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석(劉殷碩, 1986-)는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대중적으로 친근한 히어로나 랜드마크 등을 소재로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특징을 지닌 그만의 독특한 팝아트 작품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삶의 에너지와 긍정의 기운을 주려 시도한다.

작가는 대학에서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2010년부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변형하여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작업을 지속하다가 2013년경부터 세계의 유명 건축물을 이용하여 사회적 이슈를 드러내었다. 또한 ‘성(castle)’을 소재로 일상을 벗어난 환상의 세계를 표현하기도 하고 고립된 개인의 은유물로 표현하는 작업들을 하였다. 최근에는 싸인볼과 식물을 쌓아올리는 작품을 통해 희망과 생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무제〉는 작가가 미부아트센터에서 개최했던 개인전《성매매》에 출품되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플라스틱 소재의 포맥스 판재를 직접 재단하여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완성된 형태에 모래를 뿌려 접착시키고 거친 느낌을 낸 후 수성페인트를 사용하여 불규칙하게 채색하여 마무리하였다. ‘성매매’라는 전시명은 작가가 실제 전시에서 선보였던 ‘성(城)’을 의도적으로 ‘성(性)’과 중의적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한 제목이다. 이 작품에서 성(城)과 성(性)은 유사한 위치에 놓여있다. 작가는 아름답고 웅장한 권력의 상징물인 성(城)을 의도적으로 불규칙하고 바랜 효과를 주는 기법으로 채색함으로써 사회에 만연한 ‘성(性)매매’ 가 불러오는 허무주의 정서, 나아가 이러한 현상을 왜곡되게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한다.