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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1912호 칼럼

11월 11일 오전 11시 '턴 투워드 부산' 추모에 동참하세요

평화·번영 누리는 한국 자랑스러워 … 헌신 용사들 기억되길

내용

턴 투워드 부산 행사를 처음 제안한 캐나다인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 씨

빈센트 커트니(Vincent Courtenay)
캐나다인. 16세에 6·25전쟁에 참전했다. 1990년대 말부터 참전용사를 위한 봉사활동과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2001년 유엔기념공원 내에 캐나다 전몰 용사 기념비를 자비로 건립하고 2007년 '턴 투워드 부산' 행사를 최초로 제안했다. 2014년 대한민국 국민훈장을 받았다.

매년 11월 11일, 많은 6·25전쟁 참전용사가 부산으로 돌아가 전우들을 추모하며 묵념의 시간을 갖는다. 아마 우리가 왜 끊임없이 부산을 찾고 추모하는지 궁금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6·25전쟁에 참전했을 당시를 기억한다. 적군을 향한 반격 며칠 전, 한 나팔수가 우리 곁으로 다가와 장송곡인 '진혼곡'을 연주했다. 그날이 11월 11일이었다. 오늘날 캐나다와 영연방 국가에서는 이날을 '영령 기념일(Remembrance Day)'이라 부르고, 미국에서는 '재향 군인의 날(Veterans Day)', 벨기에와 프랑스에서는 '휴전 기념일(Armistice Day)'이라고 한다. 우리가 진혼곡을 들으며 젊은 날에 전사한 동료들을 위해 묵념하는 동안 전투기가 사격을 하고 폭탄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1주일 후 내가 속한 소대는 한밤중에 일어나 '갈고리(hook)'라고 불리는 꺼림칙한 작은 산으로 진격했다. 우리는 전사한 영국군들의 시체 위를 걸어 다니며 역습했는데 그것은 그야말로 공포였다.

전쟁은 끝났지만, 아직도 매년 11월 11일이 되면 나는 전사한 많은 이를 떠올린다. 아니 꼭 그날이 아니더라도 그들을 떠올려 본다. 참전했던 대부분의 젊은 군인들처럼 나는 한평생 매일 6·25전쟁에 대해 생각했다. 그래서 13년 전 부산 유엔기념공원 담당자로부터 11월 11일 유엔기념공원에서 열 기념식 계획을 세워달라고 요청받았을 때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 행사를 한국으로 군대를 파견했던 모든 국가 참전용사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발전시켰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턴 투워드 부산'을 국가적 행사로 지정했다.

이제 매년 11월 11일 부산에서 '턴 투워드 부산'이 열리면 전 세계 참전용사들은 이 놀라운 도시의 유엔기념공원으로 돌아온다. 참전용사들뿐 아니라 유엔 회원국의 많은 외교관과 한국 관계자들, 부산과 서울을 비롯해 다른 도시에서 온 사람들도 추모에 참여한다.

오전 11시 사이렌이 울리면 부산에서는 많은 사람이 하던 일을 멈추고 오래전 잠든 유엔군을 향해 1분간 침묵의 추모를 한다.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에서는 11월 10일 저녁 9시(한국 시각 11월 11일 오전 11시)에 행사가 열린다. 미국 워싱턴 디시에서는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참전용사 기념식 후에 '턴 투워드 부산' 행사를 한다. 미국의 많은 참전용사 단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에디오피아, 남미의 콜롬비아, 타이와 필리핀에서도 '턴 투워드 부산' 행사가 열린다.

한국의 산, 하늘, 바다에서 싸웠던 6·25전쟁 참전용사들은 점점 우리 곁을 떠나고 있으며 이제 얼마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오래전 먼저 떠난 동료들을 기억하고 있다. 아마 대부분이 6·25전쟁에 대해 자주 혹은 거의 매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6·25전쟁에서 약 4만여 명의 유엔군이 목숨을 잃었으며 현재 약 2천200여 명이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유엔기념공원은 한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은 22개국 육군·해군·공군을 상징한다. 나는 평화를 지키기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의 헌신이 기억되길 기대한다.

11월 11일 11시 부산에서 사이렌 소리를 듣는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유엔군을 위한 추모에 동참하자. 그들이 이제는 멋진 고층 건물들로 가득한 부산과 서울, 그리고 한국의 많은 도시를 본다면, 평화와 자유의 새 시대를 누리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생각해 본다. 


지난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턴 투워드부산 기념식  모습.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이란?
 '턴 투워드 부산'은 '부산을 향해'라는 뜻으로 6·25전쟁 참전 유엔군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행사이다. 지난 2007년 6·25전쟁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 씨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11월 11일 오전 11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추모하자고 제안한 데서 시작됐다.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벨기에·프랑스 등 참전국이 동참한다.
 11월 11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세계평화를 기원하자. 캐나다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현지 시각 오후 9시, 기타 유럽 참전국은 자국 시간에 맞춰 묵념할 계획이다.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19-11-0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1912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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