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현(文昭賢, 1983-)은 사회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조리와 그릇된 욕망을 스톱애니메이션과 인형극의 형식을 이용하여 초현실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다. 근래에는 실재와 가상이 모호한 공간 속에서 혼재하는 낯선 생명체와 오브제를 대상으로 환상적이면서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상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는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미디어아트로 전문사 과정을 밟았다. 2008년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파노라마 부문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초기 그로테스크한 퍼펫 애니메이션(Puppet Animation)으로 주목받았다. 2016년 스페이스오뉴월에서 12채널비디오 〈공원생활〉(2015-2016)을 선보이며 최초로 개인전을 열었으며, 이후 어둠과 죽음, 욕망과 공허함, 그리고 불가능에 대한 시각화를 시도한 〈홀로쑈〉(2019), 〈발견된 위치 없음〉(2020) 등의 작품을 제작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공원 생활>은 작가 특유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을 더욱 완성된 형태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도심 속 공원을 산책하면서 마주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재해석하고, 그 움직임들의 집합을 기괴한 풍경으로 표현한 영상설치작업이다. 영상 속 인물들은 휠체어를 끌고 힘겹게 산책을 하거나, 샘솟는 검은 물을 바라보거나, 불에 고기를 태우는 등 소위 일상적인 행위를 하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기계적인 행동 패턴을 보인다. 작가는 온전한 휴식을 위해 존재하는 공원에서조차 진정한 여가를 즐기지 못하는 장면들을 통해 현시대의 지나친 욕망이 불러온 인간성의 상실과 사유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참고자료:

1. 올댓아트 송지인 에디터, 더 그레잇 컬렉션 2022 전시 일정 공개. 2022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3232631&memberNo=37451778&vType=VERTICAL

2. 인천아트플랫폼, 문소현 개인전: 발견된 위치 없음, 2020 https://www.artbava.com/exhibit/%EB%AC%B8%EC%86%8C%ED%98%84-%EA%B0%9C%EC%9D%B8%EC%A0%84-%EB%B0%9C%EA%B2%AC%EB%90%9C-%EC%9C%84%EC%B9%98-%EC%97%86%EC%9D%8C-location-not-found/

3. 황정인, 흑백 풍경 사이를 표류하는 삶의 단면들 https://www.sohyunmoon.com/life-in-the-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