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는 측정기계로 흡수되는 데이터 값과 능동적으로 방출하는 신호들로서 미세한 감각적 행위들이 충돌하는, 자동과 자율의 경합으로 이루어진 영상시(詩)다. 영상에 등장하는 두 명의 퍼포머(타투이스트, 무용수)는 자신의 신체를 적극적으로 경유하며 자신들만의 수행적 기록을 해나가고, 점차 사람의 눈에 가까워지는 카메라와 컴퓨터 비전은 각 이미지의 관심요소를 집요하게 추적하며 사물과 환경의 데이터를 추적/분석/감지하는 기록의 또 다른 기예를 보여준다. 영상은 모든 행위를 분절된 시공간의 이미지 단위로 받아들이는 기계적 속도의 맹렬함으로 배열하는 한편, 폭우와 안개와 같은 시각적 신기루, 충분치 않은 빛, 빠른 움직임과 같이 컴퓨터 비전이 정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악조건들을 유유히 포용하는 인간의 미시적 운동과 행위의 의미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