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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1호(2016년 1월호)호 기획연재

낙동강과 남해바다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노을 … 철새들의 낙원

I♥Busan / 우리 사는 부산 / ⑩ 사하구

내용

부산 사하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다. 강은 바다를 받아들이고, 바다는 강을 받아들여 합일을 이룬 곳, 사하. 사하에 이르면 누구라도 격의를 허문다. 속마음을 드러내어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인다. 하나가 되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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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해수욕장 자연습지를 가로지르는 ‘생태탐방로’는 지난해 말 준공됐다. 생태탐방로가 걷기 좋은 길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

낙동강은 510㎞의 길고도 큰 강이다. 강원도 어디에서 발원해 1분 1초도 쉬지 않고 흘러간다. 10㎞도 아니고 100㎞도 아니고 500㎞가 넘는 대장정을 쉬지 않고 흐르는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무엇이 강을 쉼 없이 흐르게 하는가. 간절한 마음이다. 바다에 닿으려는 간절한 마음이 낙동강을 흐르게 한다. 궁극의 마지막 지점, 거기가 낙동강 하류, 사하다. 

사하구의 법정동은 모두 여덟이다. 괴정·당리·하단·신평·장림·다대·구평·감천이다. 강이나 바다를 접한 동이 있고 그러지 않은 동도 있지만 생활권은 강과 바다에 맞닿아 있다. 사하 어디에 있든 강바람이 불어오고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신평과 괴정, 하단에서 패총이 발굴됐고 다대포 아미산에는 봉수대가 있어 임진왜란 때 바다로 쳐들어오는 왜군을 한양에 알리는 봉홧불을 피웠다. 

사하구는 부산 서남단에 위치한다.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강서구와 함께 가장 서쪽이다. 사하구 서쪽은 낙동강이고 그 너머가 강서구다. 동쪽은 서구다. 장군봉·천마산·아미산·시약산이 경계다. 북쪽은 구덕산 서쪽 능선과 승학산 줄기를 중간에 두고 사상구와 접한다. 사하구 남쪽은 남해바다다. 사하구는 부산 전체로 보면 서남단이지만 서부산만 떼어놓고 보면 서부산 중심이다. 서부산의 발전을 위한 시정이 펼쳐지면서 사하구는 서부산뿐만 아니라 부산의 중심에도 근접하고 있다.   

서부산의 중심 사하는 역동의 도시다. 굽이굽이 휘어들었다 휘어 나오는 강물처럼 순간순간 가라앉았다 솟구치는 물이랑처럼 파죽지세의 역동이 돋보이는 도시다. 그러한 역동은 한국이 사하를 주목하고 세계가 사하를 주목하게 한다. 동양 최대라는 다대포해수욕장 낙조분수가 그렇고 감천문화마을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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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다.

 

 

‘부산의 마추픽추’ 감천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은 국보급 명물이 된 지 오래다. 2010년 이후 부산에서 가장 각광받는 곳 중 하나가 감천문화마을이고 감천문화마을 벽화골목이다. 주말이든 주중이든 외지인들로 북적인다. 세계기자대회 참석차 부산에 온 전 세계 기자 100여 명도 지난해 감천문화마을을 찾아 감천문화마을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취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관광 100선’에도 등재됐다. 매년 ‘감천문화마을 골목축제’가 열린다. ‘감천문화마을 골목축제’를 찾으면 계단처럼 들어선 집들, 미로 같은 골목길을 누비며 산복도로 삶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스토리텔러에게 듣는 마을 이야기도 흥미롭다. 

사하는 포용의 도시다. 포용력이 얼마나 넓으면 철새란 철새는 다 받아들여 사하는 철새의 낙원이다. 철만 되면 새들로 을숙도며 모래톱이며 낙동강 하구 일대 풍광이 장관이다. 철새는 여름철새와 겨울철새로 나뉜다. 낙동강 하류, 그러니까 사하는 여름에도 철새를 받아들이고 겨울에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철새 살기가 그만큼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는 나라에서도 인정한다. 천연기념물 제179호다. 을숙도를 비롯한 삼각주와 사구가 발달해 수심이 얕고 갯벌이 넓게 형성돼 철새 먹이가 풍부하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와 아미산전망대, 그리고 강변 곳곳의 전망대는 모두 자연친화적이다. 철새가 놀라는 일이 없도록 배려한 철새 친화적 전망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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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해수욕장 자연습지를 가로지르는 ‘생태탐방로’는 지난해 말 준공됐다. 생태탐방로가 걷기 좋은 길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다대포해수욕장·몰운대 ‘일몰’ 절경 

사하는 노을의 도시다. 해 지는 서녘 도시답게 노을은 사하의 진경이다. 사하 어디에서 봐도 노을은 일품이지만 특히 다대포 몰운대 낙조전망대와 낙동강 강변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천하제일경이다. 그런 만큼 사하에서는 길 이름도 노을나루길이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사상구 엄궁동까지 12㎞ 남짓 노을나루길을 걸어 보라. 노을빛을 받아 뺨을 새색시처럼 물들여 보라. 마음을 새색시처럼 물들이는 곳, 거기가 사하다. 감천항에서 몰운대를 거쳐 낙동강하굿둑으로 이어지는 갈맷길 사하 구간, 사하구와 사상구며 서구까지 아우르는 승학산 숲길과 승학산 억새는 사하가 얼마나 걷기 좋은 도시인지 웅변한다.     

사하 선셋로드는 또 어떤가. 노을길을 영어로 표기한 선셋로드는 부산의 21개 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길로 지역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몰운대에서 을숙도 조각공원까지 강변 대로를 따라 이어진다. 노을 풍경과 태고의 신비, 자연미 고이 간직한 생태와 환경, 문화예술 공간이 접목된 걷기 여행길로 손색이 없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합일의 지점에 이르러 사람들은 비로소 주먹을 슬며시 편다. 해 뜨는 풍경이 주먹을 꾹 쥐게 한다면 쥐었던 주먹을 슬며시 펴게 하는 해 지는 풍경. 선셋로드는 하루 또는 한 평생 수고했던 몸과 마음에게 안식과 위안을 주는 길이다. 다대포해수욕장 자연습지를 가로지르는 ‘생태탐방로’가 2015년 연말 준공되면서 걷기 좋은 사하를 찾는 발걸음은 더욱 잦아지는 추세다. 

강과 바다를 낀 사하는 예부터 국경도시였다. 그리고 충절의 도시였다. 조선시대 수군부대인 다대진이 사하에 있었고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중과부적의 적과 맞서 장렬하게 전사했던 충신들이 있었다. 다대포 윤공단은 충신들을 기리는 제단이다. 다대진 부대장이었던 윤흥신 첨사와 친동생 윤흥제, 그리고 함께 순절한 다대포 사람을 기린다. 부산포해전에서 전사한 이순신 장군의 막료 정운장군 순의비도 몰운대에 있다. 

 

해양레포츠 천국 다대포해수욕장

강과 바다를 낀 사하는 해양레포츠 도시로도 각광 받는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선 하늘을 연처럼 날아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연을 뜻하는 카이트와 파도타기 보드를 합친 카이트보딩이란 해양레저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 이곳이다. 수심이 얕고 암초가 없는 다대포해수욕장의 조건이 카이트보딩에 딱 맞는 모양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카이트보딩대회가 열렸다. 몰운대 낙조전망대 앞 공유수면을 이용한 다대해양레포츠센터도 강과 바다를 낀 사하를 해양도시 사하로 견인할 전망이다.    

사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인권도시이기도 하다. 한국 최초로 성공한 인권운동의 산실이 사하다. 물과 접한 사하는 주요 생계수단이 물질이었다. 조선시대 어민은 천민. 설날 차례를 정월초하루가 아닌 섣달그믐에 지내야 했다. 정월초하루 새벽 일찍 고을사또에게 절하는 게 조선시대 천민이 지켜야 할 불문율이었다. 조상보다 사또에게 먼저 절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하루 전날 차례를 지냈다. 다대진 아전 한광국은 이것이 부당하다며 한양을 수차례 드나들었고 마침내 1763년(영조39) 어민을 면천(免賤)한다는 윤허를 얻어낸다. 천민의 굴레를 벗은 전국의 어민들이 십시일반 한광국 공덕을 기리는 비를 세웠다. 윤공단 경내에 있다.

“살기가 복잡하지 않고 느긋해서 좋습니다.” 엄궁에서 치킨집을 하는 권혁주 씨는 사하구 20년 토박이. 동갑내기 부인은 사하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다른 구는 대체로 교통이 복잡하고 사는 게 빠듯한 반면 사하는 그런 게 적어서 좋다고 한다. 초등학교 동창회가 활성화된 것도 특색으로 꼽는다. 초등학교 동창회가 활성화된 이유로 권 씨는 토박이론을 내세운다. 남녀 모두 토박이가 많아 동창회가 잘 된다는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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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낙원인 을숙도는 철만되면 찾아오는 철새들로 장관을 이룬다(사진은 낙동강하구에코센터).

 

    ❷ 

승학산은 가을이면 억새를 보려는 등산객이 줄을 잇는다.

물류중심지·상업도시 … 주민 대부분 ‘토박이’

사하는 토박이가 많아 지역에 대한 애정이랄지 관심이 대단히 높다. 축제 호응도도 높다. 감천문화마을 골목축제, 사하예술제, 7080가족사랑 콘서트, 다대포 어항문화축제, 하단포구 웅어축제 등이 매년 열린다. 주민들 태반이 토박이다 보니 이것저것 물어보면 대답이 술술 나온다. 윤공단이 어디 있는지도 술술 나오고 사하가 얼마나 잘 살던 곳인지도 술술 나온다.      

사하는 한때 부산에서 가장 잘 나가던 상업도시였다. 물류의 주요 수단이 배였던 시절, 낙동강 물목 구포가 그랬듯 강 하구 사하는 잘 나가던 물류도시였고 유통도시였다. 조선시대 사하구 하단은 구포와 같은 면인 사면(沙面)에 속했다. 사면이 융성하면서 요즘 1동, 2동 나누듯이 상중하로 나눠 사상면, 사중면, 사하면으로 나누었다. 부산의 다른 면, 예를 들면 동면은 동상면과 동하면으로 나누고 서면은 서상면과 서하면으로 나누었지만 유독 사면만은 상중하 셋으로 나누었다. 지역세가 엄청났단 방증이다. 

‘사람이 몰려오는 도시’. 지역세가 엄청났던 사하가 다시금 꿈틀대고 있다. 창조도시를 구정목표로 내세워 요소요소 조목조목 창조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창조도시가 지향하는 바를 한 마디로 압축하면 사람이 몰려오는 도시. 낙동강이 하류로 도도하게 밀려오듯 사람들이 사하로 도도하게 밀려오는 그날, 사하는 서부산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작성자
동길산 시인
작성일자
2016-01-1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1호(2016년 1월호)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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