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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1908호 문화관광

부산 사나이, 탈주의 선 그으며 떠돈 800일의 남미 유랑기

부산 출신 여행작가 노동효 신간 '남미 히피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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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파블로는 산타마르타에서 케뇨와 만난 후 남쪽으로 내려갈 거라고 했다.'

 

다이내믹부산 8월호 책 기사1
- 출처 및 제공 : 노동효

 

여행작가 노동효의 남미 여행기 '남미 히피 로드'(나무발전소) 277쪽에 있는 문장이다. 평범한 한 줄의 문장 안에는 걸출한 여행작가의 여행관과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작가가 남미에서 만난 히피 친구의 이 말 속에는 언제 만날 것인지, 어디로 갈 것인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이같은 무목적성과 비규정성은 800일 남미 여행의 키워드이면서 이 책이 탐색하고 있는 대안적 삶의 지향이기도 하다. 한 줄의 문장 속에 녹여낸 여행자의 철학 앞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다이내믹부산 8월호 책 기사2
- 출처 및 제공 : 노동효 

 


'남미 히피 로드'에는 '당신은 잘 지내나요? 800일의 남미 방랑'이라는 부제가 있다. 표제와 부제, 두 세계 사이에는 어떤 격절이 있다. 수직 구조로 배열된 제목들은 두 세계의 거리를 상징한다. 표제와 부제 사이의 관계와 거리는 작가가 말하고 싶어하는 지점이다. 현실과 이상, 혹은 현실과 전망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노동효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부산이 낳고 부산 바다가 키운 여행작가다. 그는 지구 반대편에서 부산 바다를 떠올리며 자신을 여행작가로 소개한다. 두 개의 정체성은 이 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철망도 담장도 없는 가상의 금에 불과한 국경을 건너 도착한 낯선 도시, 싸구려 호스텔에서 부산과 여행을 생각한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인 히피 '친구'들 앞에서 노동효는 '부산'과 '대한민국'의 현재를 사유한다. 휴전선에 가로막혀 있는 조국,  난개발로 파괴되고 있는 바다, 어딘가로 정신없이 달려가는 사람들은 지속불가능한 미래였다. 그 반대편에 히피가 있다. 탈물질주의, 공존과 평등한 삶을 실현하고 있는 히피의 삶은 남미에서 발견한 지속가능하며 오래되었으나 또한 새로운 삶의 가능태였다.  이 지점에서 노동효의 여행은 삶으로 전환된다.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  중남미 10개국에서 보낸 800일 동안의 삶의 기록인 책은 현재 우리 삶에 대한 여행적 성찰과 그 대안의 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남미 히피 로드'는 여행책이지만 흔한 여행 이야기는 없다. 노동효는 여행과 삶을 구분하지 않고 여행을 통해 지금 이곳의 삶을 드러낸다. 이 책을 여행서가 아니라 에세이로 갈래 지으면 부제의 비밀이 풀린다.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조국 대한민국의 벗들에게 건네는 작은 안부다. 부산을 그리워하는 부산의 아들이 보내는 안부인사에 우리는 어떤 답장을 보내야 할까. 우리 삶을 돌아보는 것, 그 짧고 순정한 응시일지도.

 

다이내믹부산 8월호 책 기사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9-08-0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1908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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