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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만성 음주, 치명적 간 질환 부른다

닥터B의 의학칼럼 / 알코올성 간질환

내용

음주로 인해 매년 세계 인구의 25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모든 사망 원인의 4%를 차지한다. 알코올의 섭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지방간, 지방간염,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증, 간세포암 등을 통칭해 '알코올성 간질환'이라고 부른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알코올에 의한 사망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알코올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 중의 하나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알코올성 간질환이 일반 대중에게도 중요한 문제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속적인 음주, 알코올성 간질환 유발

알코올 섭취가 안전한 상한선을 초과할 때, 간세포의 조직학적, 생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 섭취 안전 상한선은 서양인을 기준으로 남성은 총량 600㎏, 여성은 150∼300㎏이다. 남성의 경우 소주 500㏄(약 1병 반)로 환산했을 때 20년 간 매일 마시는 양으로, 체중이 적은 경우 더 적은 양으로도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알코올 소비량과 알코올성 간질환의 중증도가 비례하지는 않는다. 이들 중 10∼30%는 중증 간질환인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최근 병원을 찾은 55세 여자 환자 박 모 씨는 젊은 시절부터 과도한 음주를 했고, 최근 두 달간 식사를 하지 않고 막걸리만 매일 2병 이상 마신 후 복부 팽만감 및 황달이 발생해 병원을 방문했다. 신체 검진 결과, 심한 황달이 관찰되고 다량의 복수가 의심됐으며, 심한 쇠약, 식욕부진, 우측 상복부 통증, 발열 등을 호소했다.

혈액 검사 등에서 바이러스성 간염 및 자가면역성 간염 등의 증거는 없어, 쉽게 알코올성 간질환을 의심할 수 있었다. CT촬영 및 혈액 검사 등을 분석한 결과, 간 표면의 결절성 변화 및 비장종대 등 간경변증에 해당되는 소견을 보였다. 혈액검사에서도 혈소판 감소증 및 저알부민혈증, 심한 혈중 빌리루빈의 증가 등 중증의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단됐다.

금주,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 효과 커

알코올성 간질환을 진단하려면 위 사례와 같이 진단의 필수 요건인 과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병력 청취가 가장 중요하다. 또 환자의 증상이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 등 각각 질환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방간의 경우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며,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증의 경우에는 피로, 식욕부진, 복통, 황달, 발열, 복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만성 음주력을 판단할 수 있는 혈액 검사인 혈청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 전달 효소와 알라닌 아미노 전달 효소, 간 효소검사 중 하나인 GGT(gamma glutamyl transpeptidase) 등의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간과 비장의 형태, 지방증의 정도 등을 확인하기 위한 간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 등의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알코올성 간질환의 증거를 찾아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간 조직 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주'이다. 금주만으로도 간경변증 같은 심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생존율이 증가하고, 간 조직 소견이 호전돼 간경변증의 진행을 억제한다. 특히 진행성 간경변증의 경우 간세포암의 발생이 증가하는데, 간경변증이 발생한 후의 금주는 간세포암의 발생을 감소시키지 못하므로,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기 전 단계에서 금주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주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사용된다. 알코올을 급격히 중단하면 빈맥, 발한, 손 떨림 등의 자율신경계 항진 증상과, 구역, 구토, 환각, 경련 등의 금단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알코올 중단에 의한 금단 증상을 줄이기 위한 디아제팜, 로라제팜, 티아민과 같은 약물과 알코올 섭취에 대한 갈망을 줄이는 바크로펜, 아캄프로세이트, 날트렉손 등의 약물이 금주 치료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그 외 정신사회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에 협진 및 자문의뢰를 통한 면담 및 상담 기법을 통해 음주의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게 하고, 음주가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성을 알려줘 금주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환자의 치료에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참여가 필요하며 환자뿐만이 아니라 가족들도 환자로 인해 고통 받고 있을 수 있어 적절한 가족 치료도 필요한 경우가 많다.

금주 위한 약물·상담 치료 병행 … 영양 요법 도움 돼

금주에 이어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서 중요한 치료는 영양 요법이다.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상당수가 식욕부진으로 인한 영양 불량 상태인 경우가 많다. 특히 단백영양 결핍이 합병증의 발생과 깊은 연관이 있다. 분지쇄 아미노산을 포함한 다량의 단백질 공급은 감염, 위장관 출혈, 복수 또는 간성 뇌증 등 알코올성 간경변증의 합병증을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게 비타민과 미네랄 제제의 공급에 대한 명확한 지침은 없으나, 영양 결핍이 의심되는 간질환 환자에게 비타민 A, 비타민 B12, 비타민 D, 티아민 및 아연 등을 공급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증의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 스테로이드와 펜톡시필린 등의 추가적인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심한 간경변증의 경우에는 간 이식을 고려해야 하므로 신속하게 전문의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초기에 빨리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진행된 간질환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음주를 자주하는 환자 본인이 심한 피로감이나 식욕부진 등을 느끼면 빨리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가족과 주변의 지인들이 환자의 상태를 자주 체크해 알코올성 간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나 징후를 보일 때에는 환자로 하여금 의료기관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치료 과정에 있어 금주가 가장 중요한 사항이지만 바이러스성 간염, 자가면역성 간염 및 약물에 의한 간염 등 간염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체크하고 함께 치료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만성적인 음주는 약물 남용과 마찬가지로 중독성이 있어, 만성 음주로 인한 간질환 환자가 금주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질환은 가족과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작성자
전기정/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내과장
작성일자
2015-11-2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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