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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10월호 통권 144호호 기획연재

단풍으로 물든 고풍스러운 도시를 산책하다

세계테마여행 - 캐나다 오타와 ①

내용

북아메리카 대륙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다. 국토 면적은 9,984,670㎢, 즉 대한민국의 약 100배 크기다. 이 광활한 땅에는 수천 년 전부터 원주민이 살고 있었으나 본격적인 캐나다의 역사는 500여 년 전 유럽인들이 대서양을 건너오며 시작됐다. 주로 영국계 이민자들과 프랑스계 이민자들이 이주해왔고, 영국 식민지였던 캐나다는 1867년 독립해, 올해로 건국 151주년을 맞았다. 유럽 국가들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오타와에서 만난 국민들은 지금의 캐나다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는다고 한다. 세계에서 온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모여 살면서도 각자의 전통과 문화를 서로 존중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고, 그것이 캐나다 문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이들은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으며, 유난히 이방인에게 친절하다. ‘이민자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캐나다에선 다수의 사람들이 캐나다인이면서 이방인이다.

 

팔러먼트 힐.

▲팔러먼트 힐.

 

 

행정수도 오타와 … 역사·문화·예술 중심지

오타와는 온타리오주 남동쪽에 위치한 캐나다의 수도다.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오타와는 세계 수준의 국립 박물관들이 모여 있고,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아름다운 운하가 있어 연중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오타와’라는 지명은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인 오다와족에서 유래한 것으로 ‘교역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오타와는 오대호와 세인트로렌스강을 연결하는 위치에 있어 오랫동안 무역이 성행했던 곳으로 영국 식민지 시대에는 비버 모피와 오크 목재를 유럽대륙에 수출했다.

 

오타와는 영국 식민 지배를 받던 1857년 빅토리아 여왕에 의해 수도로 지정됐다. 캐나다 자치령으로 독립한 이후에도 오타와는 수도로 남았다. 당시 수도 후보지는 토론토, 킹스턴, 몬트리올, 퀘백시티 네 곳이었다. 토론토와 킹스턴을 장악한 영국인들과 몬트리올과 퀘백시티에서 세력을 키우던 프랑스인들은 서로 자신의 도시가 수도가 돼야 한다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했던 빅토리아 여왕은 결국 중간에 있던 오타와를 택한 것이다.

 

 

 

매년 5월에서 8월까지 국회의사당 야외 잔디밭에서 무료 야외 요가 수업이 열린다.

▲매년 5월에서 8월까지 국회의사당 야외 잔디밭에서 무료 야외 요가 수업이 열린다.

 

유럽 문화 영향 … 영어·프랑스어 공용어

오타와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온 사람들이 섞이면서 영어와 프랑스어 둘 다 사용하는 도시가 됐다. 영어와 프랑스어는 캐나다 공용어로, 캐나다 전역에서 판매하는 물품에는 두 개 언어가 같이 표기돼 있고, 모든 공문서도 영어와 프랑스어가 병기되어 있으니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오타와는 다른 도시에 비해 두 언어를 일상생활에서 같이 쓰는 비중이 높다. 수도이기도 하거니와 영국 문화권인 온타리오주에 속해 있으면서도 프랑스 문화권인 퀘백주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퀘백주의 경우 모든 도로교통 표지판이나 간판이 프랑스어로 돼 있고, 나머지 캐나다 지역에선 영어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오타와는 다문화주의가 가장 발달한 도시 중 하나로, 세계 각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온타리오주에서 토론토 다음으로 이민자가 많은 오타와는 다양한 언어와 종교, 문화가 섞여 있다. 세계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최근 출신국 통계를 보면 아시아와 중동 53%, 아프리카 17%, 유럽 15%이다. 실제로 길을 걷다보면 영어나 프랑스어뿐만 아니라 아랍어·중국어·스페인어·이탈리어 등 각국의 언어가 자주 들려온다.


리도 운하는 오타와 도심을 관통해 킹스턴까지 이어지는 202㎞의 운하다.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랫동안 운영된 운하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됐다.

▲리도 운하는 오타와 도심을 관통해 킹스턴까지 이어지는 202㎞의 운하다.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랫동안 운영된 운하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됐다.

 

국회의사당 … 오타와 제1의 관광 명소

 

오타와 제1의 명소는 팔러먼트 힐(Parliament Hill)이다. 국회의사당(Parliament of Canada)이 소재한 이곳은 캐나다 정치의 심장부이다. 실제 정무가 이루어지는 곳이면서, 연일 관람객을 위한 무료 가이드 투어가 진행되는 곳이다. 한 해 3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팔러먼트 힐은 중앙에 너른 잔디밭이 있고, ‘ㄷ’자 형태로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와 사진을 찍고, 시민들은 잔디밭에 자유롭게 모여 앉아 밥을 먹거나 음악을 듣거나 낮잠을 잔다. 국가 주요기관인 국회의사당이 시민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꺼지지 않는 횃불’(Centennial Flame)이다. 1967년 건국 100주년을 기념으로 설치한 천연가스 불꽃으로, 365일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곳을 지나면 멋진 고딕 양식의 본관 건물이 있고, 건물 위쪽에는 92.2m 높이의 ‘평화의 탑’(Peace Tower)이 우뚝 솟아 있으며, 큰 시계가 달려 있다. 이 탑 전망대에 오르면 오타와 시내는 물론 강 건너 퀘백주까지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팔러먼트 힐에서는 국가행사가 자주 열린다. 특히 7월 1일은 캐나다 건국일인 ‘캐나다 데이’(Canada day)로 이 일대가 축제의 장이 된다. 캐나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인파가 캐나다 국기와 닮은 빨간색과 하얀색 옷을 입고 축하 행렬을 벌이는 모습은 장관이다. 국가의 중대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띤다고 할 수 있다.

 

여름이면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으며,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야외에서 요가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여름밤엔 화려한 조명쇼가 국회의사당 건물을 무대 삼아 펼쳐지며, 겨울에는 캐나다에서 가장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이 12월 한 달간 불을 밝힌다.

 

리도 운하는 겨울이 되면 7.8㎞ 길이의 천연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한다. 이곳은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야외 스케이트장이다.

▲리도 운하는 겨울이 되면 7.8㎞ 길이의 천연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한다. 이곳은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야외 스케이트장이다.

 

리도 운하 … 유네스코 세계유산

 

오타와강은 캐나다 중동부를 흐르는 1천 271㎞ 길이의 강으로, 오대호와 대서양을 잇는 세인트로렌스강의 주요 지류다. 오타와강이 흐르는 오타와는 주요 건물들이 이 강을 따라 들어서 있다. 한편 오타와강에서 시작되는 리도 운하(Rideau Canal)는 오타와 도심을 관통해 온타리오 호수를 끼고 있는 킹스턴까지 이어진다. 202㎞의 리도 운하는 미국과의 전쟁을 대비해 만든 물자수송 수로로 1832년 완공했다.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랫동안 운영된 운하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됐다. 대부분의 시설들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5월부터 10월까지 배가 지나갈 때면 수동으로 사람이 수문을 열고 닫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문은 계단 형태로 높낮이가 정해져 있으며,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중력의 법칙을 이용해 움직인다. 높은 쪽과 낮은 쪽의 수위를 같게 해 배가 통과하게 하는 것이다. 각 수문 당 100만 리터 이상의 물이 흘러간 뒤에야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다. 리도 운하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시민들은 리도 운하를 따라 산책하고 조깅하며 자전거를 즐겨 탄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유람선이 지나가고, 겨울이 되면 꽁꽁 언 운하는 천연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한다. 길이 7.8㎞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야외 스케이트장이다.


바이워드 마켓, 200년 역사의 전통시장

 

바이워드 마켓(Byward Market)은 캐나다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1826년 설립했으니 거의 2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1840년대부터 퀘백과 오타와 밸리에서 농부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을 가져와 팔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시장이 활성화됐다. 갓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이며, 세계 시장의 85~90% 이상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캐나다 대표 특산품인 메이플 시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메이플 시럽은 단풍나무 수액을 오랫동안 끓여 만든 시럽으로, 끓이는 시간에 따라 농도와 맛이 달라진다. 한편에서는 장신구, 꽃, 옷, 예술 작품과 소품들을 팔고 있다.

 

이곳의 명물 중 하나인 비버테일(Beaver Tails) 가게도 있다. 비버테일은 비버라는 동물의 꼬리 모양을 닮은 넓적한 빵에 계피가루, 설탕, 초콜릿, 땅콩버터, 치즈, 마늘 가루 등 다양한 토핑을 얹어 먹는 것을 말한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들른 곳으로도 유명하며,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 밖에도 이 일대는 유서 깊은 카페가 많고 맛집이 모여 있으며, 예술가들의 거리 공연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모임 장소로도 인기 있는 곳이다.

 

 

 

오타와에는 세계 수준의 국립박물관이 몰려 있어 ‘박물관의 도시’라고도 불린다(사진은 캐나다 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물을 구경하는 관람객들).

▲오타와에는 세계 수준의 국립박물관이 몰려 있어 ‘박물관의 도시’라고도 불린다(사진은 캐나다 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물을 구경하는 관람객들).

 

박물관 도시 … 세계 수준의 국립 박물관·미술관


오타와는 박물관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타와에는 수많은 박물관과 갤러리가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캐나다 역사박물관(Canadian Museum of History)을 꼽을 수 있다. 캐나다 원주민 생활상을 담은 다양한 자료부터 오늘날까지의 캐나다 역사가 총망라돼 있어 한눈에 캐나다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캐나다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Canada)은 프랑스 루브르와 미국 메트로폴리탄에 이어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는 미술관이다. 캐나다, 미국, 유럽 거장의 작품들에서부터 실험적인 현대 작품들까지 무려 2만 5천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어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미술관 입구 광장에는 프랑스 여성 조각가인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거대한 거미 조각 작품인 ‘마망’ (Maman)이 전시돼 있다.

 

이 밖에도 캐나다 자연사박물관(Canadian Museum of Nature), 캐나다 전쟁박물관(Canadian War Museum), 캐나다 과학기술박물관(Canada Science and Technology Museum), 캐나다 항공우주박물관(Canada Aviation and Space Museum) 등이 있어 관심사에 따라 골라보는 즐거움이 있다.

작성자
김정희
작성일자
2018-09-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10월호 통권 144호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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