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제201911호 전체기사보기

해맑은 아이들 웃음 있는 '젊은 나라' 캄보디아, 메콩강 기적 꿈꾼다

내용

아세안 국가는 ⑤ 캄보디아(Kingdom of Cambodia)


인도차이나반도의 남서쪽, 메콩강의 끝자락. 이곳에 제국주의 식민 지배와 '킬링필드'라는 아픈 역사를 뒤로 하고 메콩강의 새로운 기적을 일구는 생기 넘치는 나라 캄보디아가 있다. 많은 사람이 캄보디아를 사회주의 국가로 생각하지만, 캄보디아의 정식 명칭은 '캄보디아 왕국'으로 입헌군주제 국가다. 현재 국가 원수는 지난 2004년 즉위한 시하모니 국왕이며, 훈센 총리가 집권 중이다.


프놈펜 왕궁 전경 


- 국토 면적: 181,035㎦
- 인구: 약 1,645만 명
- 민족 구성: 크메르 90%, 베트남 5%, 화교 1% 등
- 언어: 크메르어
- 국교: 불교(96.8%)


■앙코르와트의 나라 '캄보디아'

캄보디아의 화려한 문화를 자랑하는 대표 유적 '앙코르와트' 전경.


캄보디아는 우리에게 '앙코르와트'로 더 친숙하다. 9세기, 우리나라로 치면 광개토대왕과 같은 위대한 지도자 '자야바르만 2세'가 나타나 앙코르 왕조가 지배하는 크메르 제국 시대를 열었다. 크메르 제국은 지금의 태국·라오스 등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대부분을 지배할 정도로 번성했다. 앙코르와트는 바로 이 크메르 제국 시대에 수리야바르만 2세가 세운 것이다.
앙코르와트는 '왕조의 사원'이라는 뜻으로 초기에는 힌두교의 전신인 브라만교 사원으로 지어졌다가 후대에 불교 사원으로 바뀌었다. 지난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엠립은 지난 2013년 부산과의 직항이 개설돼 하루 1회 운항 중이다.


■슬프지만 기억해야 할 역사 '킬링필드'

'청아익 학살센터' 킬링필드 위령탑을 둘러보는 관광객들


캄보디아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킬링필드'다. 번성했던 크메르 제국은 태국과 베트남이 강해지면서 두 나라의 잦은 침공으로 쇠퇴했다. 캄보디아는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아시아 침략 이후 프랑스의 보호령이 되었다가 태평양전쟁 이후에는 일본에 점령당해 괴뢰 정권이 들어서는 등 수난을 겪었다. 일본의 패전 이후 1953년 캄보디아 왕국으로, 프랑스로부터 독립했으나 1970년 쿠데타로 시아누크 국왕이 물러나고 크메르 공화국이 들어섰다. 그리고 1975년, 캄보디아 전역을 피로 물들인 '크메르 루주'의 지배가 시작됐다.
'크메르 루주'는 '붉은 크메르'라는 뜻이다. 크메르 루주의 수장인 폴 포트는 프랑스 유학파로 사회주의 국가 건설에 앞장섰는데, 사실 그의 정책은 사회주의와는 관련 없다는 평이 많다. 크메르 루주는 강력한 통제 정책을 펼쳤으며, 특히 지식인들을 탄압했다. 문화인·정부 관료·사무직 등은 강제로 시골로 보내져 험한 노동을 해야 했고, 나중에는 대부분 수용소에서 학살당했다.

흔히 말하는 '킬링필드'는 '죽음의 들판'이라는 뜻으로 크메르 루주 집권기의 대량 학살 또는 집단 매장지를 말한다. 캄보디아 전역에는 수백 곳의 킬링필드 유적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수도 프놈펜에 있는 '뚜올 슬렝' 보안 감옥과 '청아익 학살센터'가 유명하다.


'뚜올 슬렝'에 전시된 크메르 루즈 집권기 교도관과 고문관으로 활동한 젊은이들. 이들 대부분은 시골 출신으로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으며, 나중에는 반동으로 몰려 함께 학살당했다.


원래 고등학교였던 '뚜올 슬렝'은 크메르 루주 집권 이후 사람들을 수용하고 고문해 거짓 자백을 받는 곳으로 사용됐다. 고문관들은 대부분이 시골에서 온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었는데 그들이 배운 것은 자백을 받아내는 고문 기술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크메르 루주의 칼이 됐던 이 젊은이들도 반동으로 내몰려 함께 학살당했다. 프놈펜 외곽에 있는 '청아익 학살센터'는 원래 과수원이었으나 학살지가 됐다. 약 129개의 공동 무덤이 발굴됐는데 희생자들의 유골은 아직도 끊임없이 나오는 중이다. 그중에는 어린아이들도 있다. 복수할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전 가족을 몰살하는 것이 크메르 루주의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1975~1978년 약 3년 7개월 동안 100만 명 이상(300만 명 정도라는 주장도 있다)이 학살당했다. 당시 캄보디아 인구는 약 700만 명이었다. 킬링필드 전범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아이들 웃음이 있는 젊은 나라

강변산책로에서 휴식을 즐기는 프놈펜 시민들.


동남아시아에서 프놈펜 행 비행기에 오르면 유치원생 학부모들이 단체여행을 왔나 싶을 정도로 아이가 많은 것에 놀라게 된다. 잦은 전쟁과 '킬링필드'를 겪은 캄보디아인들은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아이도 많이 낳는 편이다. 2017년 기준 캄보디아의 합계 출산율은 2.5명이며, 0~4세 인구가 전체의 11%를 차지한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25세 이하로 이뤄진 그야말로 '젊은 나라'이다. 특히 수도 프놈펜은 일을 위해 도시를 찾은 젊은이들로 넘친다. 저녁이면 가족과 함께 산책이나 외식을 나온 아이들 웃음소리가 거리에 가득하다. 전체인구에서 만65세 이상이 14%가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다.


■4개 강 만나고 흩어지는 수도 '프놈펜'

포스코가 건설한 프놈펜 시내 바타낙센터 39층에서 내려다 본 프놈펜 시가지 모습.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엠립에서 버스로 약 6시간을 달리면 캄보디아의 수도이자 경제 중심인 '젊은 도시' 프놈펜에 도착한다. 예부터 물이 있는 곳에 도시가 발달했듯 프놈펜도 물과 친한 곳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강인 메콩캉(Mekong River),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담수호 똔레쌉(Tonle Sap)을 비롯해 바싹강(Bassac River), 뚠레바싹(Tonle Bassac) 등 4개 강 및 지류가 합류했다가 다시 흩어진다. 강이 만나고 갈라지는 것처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


프놈펜의 전설을 품은 왓 프놈 사원

프놈펜은 '펜 할머니의 언덕'이란 뜻이다. 전설에 따르면 어느 날 메콩강이 범람해 불상 네 개가 떠내려 왔다. 마을 사람들은 동네 어른인 펜 할머니에게 이 불상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다. 할머니는 재산을 들여 언덕을 만들고 불상을 모실 사원을 지었다. 프놈펜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자 가장 높은 언덕에 있는 '왓 프놈(Wat Phnom : 언덕 위의 사원)'이다.
'펜 할머니'의 전설이 있어서일까? 불상을 모신 절이지만 '왓 프놈'은 우리네 절과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할머니의 얼굴을 한 불상, 힌두교 신화에 나오는 뱀 '나가', 중국 도교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태상노군 등의 조각상이 공존한다. 할머니(어른)에 대한 캄보디아인들의 공경과 불교·힌두교·도교가 결합해 독특한 분위기가 탄생한 것이다.


프놈펜 왕궁을 지키는 나가 상


네 개의 불상을 데려오고, 각종 물자를 싣고 나르며 물류의 중심 역할을 했던 강변은 오늘날 프놈펜 시민들의 안식처가 됐다. 경쾌한 팝 음악이 울려 퍼지는 펍, 사람들을 유혹하는 각종 먹거리가 가득한 야시장, 가족·연인과 앉아 담소를 나누며 한낮의 더위를 식히는 산책로가 강변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최근에는 한류가 인기를 끌며 K-POP이 울려 퍼질 때도 있다고 한다. 해 질 녘부터 밤까지 관광객을 태우고 바쁘게 메콩강을 오가는 유람선도 볼거리를 더한다.


■연 평균 7%대 성장 … 캄보디아는 변신 중

시원하게 뻗은 광장에서 아침운동을 즐기는 프놈펜 시민들.


캄보디아는 섬유·봉제·신발 산업이 전체 산업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최저 임금도 이들 산업의 임금을 기준으로 노사정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2019년 기준 최저 임금은 월 182달러이다. 2011년 이후 줄곧 7%대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공식 화폐는 리엘이지만 달러(USD)를 함께 쓴다. 1달러 이상은 달러, 이하는 리엘을 쓰는 것이 보통이다.
수도 프놈펜을 비롯해 캄보디아는 지금 거대한 변신 중이다. 곳곳에 투자와 개발이 한창이다. 아직 먼지가 풀풀 날리는 시 외곽도로와는 달리 프놈펜 시 중심 노로돔 거리(Norodom Boulevard), 시아누크 거리(Sihanouk Boulevard) 등은 곧게 뽑은 도로와 시원하게 펼쳐진 중앙광장이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외국 투자도 활발하다. '일본교' '러시안마켓' 등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초기에는 일본과 러시아의 투자가 많았고 최근에는 중국의 투자가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시내 중심가는 이곳이 중국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중국어 간판이나 중국음식점, 상점 등이 즐비하다.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도 점차 늘고 있는데 프놈펜 중심의 복합금융센터 '바타낙센터(Vattanac Capital Tower)'는 포스코가 건설했다. '바타낙센터' 전망대에서 프놈펜 시가지를 내려다보면 곳곳에서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이 도시가, 그리고 이 나라가 앞으로 5년 뒤 어떤 모습이 될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다.


■한국과 캄보디아, 부산과 프놈펜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 내외 방문 환영 사진을 걸었던 프놈펜 거리 모습.


우리나라와 캄보디아는 지난 1970년 수교를 맺었다가 크메르 루주의 집권 이후 단교했다. 1997년 재수교 이후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 발표 이후 중요 파트너로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 3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캄보디아를 방문해 훈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부산시와 수도 프놈펜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2009년 자매도시 협정을 체결한 이후 자매도시 공무원 초청 연수, 봉사단 파견, 한글학교 지원 등의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부산시는 2011년 프놈펜에 소방차량 9대를 기증했다.


■관광객이 사랑하는 도시, 프놈펜

프놈펜 야시장에서 각종 먹거리를 즐기는 관광객들.


프놈펜 거리를 걷다보면 많은 외국인 관광객에 놀란다. 주로 베트남에서 장거리버스를 타고 넘어오거나 앙코르와트를 방문하기 위해 프놈펜으로 입국해 최근 카지노 및 관광도시로 개발이 한창인 시아누크빌을 거쳐 가는 코스를 즐긴다.  '청아익 학살센터', '뚜올 슬렝', 왓 프놈 사원, 왕궁, 프놈펜 야시장 등이 주요 방문지로 꼽힌다. '청아익 학살센터'와 '뚜올 슬렝'은 한국어·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상세한 오디오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강변에 있는 프놈펜야시장은 각종 먹거리는 물론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는 상점거리로 인기가 높다.
프놈펜에 왔다면 삼륜차 '툭툭(TukTuk)'도 타봐야 한다. 앱을 이용하면 크메르어를 못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용요금도 거리에서 바로 불러서 탈 때보다 저렴하다.


■"가족 중심 문화 … 저녁 있는 삶에 만족"

캄보디아 한인회 회원들.


캄보디아에는 약 1만5천여 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은퇴 이민·선교·사업·주재원 등 캄보디아에 자리 잡은 이유도 다양하다. 은퇴 이후 캄보디아로 옮겨가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노년 계층이 많은 것이 캄보디아 한인들의 특징이다. 재캄보디아한인회는 어르신들을 위해 노인회를 만들어 다양한 모임을 지원하고, 한국국제학교의 운영을 돕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프놈펜을 소개하면?
- 1년 내내 따뜻한 기후. 온도 변화가 적고 추워서 몸이 경직될 일이 없으니 아프거나 다칠 일이 없다.
- 순박한 사람들. 우리나라의 70~80년대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이다.
- 저녁이 있는 생활.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라 퇴근 후 다른 모임이나 활동 없이 가족과 즐기는 시간이 많아진다. 한국만큼 다양한 즐길 거리는 없지만 퇴근 후 휴식과 가족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 프놈펜 진출이나 취업을 원한다면?
- 해외기업 진출이 증가하면서 금융서비스직이나 중국 고객 대상 서비스 인력 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영어와 업무에 대한 이해, 다양한 문화에 대한 포용력은 물론이고 퇴근 후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10월 18일 프놈펜에서 취업박람회를 진행할 예정인데 화상을 통한 상담도 가능하다. 코트라의 해외취업 지원 사업, 해외 인턴제도 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19-10-1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1911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