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필(尹聖弼, 1977-)은 우주의 생성과 변화의 원리에 관심을 두고 생성과 순환, 에너지, 시공간의 변화를 조각과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구현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영국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작업 초기에는 주로 역동적인 에너지를 시각화하는 스틸 조각을 제작하였다. 이후 철가루를 이용하여 우주의 운동을 원형으로 표현하는 ‘CHAOTIC COSMOS’ 연작을 비롯하여, 인물사진으로 혼재된 세계의 상황을 연출하는 ‘불합리한 인식’ 연작, 그리고 액체자성유도체를 사용한 이미지의 표현으로 조각의 개념을 확장하고자 시도한 ‘액체 조각 프로젝트’까지 다채로운 매체를 통해 본인의 독특한 작업세계를 정립해오고 있다.

〈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F-02-1〉은 ‘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연작 중 하나로, 앞서 언급했던 ‘액체 조각 프로젝트’에서와 같이 조각에 대한 정의를 심도있게 탐색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러한 작가의 실험은 넘치는 에너지의 분출을 전통적인 매체로 표현한 기존의 작업에 더하여 그의 작품세계를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이 작품은 동작센서가 관람객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자석이 달린 모터가 동작하는 인터랙티브 방식으로, 자석의 미는 힘과 끄는 힘을 적정선에 두어 동전이 눕지 않고 바퀴와 같이 회전하게끔 제작되었다. 원뿔 산 위를 공전하는 동전은 마치 꼭짓점으로부터 정확히 부여받은 일정거리에서 원을 그리듯 움직이는데, 이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은유하듯이 넓은 눈으로 우리의 수평적 삶의 풍경을 의식하게 한다. 작가는 끝없이 원을 그리는 형상을 통해 혼돈으로 가득 찬 세계 속에서 존재하는 순환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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