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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3월호 통권 137호호 기획연재

축제와 라멘의 도시 눈·귀·입 모두 즐거운 여행

응답하라! 자매도시 - 일본 후쿠오카 ②

내용

최근 한국의 많은 여행객과 TV 여행프로그램들이 일본 후쿠오카를 주목하고 있다. 왜 많은 사람들이 후쿠오카를 찾는 걸까? 한국과 가깝고, 비교적 저렴한 물가, 미식과 축제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내에서도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후쿠오카다. 시 공식 시티가이드 홈페이지 요카나비(yokanavi.com)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선정한 음식이 맛있는 마을 2위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거기에 CNN이 뽑은 아시아의 10대 포장마차 거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식과 축제의 도시 후쿠오카를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시카노시마 자전거 투어 코스(사진제공·후쿠오카시).
▲시카노시마 자전거 투어 코스(사진제공·후쿠오카시). 

 

일본 라멘의 성지 ‘후쿠오카’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인 라멘. 그중에서도 후쿠오카는 라멘의 성지다. 일본 3대 라멘에서 반드시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하카타라멘’이다. 후쿠오카의 하카타(博多)지역에서 시작된 ‘하카타라멘’의 특징은 면이 가늘다는 점. 돼지 사골 국물이 면에 잘 스며들게 하기 위해 가늘어졌다고 하는데, 이는 후쿠오카를 찾는 선원과 여행객들에게 빨리 음식을 내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카타라멘은 후쿠오카 어디서든 맛볼 수 있지만 대표적인 라멘가게로는 ‘이치란(一蘭)라멘’과 ‘잇푸도(一風堂)라멘’이 유명하다. 일본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체인점을 낼 정도로 하카타라멘을 대표하는 곳이다. 두 곳 중 하나인 이치란라멘 본점을 찾았다. 나카스카와바타(中洲川端)역을 나와 텐진 방면으로 가다 나카강을 건너기 전 오른쪽에 붉은색 빌딩이 이치란 본점이다. 번잡한 시간을 피해 늦은 점심시간(오후 3시)에 들렀지만 가게 앞은 여전히 대기 인원으로 북적였다. 다행히 혼자 찾아 간 것이라 10분 만에 자리가 났다.

 

후쿠오카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축제의 도시다. 사계절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특히 5월의 ‘하카타 돈타쿠’, 7월의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는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일본의 대표 축제다(사진은 매년 5월 열리는 하카타 돈타쿠 미나토마쓰리). 

▲후쿠오카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축제의 도시다. 사계절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특히 5월의 ‘하카타 돈타쿠’, 7월의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는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일본의 대표 축제다(사진은 매년 5월 열리는 하카타 돈타쿠 미나토마쓰리). 

 

가게 문 앞의 자판기에서 메뉴를 골라 식권을 뽑으면 된다. 자판기는 터치 패널로 한글서비스도 지원하니 망설일 필요가 없다. 890엔짜리 라멘 식권을 뽑아 자리로 간다. 이치란라멘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혼밥’에 최적화 돼 있다는 것. 1층은 일반적인 테이블석이지만 2층부터는 1인석이다. 독서실처럼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쳐져 있는데, 이는 라멘의 맛에 온전히 집중하라는 개념이다.

 

자리에 앉으면 주문용지를 준다. 한글로 된 주문용지를 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그 위에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치면 된다. 국물의 맛(진한~싱거운), 기름진 정도(깔끔한~걸쭉한), 마늘·파·차슈(삶은 돼지고기를 얇게 자른 것), 맵기, 면의 강도를 정할 수 있다. 처음이라면 모두 기본을 선택하면 된다. 

 

테이블 위 버튼을 누르면 직원이 와서 주문용지와 식권을 가져간다. 그때부터 조리 시작. 중간에 추가로 주문을 하고 싶다면 한쪽에 있는 종이에 체크를 해 현금과 함께 주면 된다. 기다림은 짧지 않다. 넉넉한 면에 농후한 돼지국물 위 간략하게 얹혀있는 파와 돼지고기. 면은 부드러우면서 씹는 맛도 있다. 한 끼 식사에 제격이다. 느끼한 맛이 싫다면 매운 소스를 더해보자. 국물이 훨씬 개운해 진다.

 

후쿠오카는 라멘의 성지다. 일본 3대 라멘에서 반드시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후쿠오카의 하카타 지역에서 시작된 ‘하카타라멘’이다. 

▲후쿠오카는 라멘의 성지다. 일본 3대 라멘에서 반드시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후쿠오카의 하카타 지역에서 시작된 ‘하카타라멘’이다.  

 

축제의 도시 후쿠오카, 5·7월이 더 즐거워 

 

후쿠오카는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축제의 도시다. 사계절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가 열리는데, 5월의 ‘하카타 돈타쿠’, 7월의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는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일본 대표 축제다.

 

매년 5월 3~4일 열리는 돈타쿠는 후쿠오카의 공공기관, 학교, 사회단체, 일반기업, 주민까지 참여하는 전통 축제로 규슈 최대 규모의 마쓰리다. 1179년에 시작된 정월 축제인 ‘마쓰바야시(松ばやし)’가 그 기원으로 약 83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돈타쿠(どんたく)’는 네덜란드어인 ‘존타크(휴일)’에서 유래됐다. 돈타쿠의 하이라이트는 고후쿠마치에서 텐진까지 이어지는 약 1.3㎞ 구간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다. 수백여개 단체와 수만여명의 인원이 참가하는 이 행렬은 유카타를 입고 백조 모자나 익살스러운 탈을 쓴 행렬부터 양손에 쥔 주걱을 치며 흥을 돋는 행렬까지 보는 재미가 있다.

 

7월 1~15일 열리는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도 후쿠오카 대표 축제다. 이 축제는 1241년 여름, 마을에 역병이 돌아 이를 쫓기 위해 ‘쇼이치 국사’가 가마를 타고 물을 뿌리며 마을을 돌았던 데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라이트는 15일 오전 4시 59분 마을별로 가마를 들고 5㎞를 뛰는 ‘오이야마카사’. 큰북의 신호 소리와 함께 가마를 짊어진 남자들이 하카타의 거리를 전력으로 질주한다.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박력 넘치는 행사다.

 

축제 기간 거리 곳곳에서는 장식용 가마인 ‘카자리 야마카사(飾り山笠)’를 볼 수 있다. 들고 뛰는 가마보다 높이가 훨씬 높고 더 화려하다. 1개당 제작 비용에 1천만엔(약 1억원) 이상 들일 정도로 공을 들인다. 하카타 지역을 중심으로 10여개의 카자리야마가 각각 다른 내용으로 꾸며진다. 

 

이밖에도 가을에는 후쿠오카시 히가시구의 하코자키궁(신사)에서 열리는 ‘방생회’(9월 12~18일), 겨울에는 사업번창과 어업의 신인 ‘에비스’를 모시는 ‘토가에비스’ 신사에서 열리는 토카에비스(1월 8~11일) 등이 있다. 

 

한적한 일본 항구의 모습을 간직한 시카노시마 섬은 자전거투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한적한 일본 항구의 모습을 간직한 시카노시마 섬은 자전거투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자전거 타고 섬 한바퀴 ‘자전거투어’

 

후쿠오카를 여러 번 다녀왔다면 조금 특별한 투어를 즐겨보자. 하카타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섬인 ‘시카노시마’를 자전거를 타고 호젓하게 돌아보는 자전거투어다. 섬 항구 바로 앞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으므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시카노시마 내 료칸에서 호화로운 해산물 정식을 맛 볼 수 있어 1석 2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여행이다. 섬 한바퀴 거리는 10㎞로 초보자도 부담이 없다.

 

자전거투어의 시작은 텐진빌딩 1층의 규슈관광안내소부터다. 이곳에서 시카노시마 자전거투어 예약을 할 수 있기 때문. 일본어를 할 수 있다면 사전에 전화(092-731-7711)로 예약해도 된다. 하카타항 국제터미널 인근에 있는 ‘베이사이드 플레이스 하카타’로 갔다. 여기서 시가 운영하는 페리를 타고 시카노시마로 간다. 오전 9시 40분이 첫 배고 오후 1시 10분이 마지막 배.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카노시마는 우미노나카미치(海の中道 바닷속 길)라는 모랫길로 이어져 있기 때문.

 

이번엔 배를 타고 도전했다. 하카타항을 나와 30분, 종점이 시카노시마다. 이곳은 번화한 도심과 달리 한적한 일본의 항구 모습을 하고 있다. 소음이 거의 없는 여유로운 공기 속을 자전거로 달린다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듯하다. 

 

자전거 대여점 ‘시카노시마 사이클’은 항구를 나와 바로 있다. 게스트하우스 같은 분위기에 카페를 겸하고 있다. 자전거투어 신청서를 작성하고 탈 자전거를 고른다. MTB, 로드바이크, 미니벨로 등을 갖추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MTB를 골랐다. 자전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3시간 대여료는 4천엔. 시카노시마의 해산물요리 가격이 포함된 금액이다. 여기에 보증금 3천엔을 맡기고 보호구를 착용하면 절차는 끝. 자전거투어의 시작이다. 

 

한적한 바닷가마을을 달린다. 도로는 거의 평지. 10㎞인데 3시간이 너무 길다 생각했지만 중간 중간 쉬면서 명소를 둘러보니 전혀 길지 않았다. 시카노시마는 중요한 역사 유적지이기도 하다. 일본의 국제교류 역사를 나타내는 ‘긴인(金印 금인)’이 발견된 곳이 시카노시마의 ‘긴인공원’이다. 긴인은 후한의 광무제가 일본의 천황에게 건네주었다는 순금 도장이다. 현재 긴인은 일본의 국보로 후쿠오카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후쿠오카의 봄은 부산의 봄처럼 벚꽃으로 가득하다.

▲후쿠오카의 봄은 부산의 봄처럼 벚꽃으로 가득하다.

 

해안도로 따라 달리는 자전거 여행 ‘낭만적’

 

긴인공원을 나면 ‘몽골총’이 있다. 13세기 말 고려와 원나라 연합군이 일본을 치러 와 태풍에 휩쓸려 침몰했고, 이때 전사한 병사들을 묻은 곳이 몽골총이다. 몽골총을 지나 마을을 통과하면 구간 중 가장 험한 오르막이다. 대나무 숲 사이 길을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올라갔다. 고개를 지나면 편한 길이 이어진다. 절반을 지나니 허기가 졌다. 길 가에 있는 료칸 ‘마사고야(まさご屋)’에 들어갔다. 자전거투어에는 식권이 포함돼 있다. 모두 6곳의 료칸과 식당에서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이중 한 곳을 들어가 식권을 제시하면 된다.

 

다다미방에서 잠시 앉아 차를 마시고 있으니 대한해협과 현해탄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이 줄줄이 나온다. 회, 성게, 초절임, 생선, 소라구이 등등. 제대로 된 일본 정식에 4천엔이란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다시 해변도로를 달려 약 30분. 우미노나카미치까지 달려본다. 바다 사이의 직선길을 쭉 왕복해 시카노시마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크게 힘 들이지 않고 여유롭게 돌아 약 2시간 30분이 걸렸다.

 

시카노시마에는 이밖에도 도선장 인근의 쇼곤지, 시카우미신사, 시오미공원 전망대, 가츠마해수욕장 등 볼거리가 다채롭다. 특히 역사 깊은 선종 사찰인 쇼곤지는 후쿠오카에선 남녀의 인연을 맺어 주는 사찰로 유명하며, 일본 선종의 좌선, 다도 등 다양한 불교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자전거투어 등 규슈 관광에 대한 안내를 받으려면 후쿠오카시 텐진빌딩에 있는 규슈관광안내센터(092-731-7711)로 가면 된다. 한국어에 능통한 직원이 대기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대로 된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면 부산과 닮은 자매도시 후쿠오카로 떠나보자. 눈과 입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물론, 좋은 추억도 가지고 돌아올 수 있다.

 

 

작성자
조현경
작성일자
2018-03-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3월호 통권 137호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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