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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공사장 천덕꾸러기? 백년의 시간 품은 보물

베어질 위기에서 구사일생… 부산시민공원에 새 보금자리
여름에 만나는 큰 나무 ②부산시민공원 녹나무

내용

부산시민공원은 나무 천국이다. 아홰나무 팽나무 벚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회화나무 소나무 등 온화한 해양성 기후에 잘자라는 나무들이 수종별로 아름답게 도열해 있다. 부산시민공원을 걷는다는 것은 나무들이 도열한 열과 행 사이를 탐험하는 여정과 같다. 나무들의 천국 부산시민공원에는 아주 특별한 나무가 한 그루있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나무들이 양묘장에서 공원으로 이사온 반면 단 한 그루의 나무는 생몰의 끝에서 홀로 고군분투한 끝에 구사일생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사람들은 그 나무를 ‘보물 녹나무’라고 부른다. 

 

부산시민공원 남문을 지키고 있는 녹나무. 아름다운 조형미를 자랑하는 수령 100년 된 나무로 부산시민공원을 대표하는 나무의 하나다.
▲부산시민공원 남문을 지키고 있는 녹나무. 아름다운 조형미를 자랑하는 수령 100년 된 나무로 부산시민공원을 대표하는 나무의 하나다. 

 

2013년 7월 중순 무렵, 부산지역 주요 언론에 꽤 재미있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부산시청 옆 재활용센터에서 예사롭지 않은 녹나무 한 그루가 발견됐다는 소식이었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있던 이 땅에 도로를 내기 위해 땅 주인이 나무를 베어 버리려고 하다가 가만히 보니 그 자태가 심상치 않았다고 했다. 함부로 베어버려서는 안될 귀한 나무라고 판단한 땅주인은 부산시에 연락했다. 소식을 듣고 공사 현장으로 달려간 전문가들은 눈을 의심했다. 쓰레기더미에 방치되어 있는 나무는 그냥 나무가 아니라, 그야말로 희귀한 녹나무였던 것. 베어지기 일보 직전에 구사일생 목숨을 건진 나무는 관련 절차를 거쳐 부산시민공원으로 이식됐다. 그 나무가 부산시민공원 남문에 우뚝 서있는 녹나무다. 

 

‘보물 녹나무’로 불리는 나무는 수령이 100년이 넘은 데다 부산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나무다. ‘보물 녹나무’는 빼어난 조형미를 자랑한다. 높이 15m, 직경 1.15m 크기로 크기도 우람하지만, 무엇보다 좌우로 조화롭게 뻗어나간 가지가 보기 드물게 빼어난 조형미를 보인다는 것. 100년이 넘는 수령과 조형미로 ‘보물 녹나무’의 추정 가격은 약 1억 5천만 원이 넘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 

 

‘보물 녹나무’는 부산시민공원에 새 터를 얻은 후 나무 전문가들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 생장하고 있다. 부산시민공원 시설팀은 "처음 녹나무가 시민공원에 이식됐을 때는 그다지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원래 녹나무는 따뜻한 난대지역에서 자라는 수종으로 일본과 중국에서 많이 자란다. 부산에도 몇 그루 있지만, ‘보물 녹나무’처럼 100년이 넘는 녹나무가 부산에 있다는 사실은 의외라고 한다. 녹나무의 가치가 빛나는 지점이다.

 

부산시민공원 녹나무 주변에서 산책하고 있는 부산시민들.
▲부산시민공원 녹나무 주변에서 산책하고 있는 부산시민들. 

 

‘보물 녹나무’가 백년 넘게 부산과 인연을 맺고 있다는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지금은 수려한 자태와 가치로 부산시민공원을 찾은 이용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붕대처럼 수분 증발 방지 보호대를 감은 녹나무의 드라마틱한 한 생은 부산의 역사와 꽤나 닮았다. 폐허더미에서 도시를 일으켜 세운 부산의 강인한 생명력을 나무는 온 몸으로 말해준다. 

 

‘보물 녹나무’는 말없이 부산시민공원을 지키고 있다. 녹나무 주변에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물장구를 친다. 주말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장터를 열고,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내다 판다. 공원을 찾는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와 웃음을 보물 녹나무는 나이테 안에 새기고 있다. 녹나무는 부산시민공원에서 부산시민과 함께 한 생을 견딜 것이다.

 

부산시민공원 산책로를 따라 산책중인 가족 나들이객.
▲부산시민공원 산책로를 따라 산책중인 가족 나들이객. 

 

보물 녹나무의 그늘 아래서 아이들은 뛰어논다. 이 아이들이 자라 부산을 지키는 나무가 될 것이다.
▲보물 녹나무의 그늘 아래서 아이들은 뛰어논다. 이 아이들이 자라 부산을 지키는 나무가 될 것이다. 

 

여름 더위를 피해 부산시민공원으로 산책을 간다면, 일부러라도 남문으로 방향을 잡아 ‘보물 녹나무’와 눈길을 맞추고 가시라. 당신이 건네는 한 번의 눈길과 한 번의 손길에 부산의 나무, 녹나무의 생명은 파릇파릇 피어날 것이다.

작성자
글·김영주/사진·권성훈
작성일자
2017-07-1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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