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솔숲이 해풍 날리고~
2009 부산시보 여·름·특·집 부산의 도심 숲길 ③ 이기대
- 내용
이기대에서 절반은 산이고, 절반은 바다다. 사이좋게 공간을 나눠 산은 이켠에서 바다를 그리고, 바다는 저켠에서 산을 동경한다.
이기대에서 바다는 산이 굳건하게 뿌리 내린 토양이요, 산은 바다가 연주하는 초록의 오케스트라다. 알싸한 솔향이 무덕무덕 피어나는 솔숲 사이로 해풍은 무시로 쏘다니며 산을 빗질하고, 나무를 어루만진다. 이기대의 대표 풍경이다.
산책로는 잘 닦여 있다. 새벽이면 풋풋한 나무 내음과 바다의 짠 기운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숲길을 따라 조깅을 하고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빈다. 장자산 8부 능선쯤, 조붓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찬다. 눈 아래 광안대교가 펼쳐지고, 바다 너머 누리마루 APEC 하우스가 있는 동백섬이 그림처럼 다가선다.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바다를 조망하는 곳, 바로 이기대다.
바닷가로 내려서면 해안산책로다. 흔들흔들 구름다리와 탁 트인 전망대, 깎아지른 기암괴석들이 높이를 바꿔가며 절경을 펼쳐낸다. 암벽 틈새에는 들풀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이기대 안쪽 계곡 밑으로 들어가면 보라색 물봉선이며 비쑥 참나물 갈퀴덩굴 등이 지천을 이룬다. 밤이면 반딧불이가 난다. 청정지대라는 증거다.
솔바람에 출렁이는 바다, 해풍에 일렁이는 소나무 숲. 이기대에서 바다와 숲은 절친한 친구다. 둘은 어우러져 한편의 시가 되고, 그림이 된다.
- 작성자
- 글/박재관·사진/문진우
- 작성일자
- 2009-08-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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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383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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