서의 '끝'이라는 개념이 더해진다는 것을.

세상의 끝으로서의 다대포는 그 자체로 지극한 핍진성을 지니고 있는 땅과 바다다. 그같은 핍진성으로 다대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다대포라고 불리는 일원은 부산의 바닷가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같은 다대포의 매력을 품고 있는 길이 다대포해안산책로다.

다대포해안산책로는 다대포해변공원과 몰운대공원, 몰운대해안산책로를 동시에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다대포해수욕장의 낙조.


다대포해안산책로는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몰운대까지를 잇는 길이다. 비교적 짧은 길이지만 그 길이 품고 있는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갈맷길 4코스(남항대교~낙동강 하굿둑)에 포함되어 있어, 다대포해안산책로 넘어 갈맷길과 새롭게 잇고 닿을 수 있다. 몰운대에는 몰운대해안산책로가 있다.


다대포해안산책로는 11월에 절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습지에 설치된 생태보존 데크에서 한참 꽃을 피운 갈대숲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예전부터 다대포는 낙조로 유명하다. 무리지어 꽃을 피운 갈대숲 너머로 해가 지는 풍경은 장관이다. 밀물 때 드러나는 갯벌에는 수많은 작은 구멍이 나있다. 게들이 숨어있는 게집이다. 검붉은 석양이 서쪽으로 넘어갈 때면 갯벌 가득 펼쳐진 게집 구멍까지 낙조의 박명이 비치고, 갯벌에 펼쳐진 수많은 구멍들이 꿈틀꿈틀 소리를 내며 일제히 움직인다. 구멍 안에 숨어있는 게들이 석양에 몸을 뒤척일 때마다 구멍이 퐁퐁 솟아오르는 것이다.

몰운대 해안산책로는 몰운대를 한바퀴 빙 둘러가며 만들어져 있는 길이 348m의 길이다. 드넓은 바다 위를 수놓은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와 몰운대의 울창한 숲과 함께 바다를 볼 수 있는 명품 산책로를 자랑한다. 몰운대(沒雲臺)라는 지명은 낙동강 하구에 안개와 구름이 끼는 날에는 섬 전체가 안개와 구름 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몰운대는 16세기까지만해도 몰운도(沒雲島)로 불리던 섬이었다. 낙동강에서 내려오는 토사가 퇴적돼 다대포와 연결되면서 육지가 됐다. 해운대 동백섬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육계도(陸繫島)다.

몰운대에서 낙동강 칠백리를 따라 흘러내린 모래와 흙으로 강과 바다 사이에 형성된 삼각주인 대마등과 장자도, 부산의 제일 끝에 해당하는 남형제도와 북형제도, 나무섬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라볼 수 있다.
몰운대의 빼어난 자연경관은 다대 팔경(多大 八景) 중 제1경인 '몰운관해(沒雲觀海)'로 몰운대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바다의 경관을 말한다. 또 하나의 제1경은 '화손낙조(花孫落照)'다. 몰운대 동쪽 끝자락 화손대(花孫臺)에서 보는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산책로 중간에 있는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호 다대포 객사는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객사는 고려·조선시대에 각 고을에 설치했던 것으로 관사 또는 객관이라고도 한다. 객사는 고려 전기부터 있었으며 외국 사신이 방문했을 때 객사에 묵으면서 연회도 가졌다. 조선시대에는 객사에 위패를 모시고, 초하루와 보름에 궁궐을 향해 예(망궐례)를 올리기도 했으며 사신의 숙소로도 이용했다.
다대포 객사를 처음 지은 연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조선 순조 25년(1825)에 다시 지었다고 한다. 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다대초등학교 안에 있던 것을 1970년 현 위치로 옮겨 복원한 것이다.

앞면 5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이다. 벽이 없이 기둥으로만 이루어진 이 객사는 일반적으로 중앙의 정당과 좌우 익실로 이루어진 다른 객사들과는 달리 정당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대포 객사는 부산에 하나밖에 남아있지 않은 조선시대 객사 건축물이다.

몰운대해안산책로는 군사작전지역으로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됐다가 1997년 이후 출입이 허용됐다. 군사지역이라 24시간 개방하지 않고 일정 시간만 개방한다. 여름철(4~9월)은 오전 5시~오후 8시, 겨울철(10월~3월)은 오전 8시~오후 6시다.
다대포해수욕장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사구가 있고 가을과 겨울의 낙조는 사무치게 아름답다. 갯벌에서 자라는 억센 갈대들이 굵은 손마디를 흔들며 꽃을 피워올리는 풍경은 다대포에서만 볼 수 있다.

11월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부산의 늦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기도 하다. 이맘때 다대포를 찾으면 하늘을 향해 한껏 손을 벌리고 있는 갈대숲과 철새의 군무를 볼 수 있다. 멀리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해안공원의 솔숲을 지나 다대포해안산책로와 몰운대해안산책로를 걸으면 속세를 떠나 선계로 가는 열락의 여정같이 느껴진다.
한번쯤 세속의 먼지를 털어버리고 싶을 때, 그곳 다대포해안산책로를 걸을 일이다.



                                                                                                                                                           글·김영주  사진·권성훈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9-11-0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1911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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